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오염 배제한 회수 시료 분석…초기 지구에 유기분자 공급 가능성 제기
1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Nature Astronom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일본 연구팀은 일본항공우주국(JAXA)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가 채취해 지구로 가져온 류구 시료 두 개를 분석해 DNA와 RNA의 기본 구성 요소인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 우라실(U) 등 표준 핵염기 5종을 모두 확인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소행성 탐사 중인 우주선. NASA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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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연구는 지구 대기와 생물 환경에 노출되지 않은 채 회수된 시료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존 운석 연구에서는 지구 환경에 의한 오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또 류구 시료의 핵염기 조성을 탄소질 운석인 머치슨(Murchison)과 오르괴유(Orgueil), 그리고 미국 탐사선이 채취한 소행성 베누(Bennu) 샘플과 비교했다. 그 결과 천체마다 핵염기 조성이 서로 달랐으며, 이는 각 천체가 서로 다른 화학 환경과 진화 과정을 거쳤음을 보여주는 단서라고 설명했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우주과학탐사본부 책임연구원은 "소행성 시료에서 DNA와 RNA의 핵심 성분 5종이 모두 확인된 것은 생명의 설계도에 해당하는 재료가 소행성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보여준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에도 지구에 떨어진 운석에서 핵염기가 발견된 사례는 있었지만 지구 환경에 의한 오염 가능성이 늘 제기됐다"며 "이번 연구는 탐사선이 우주에서 직접 채취해 밀봉 상태로 가져온 시료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문 연구원은 또 "류구와 베누, 오르괴유 등 서로 다른 시료에서 핵염기 비율이 다르게 나타난 것은 모천체의 환경에 따라 유기물이 만들어지는 경로가 달랐음을 보여준다"며 "태양계 형성 초기 유기물 생성 과정이 생각보다 훨씬 다양하고 역동적이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강성주 모어사이언스 이사(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는 "이번 연구의 핵심 메시지는 생명의 발견이 아니라 생명의 재료가 태양계에 널리 퍼져 있었을 가능성"이라며 "실제 소행성 시료를 통해 이를 직접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핵염기가 검출됐다고 해서 생명의 기원이 곧바로 밝혀진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강 이사는 "생명체 형성에는 핵염기뿐 아니라 당과 인산이 결합한 뉴클레오타이드 형성, 자기 복제와 중합 과정 등이 필요하다"며 "핵염기 형성 경로나 암모니아와의 관계 등에 대해서는 추가 실험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자들은 앞으로 핵염기의 동위원소 조성 분석과 다양한 탄소질 소행성·운석 비교 연구, 실제 소천체 환경을 모사한 실험 등이 이어져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 연구원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소행성 베누에서 채취한 시료와의 직접 비교 연구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며 "우리나라도 근지구 소행성 탐사와 시료 귀환 임무를 위한 기초 연구가 진행된 만큼 정책적 지원이 이어진다면 관련 연구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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