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로고. 사진=연합뉴스 |
에너지 가격 상승이 식료품 등 생활필수품 가격으로 확산하는 이른바 '도미노 물가 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상 에너지 가격 상승의 물가 전이 효과는 최대 1년6개월까지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쟁에 따른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 전쟁이 촉발한 물가 상승
전쟁은 물가 상승을 촉발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5.1% 상승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100달러대를 기록하며 고공 행진했기 때문이다.
이듬해인 2023년에도 소비자물가는 3.6% 상승하며 인플레이션 흐름이 이어졌다.
품목별로 보면 에너지 가격 상승이 생활물가 전반으로 확산된 모습이 뚜렷했다. 등유 가격은 전년 대비 56.2% 급등했고 무·식용유·배추·경유·국수 등 주요 식료품 가격도 3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으로 실질 구매력이 약화하면서 식료품 소비지출은 전년 대비 1.7% 감소했다. 내수 심리도 함께 위축됐다.
이듬해에는 식료품에 이어 도시가스 요금이 21.7% 상승하면서 서민층 생활비 부담이 더욱 커졌다.
◆ 에너지발 인플레 1년 6개월 지속
이번 이란 전쟁으로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2022년 글로벌 공급망 충격 당시 나타났던 인플레이션 상승 패턴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소비자 물가 전반으로 전이되는 기간은 길게는 1년 이상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앞서 '세계 인플레이션 급등의 에너지 기원'이라는 논문에서 2021~2022년 에너지 가격 상승이 농업·제조업·건설업 등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산업에서 먼저 물가 상승을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에너지 의존도가 낮은 서비스 산업에서는 물가 상승의 지속 기간이 더 길고 정점도 더 늦게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선진국에서는 에너지 물가가 1% 상승할 경우 여섯 분기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0.05~0.07%포인트가 전이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 비용 상승의 영향이 약 1년6개월에 걸쳐 누적된다는 의미다.
◆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커져
문제는 경기 둔화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경우 정책 대응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과 경기 부양이라는 상충된 목표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 경기 침체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 반대로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하면 이미 높은 물가가 추가로 상승할 위험이 있다.
재정정책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가 경기 방어와 서민 지원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재정 지출을 확대할 경우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기대인플레이션과 임금, 서비스 물가로 전이되는 정도가 향후 기조적 물가 흐름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주요국에 긴축이 확산되면 코로나19 이후 누적된 고부채와 맞물려 금리 상승, 이자 비용 증가, 재정 적자 확대, 국채 공급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형성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추경 확대 땐 자산 거품 우려
최대 20조원 규모의 민생 추가경정예산 편성이 검토되는 가운데 재정 확대가 자산시장 거품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급격히 증가한 유동성(M2)이 실물 부문에 흡수되는 양보다 오히려 자산시장에 몰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 양적완화로 초과 저축이 일어나며 경제성장률이 1년 정도 단기 상승했지만, 물가는 3년 내내 누적적으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쳤다"며 "높아진 유가가 향후 물가에 누적적인 영향을 더 크게 남김으로써 결국 금리 인상 쪽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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