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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6 (월)

    [사설] 고용 70% 서비스 산업, 제도·규제 언제까지 방치할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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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은 고용의 71%를 책임지고 있지만, 제도와 규제에 막혀 충분히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국민소득 4만달러 시대를 열기 위해 산업 구조 변화에 맞춘 종합 지원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며, 국회와 정부에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서발법)’의 조속한 제정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국회에서 잠자고 있는 서발법을 하루빨리 심의·처리해 달라는 요청이다.

    서비스 산업은 이미 한국 경제의 중심축이다. 종사자 수만 1444만명으로, 제조업의 4.8배에 달한다. 부가가치 비중도 60%를 웃돈다. 하지만 1인당 노동생산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70%에도 못 미친다. 고용은 많지만 부가가치 창출 능력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뜻이다. 서비스 수출도 잠재력에 비해 규모가 크지 않다. 콘텐츠와 게임, 정보기술 서비스 등 경쟁력 있는 분야가 있음에도, 전체 서비스 수출 규모는 연간 1200억~1300억달러 수준으로 세계 16~18위권이다. 상품 수출에서 세계 상위권을 유지하는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다. 서비스 산업을 종합적으로 지원할 체계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책의 틀은 여전히 제조업 중심에 머물러 있다. 제조업은 종합 지원 체계를 갖춰 정책 설계와 연계가 용이하지만, 서비스 산업은 개별 법률로 흩어져 있고 관련 부처도 여러곳에 걸쳐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인건비 상승, 고정비 부담 등은 기업 혁신과 고용 확대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규제는 더 큰 장벽이다. 의료·교육·금융·플랫폼 같은 분야는 규제가 성장의 속도를 좌우함에도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 원격의료나 플랫폼 모빌리티, 공유숙박 같은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때마다 기존 산업과의 충돌이 반복되고 있다. 혁신 서비스는 규제에 막히고 기존 산업은 생존을 이유로 반발하는 갈등이 되풀이돼 왔다. 반면 싱가포르는 차량 호출 서비스 ‘그랩’을 제도권으로 포용했고, 일본은 공유숙박을 제도화해 플랫폼 산업이 일정한 규칙 아래 성장할 길을 열어주었다. 기존 산업과의 마찰을 이유로 혁신을 막기보다, 제도 안에서 공존할 수 있는 틀을 먼저 만든 것이다. 우리도 갈등 조정 기구와 같은 제도를 안착시켜 신사업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것이 시급하다.

    AI(인공지능) 시대 산업 구조가 하루가 다르게 급격히 변하고 있다. AI와 결합하면 이전에 없던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런데 정책과 제도는 여전히 과거의 틀에 머물러 있다면 성장과 일자리는 멀어진다. 제도적 기반 마련과 함께, 규제 혁신으로 새로운 서비스 산업이 마음껏 성장할 환경을 조성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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