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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7 (화)

    "수 백곳 한꺼번에…50명으론 역부족" '해결사' 노동위도 놀란 '진짜 사장' 교섭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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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봉투법 시행 일주일

    중노위 업무량 증가에 인력 조정 등 연구 착수

    노동위, 진짜 사장 가리는 중대한 임무 맡아

    인력난 이미 고질병…50명으로 역부족 우려

    "예상은 했지만 수 백곳의 교섭 요구가 한꺼번에 쏟아질 줄은 몰랐다. 업무 폭주가 예상되지만 다들 '최대한 공정하게, 최대한 신속하게' 일하고 있다."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법 2·3조) 시행 일주일을 맞은 16일 중앙노동위원회 관계자가 한 말이다. 노란봉투법은 시행 이틀 만에 원청에 교섭요구를 한 하청노조는 총 453곳(조합원 9만8480명)이고 하청노조 39곳이 교섭단위 분리를 신청했다. 교섭단위 분리는 동일 사업장 내 복수 노조가 별도의 교섭권을 인정받기 위해 신청하는 절차다. 노동위는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를 판단한 뒤 분리 여부를 최종 결정해야 한다. 노조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노조가 교섭을 요구할 시 그 사실을 공고해야 하는데, 대부분 자신이 하청노조의 사용자가 아니라고 보거나 노동위에 판단을 맡기기로 했다는 뜻이다. 결국 상당수 노사가 노동위에 교통정리를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개정 노조법 시행령 등에 따르면 노동위는 사용자성 판단 등을 접수한 이후 최장 20일 내 결론을 내려야 한다.
    아시아경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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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위는 법 시행을 한 달 앞둔 지난달 9일 전담 조사관 50명을 증원해 중노위와 지방노동위원회에 배치했다. 이들은 각 위원회 조직에 따라 교섭대표결정과, 심판과, 조정과 등에 소속되어 업무를 시작했다. 중노위 관계자는 "개정 노조법 시행으로 주로 복수노조와 부당노동행위 심판 사건 접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50명은 기존 노동위 조사관의 20% 수준으로 작지 않은 규모다. 하지만 이틀 만에 교섭요구와 교섭단위 분리 요청이 봇물 터지듯 밀려든 것을 감안하면 충분치 않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로 50명은 당초 노동위가 요청한 100명의 절반에 그친 수준이다. 50명은 중노위와 12개 지방노동위원회에 인력이 고루 배분된다고 가정했을 때 한 곳당 4명이 되지 않는 수준이다.

    노동위는 노란봉투법 이전에도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이었다. 노동위가 접수한 사건은 2022년 1만7927건에서 2023년 2만1392건, 2024년 2만3969건으로 계속 늘어나 지난해에는 2만6806건에 달했다. 3년 만에 49.5% 급증했다. 올해 1월 말까지만 해도 6718건이 접수됐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되지 않았음에도 지난해 1월 4592건 대비 46% 증가했다. 집단 노사 문제에 더해 직장 내 괴롭힘, 성차별, 성희롱 등 개별 근로자가 신청하는 분쟁 판단 건수가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노동위 조사관은 2022년 241명에서 최근 증원 전 기준 250명으로 3.7%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마저도 기존 조사관 일부는 올해부터 노란봉투법까지 맡게 됐다.
    아시아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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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위는 특수고용노동자와 플랫폼 간 분쟁의 조정자로서 역할까지 부여받았다. 이에 인력이 일을 못 따라가는 사건 적체가 현실화할 수 있다. 이병훈 중앙대학교 사회학과 명예교수는 "노란봉투법 시행 초기 교섭요구가 폭증하면서 노동위의 일이 늘어날 것은 확실하다"면서 "증원 인력만으로 부족할 경우 단기적으로는 노동부 인력을 파견받는 등 탄력적으로 현장에 대처하는 한편 필요인력에 대한 협의도 다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준희 광운대 법학부 교수는 "법 개정 첫해이고 사용자성 인정 가능성과 교섭단위 범위 등에 선례가 없는 상황이어서 노동위의 인력난은 더 가중될 것이 분명하다"면서 "담당 업무의 내용과 중요성이 나날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노동위 인력의 양적 질적 확충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노동위는 노동환경 변화에 대응해 기능과 조직을 재정비하는 방안에 착수했다. 노동위 관계자는 "중노위와 지노위의 효과적인 조직개편과 인력 조정 방향, 업무처리 간소화 등 조직 운영 합리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과 말했다.

    세종=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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