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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7 (화)

    아낄 때 아끼더라도 '이건' 못 참지…유통업계, '여행'에 주목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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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다예 기자]
    이코노믹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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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유통업계가 '여행 상품'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아낄 때 아끼더라도 여행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 심리에 더해 소비력이 큰 중장년층 고객 유입을 겨냥한 것이다. 이에 기업들은 직접 기획한 상품을 출시하는 한편 글로벌 OTA와 협업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여행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통사들의 여행 상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꺾이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역대 최대를 기록한 상황에 관련 수요를 선점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건 신세계백화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8월 백화점 업계 최초로 직접 여행 상품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프리미엄 여행 플랫폼 '비아신세계'를 선보였다.

    출시 직후 비아신세계는 그간 신세계백화점이 VIP 고객을 응대하며 축적해 온 노하우와 백화점의 네트워크, 큐레이션 역량을 접목한 여행 상품을 연달아 출시하며 큰 호응을 얻었다. 실제, 신세계백화점 집계 결과 지난해 8월과 비교해 올해 1월 비아신세계 앱 접속 고객 수는 84%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11월 비아신세계 오픈 100일을 맞아 상담 공간인 '트래블 컨시어지'를 선보이며 오프라인 공간으로도 진출했다. 고객은 이곳에서 1대 1 상담으로 예산에 맞는 여행을 제안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약과 결제 등을 원스톱으로 진행할 수 있다. 현재 트레블 컨시어지는 부산 센텀시티와 강남점 두 곳에서 운영되고 있으며 두 곳 모두 오픈 이래 평일 80%, 주말 100%의 예약률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이성환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신세계백화점은 비아신세계 트래블 컨시어지를 통해 고품격 원스톱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며 여행 계획을 짜는 일정마저 특별한 경험으로 만들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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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계백화점이 아웃바운드(내국인의 해외 관광) 시장에 집중한다면, 현대백화점은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 관광)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달 초 클룩(Klook)과 케이케이데이(KKday) 등 투어·체험 상품 전문 온라인 플랫폼(OTA)과 협업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투어 패스인 '여의도 패스'와 'K-뷰티 패스'를 출시했다.

    먼저 여의도 패스는 방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더현대 서울의 K메이크업 체험부터 한강 유람선, 여의도 열기구 등을 압축해 경험하도록 설계한 도심 체험 코스다. K뷰티 패스는 '준오헤어', '꾸아퍼스트', '제니하우스'에서 한국식 헤어 스타일링과 메이크업을 할인된 가격에 받아보고 한국의 이색 증명 사진관으로 알려진 '시현하다'에서 사진 촬영을 하는, 이른바 'K스타일 완성' 프로그램이다.

    이 밖에도 현대백화점은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방문의해위원회와 협력해 환승 시간 동안 더현대 서울에서 쇼핑과 미식을 경험하는 'K컬처 환승 투어'를 운영하는 등 외국인 고객 대상 마케팅 접점을 다각화하는 중이다.

    이 같은 상황 속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중장년층 고객 비중이 높은 홈쇼핑 업계는 관련 상품을 적극적으로 편성하는 등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대표적으로 CJ온스타일은 지난달 9일 비아신세계와 손잡고 '스위스 9일 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해당 상품은 일반 스위스 여행 상품 평균 주문 건수 대비 약 3배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현대홈쇼핑은 특정 주제를 중심으로 일정을 구성하는 이색 패키지여행인 '테마 투어' 강화에 나선다. 이와 함께 최근에는 크루즈 운영 대행사와 함께 크루즈 전용 여행 PB인 '더트래블H'도 론칭했다. 현대홈쇼핑은 이를 통해 크루즈 여행 상품을 기획하며 신규 기항지를 추가하는 등 여행 콘텐츠를 다양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백화점 등 유통사들이 여행 상품에 공을 들이는 배경에는 해외여행에 대한 높은 수요가 자리한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전 세계적으로 해외여행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서다.

    야놀자리서치가 지난달 발표한 '2025년 한국 인바운드·아웃바운드 관광 실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방한 관광객은 1893만7000명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치를 8.2% 웃돌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한국인 해외여행객도 총 2955만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의 경우 우리 국민의 해외여행이 일상화 국면에 접어들며 해외여행 수요가 사상 첫 3000만명 넘어설 것이란 전망까지 제기된다.

    여기에 경험의 가치가 확실하다면 이에 대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 추세도 유통사의 여행 상품 확대에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용섭 소장은 '라이프 트렌드 2026'에서 물건의 단순한 소유를 넘어 체험, 감각 등 무형적 가치에 지갑을 여는 현상인 '경험 사치'(Experience Luxury)를 올해를 이끌 트렌드로 꼽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해외여행이 일상화하는 흐름 속 관련한 상품을 출시하면 해당 상품에 대한 매출이 느는 것과 별개로 유통 채널 자체에 대한 락인(Rock-in) 효과까지도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유통사의 경우 본업 특성상 상품을 소싱하고 고객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만큼 이를 여행업에 적용할 때 본업 경쟁력을 살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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