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7일 서울시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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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형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1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통화정책의 한계와 이란 사태 등 대외 변수에 대해 심도 있는 견해를 밝혔다. 특히 전통적인 경제 지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동산 검색어와 같은 고빈도 미시자료를 정책 결정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이날 이 금통위원은 통화정책을 수행함에 있어 직면하는 구조적인 어려움을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는 ‘파급 시차’다. 통화정책은 통상 3개월에서 6개월 이상의 시차를 두고 효과가 나타나는데, 현재의 지표만 보고 정책을 디자인할 경우 현장의 피로도를 제때 반영하지 못하는 ‘미스 리딩’의 위험이 크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수단과 목표의 불일치’다. 이 금통위원은 “수단은 금리 하나인데 목표는 물가, 금융안정 등 둘 이상”이라는 점이 모든 중앙은행이 겪는 고충이라고 토로했다. 마지막으로는 ‘경제 주체의 이질성’을 꼽았다. 같은 금리 인하라도 취약계층과 상용 근로자가 느끼는 체감도가 달라, 정책의 총합적 효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근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부임 후 금통위를 거치며 인플레이션은 정책 목표 수준 내에 있어 큰 걱정을 안 하고 있다”면서도 민간 소비 회복 지연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특히 핵심 연령층의 고용 지표가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임시 근로자와 상용 근로자 간의 임금 격차로 인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100bp 낮추는 과정에서도 시장 대출 금리가 오히려 4%대로 올라선 점이 민간 소비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서는 “부동산 선행 지표를 찾기 위해 개인들의 관심사가 즉각 반영되는 네이버 검색어를 활용한 지표를 고안했다”며 “이를 2024년 11월부터 보조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현재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9월부터 거시 건전성 정책이 도입되면서 과열 조짐이 다소 진정(테이퍼링)되는 시그널을 보고 있다” 평가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에 대해서는 “금리 하나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석유화학 등 취약 업종과 비즈니스 사이클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리스크 전이를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동발 리스크에 따른 물가와 환율 영향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이 금통위원은 “이란 사태로 인해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며 성장의 하방 위험이 커진 것은 사실이나, 달러 강세는 안전자산 수요에 따른 전 세계적 현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경상수지 흑자 기조와 전 세계적인 반도체 사이클을 고려할 때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이 훼손되었다고 보기엔 이른 시점”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와 한은의 수급 대응 조치가 충분히 마련돼있다”고 강조했다.
향후 금리 향방을 묻는 질문에는 “정책 결정은 항상 약효와 부작용 중 어느 것이 큰지를 보고 결정하는 과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다만 “시장 금리가 과도하게 반응하거나 정책 의도와 다르게 움직일 때 어떻게 소통할지가 최대 고민”이라며 지난달 처음 공개된 점도표 등을 활용해 시장과의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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