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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8 (수)

    언론조정 4026건…유튜브發 분쟁 2.5배 급증, 피해구제는 더 늦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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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사 유튜브 직접 조정신청

    1년 새 43건→106건 급증

    처리기간 28.7일로 법정시한의 두 배

    “중재부 증설·법 개정 시급”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김어준의 유튜브 방송에서 불거진 이른바 ‘공소취소 거래설’ 논란이 실체가 없는 쪽으로 기우는 가운데, 지난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접수·처리된 언론조정 사건이 4026건에 달한 가운데, 언론사 유튜브 채널을 직접 조정 대상으로 삼은 분쟁이 1년 새 2.5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 소비의 중심축이 신문·방송에서 온라인과 동영상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반면, 피해구제 제도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언론중재위원회는 2025년 접수·처리한 조정사건이 총 4026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 관련 분쟁의 급증이다.

    이데일리

    유튜브가 ‘보조 채널’에서 ‘주 전장’으로

    언론사 유튜브 콘텐츠를 직접 조정 대상으로 삼은 사건은 2024년 43건에서 2025년 106건으로 늘었다. 1년 만에 약 2.5배 증가한 수치다. 반면 신문이나 방송 등 원보도를 대상으로 조정을 신청하면서 부가적으로 유튜브 조치를 함께 요구한 사건은 223건에서 181건으로 약 19% 줄었다.

    이는 유튜브가 더 이상 기존 기사나 방송의 보조 유통창구에 머물지 않고, 독립적인 뉴스 소비와 분쟁의 핵심 무대로 떠올랐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위원회도 과거에는 유튜브가 보조적 뉴스 유통 수단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핵심 창구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관련 분쟁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뉴스 유통 구조가 바뀌었는데도 피해구제 제도는 여전히 전통 매체 중심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 문제로 떠오른다. 위원회는 언론 피해구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뉴스 소비 패러다임 변화를 반영한 언론중재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조정사건 10건 중 8건은 인터넷 기반 매체

    매체 유형별로 보면 인터넷 기반 매체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지난해 전체 조정사건 4026건 가운데 인터넷신문이 2579건으로 64.1%를 차지했다. 이어 인터넷뉴스서비스 451건(11.2%), 뉴스통신 242건(6.0%) 순이었다. 반면 방송은 331건(8.2%), 신문은 311건(7.8%)에 그쳤다.

    인터넷신문과 인터넷뉴스서비스, 뉴스통신을 합친 인터넷 기반 매체 대상 사건은 전체의 80%를 넘겼다. 사실상 언론분쟁의 중심이 온라인으로 완전히 이동한 셈이다. 유튜브 등 동영상 플랫폼이 포함된 ‘기타’ 항목도 2024년 48건에서 2025년 106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피해구제율 69.9%…성과는 있었지만 속도는 악화

    지난해 사건 처리 결과를 보면 조정성립이 1653건으로 가장 많았고, 취하 838건, 조정불성립결정 870건, 기각 298건, 직권조정결정 73건, 각하 72건 순으로 집계됐다. 피해구제율은 69.9%로, 접수된 사건 10건 중 7건은 조정 과정에서 일정 부분 분쟁이 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문제는 처리 속도다. 지난해 평균 처리기간은 28.7일로, 전년의 25.7일보다 3일 더 늘었다. 현행 언론중재법은 사건을 14일 이내에 처리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 소요 기간은 법정 시한의 두 배 수준까지 벌어졌다.

    피해구제 실효성은 일정 부분 유지됐지만, 정작 분쟁 당사자가 체감하는 신속성은 악화하고 있는 셈이다.

    “서울·경기 사건 몰리는데 중재부는 그대로”

    위원회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 접수되는 언론분쟁 사건이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처리하는 중재부는 2014년 이후 증설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사건은 늘어나는데 처리 인프라는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위원회는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해 중재부 증설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온라인 기사와 유튜브 콘텐츠처럼 확산 속도가 빠른 매체는 정정보도나 반론보도, 삭제 등 조치가 늦어질수록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의 처리 지연은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라 제도 공백에 가깝다는 지적이 나온다.

    달라진 뉴스 현실, 늦어진 제도 정비

    이번 통계는 언론분쟁의 무게중심이 어디로 이동했는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신문과 방송 중심의 전통적 분쟁 구조는 약해지고, 인터넷신문과 뉴스서비스, 유튜브 등 온라인 플랫폼이 사실상 주된 분쟁 현장이 됐다.

    문제는 제도가 이런 변화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튜브 분쟁은 빠르게 늘고 있지만, 법과 조직은 과거의 언론 환경을 기준으로 움직이고 있다. 동영상 플랫폼 피해구제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법 개정과, 누적되는 사건을 감당할 중재부 증설이 더는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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