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가 없이 11곳 시추…‘매장유산법’ 위반”
서울시에 “불법 행위·사업시행 인가 중단” 촉구
유네스코 “영향평가 없으면 위원회 의제 상정 가능”
서울 세운4구역 매장유산 발굴현장 시추 모습. [국가유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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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서울 종묘 앞 재개발을 둘러싼 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가유산청이 세운4구역의 사업시행자인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공사)를 고발했다.
국가유산청은 “SH공사가 국가유산청장의 허가 없이 11곳의 지점에 시추를 해 세운4구역 매장 유산 유존지역의 현상을 변경한 사실을 11일 적발했다”며 “SH공사를 매장유산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16일 경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현행 ‘매장유산법’에 따르면 이미 확인됐거나 발굴 중인 매장유산의 현상을 변경한 자, 매장유산 발굴의 정지나 중지 명령을 위반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부지 내 유적 발굴조사는 매장유산 법령에 따라 SH공사의 발굴조사 완료 신고와 국가유산청장으로부터 완료 조치 통보가 이뤄지지 않아 법적으로 아직 발굴 중인 매장유산 유존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국가유산청은 “지난 13일 세운4구역 매장유산 유존지역 발굴현장에 대한 현지조사를 실시한 후 SH공사가 ‘매장유산법’ 제31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에 SH공사에게 매장유산 유존지역에 대한 발굴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부지 내에서 일체의 현상변경 행위를 중단하도록 했고, 반입된 중장비도 즉각 철수시켰다”고 설명했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2022∼2024년 일대 부지를 조사한 결과, 조선시대 도로 체계를 엿볼 수 있는 흔적을 비롯해 여러 건물터, 배수로 등이 발견됐다.
마을을 보호하고 침입자를 단속하기 위해 입구에 세운 이문 흔적과 최소 7∼8마리의 소뼈가 묻힌 수혈(구덩이)도 확인됐다.
한편 국가유산청은 지난 14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로부터 종묘와 관련해 강력한 입장 표명이 담긴 서한을 받았다.
유네스코는 “서울시가 유네스코의 두 차례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세운지구 개발을 강행할 경우 종묘의 세계유산 지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울시가 현재 추진 중인 세운4구역의 개발 인허가 절차에 앞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받겠다는 입장 확인 서한을 3월 안에 회신하지 않을 경우, 종묘를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보존 의제’로 상정하거나 공식 현장 실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오는 19일 서울시 정비사업통합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4월 중 사업시행인가를 마칠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유산청은 “법적 의무 조치와 국제기구의 강력한 권고까지 무시한 채, 종묘 앞 재개발을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는 서울시와 종로구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세운4구역 재정비사업이 해당 법령과 규정 등에 따라 책임있게 이행돼 개발과 보존이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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