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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9 (목)

    이슈 불붙는 OTT 시장

    더빙이 돌아왔다… OTT가 되살린 ‘목소리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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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글로벌화로 현지화 작업 활기

    ‘죠죠’ 40년 만에 첫 한국어 더빙판 등장

    언어 당 50~60명 인력…‘대규모’ 프로젝트

    “OTT, 국내 더빙 산업 확대에 긍정적 영향”

    헤럴드경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스틸 볼 런: 죠죠의 기묘한 모험’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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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오라오라오라”, “나 똥 쌌다고”.

    지난 40년간 변함없이 애니메이션 팬들의 심장을 뛰게 만들고 있는 ‘명작’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다. 수많은 밈(meme)과 명대사를 낳은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중 하나이자, 국내에서도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스틸 볼 런: 죠죠의 기묘한 모험’이다.

    ‘스타 볼 런: 죠죠의 기묘한 모험’은 1890년 미국, 우승 상금 5000만달러가 걸린 초대형 북미 대륙 횡단 레이스 ‘스틸 볼 런’을 배경으로, 한때 천재 기수로 불렸으나 하반신 마비로 절망에 빠져 있던 ‘죠니 죠스타’가 ‘무법자 자이로’와 동맹을 맺으며 가혹한 레이스에 뛰어드는 여정을 그린다. 만화 ‘죠죠의 기묘한 모험’의 7부를 애니화한 작품이다.

    앞선 1~6부 이후 새롭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그린 이번 작품이 유난히도 ‘죠죠러’(시리즈 팬의 별칭)들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죠죠’ 시리즈 역사상 첫 ‘한국어 더빙’ 때문이다. 앞서 공개된 짧은 예고편만으로도 일본 특유의 분위기를 십분 살린 더빙 ‘퀄리티’가 드러나며 팬들의 반응은 뜨겁게 달아오른 상태다. “국내 더빙이 나올 줄 전혀 몰랐다”, “꿈만 같다”는 기쁨, 그리고 환호와 함께 ‘진지하게 미친 작품’이라며 ‘죠죠’ 시리즈의 명성에 걸맞게 제대로 된 더빙이 나왔다는 평가다.

    “자막 보는 것도 귀찮아”…한국어 더빙 찾는 사람들
    헤럴드경제

    80세 베테랑인 김기현 성우가 내래이션을 맡은 스티븐 스필버그 프로듀싱의 넷플릭스 시리즈 ‘공룡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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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빙 산업이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한때 사양 산업으로 여겨졌던 ‘더빙’이 활발해진 콘텐츠 수출입과 맞물리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맞고 있는 것. 특히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대중화로 콘텐츠의 세계화가 가속화하면서, 더빙은 콘텐츠의 ‘현지화’ 작업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더빙’의 세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 콘텐츠 현지화의 최전방에서, 가장 뚜렷한 활약을 보이는 것은 단연 넷플릭스다. 현재 넷플릭스는 플랫폼을 통해 최대 36개 언어 더빙과 33개 이상의 자막을 지원하고 있다. 지역과 언어에 관계없이 누구나가 다양한 스토리텔링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목표하에 자막과 더빙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 현지화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결과다.

    여기에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방식의 변화도 더빙 수요 증가를 견인하는 모양새다.

    한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출퇴근길 이동하거나, 운동 등 다른 일을 하면서 콘텐츠를 시청하는 이들이 많고, 동시에 콘텐츠 시청 중 자막을 읽는 부가 노력을 제외하고 시각적 연출에 온전히 집중하고 싶은 시청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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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공개된 ‘세서미 스트리트 2’ 한국어 더빙에는 오리지널 베테랑 성우진이 다시 뭉쳐 완벽한 호흡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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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분에 양질의 한국어 더빙을 지원하는 콘텐츠를 만나볼 기회도 늘었다. 지난 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총괄 제작을 맡은 ‘공룡들’이 대표적이다. 1억6500만년에 걸친 공룡의 역사와 진화를 이끈 결정적 요인들을 탐구하는 시리즈로, 영어 내래이션은 모건 프리먼이, 그리고 한국어 내래이션은 80세 베테랑 배우 겸 성우인 김기현이 맡았다.

    곧 ‘죠죠러’들과 만나게 되는 ‘스틸 볼 런: 죠죠의 기묘한 모험’의 경우 새롭게 전개되는 7부의 특성을 살려 과감하게 젊은 신예 성우를 주인공으로 기용했다. 3년 차 프리랜서 오건우 성우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드래곤볼’ 재더빙판과 ‘​가면라이더’ 등에서 맛깔나는 샤우팅으로 주목받았던 오 성우는 이번 애니메이션에서 “나 똥 쌌다고”, “오라오라오라” 등 상징적인 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벌써부터 원작의 감성을 그대로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 자이로 체펠리 역은 손수호 성우가, 디에고 브란도 역은 김현욱 성우가 담당했다.

    원조 스타 셰프 고든 램지의 일거수일투족을 담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고든 램지로 살아가기’도 한국어 더빙을 제공한다. 최한 성우가 찰진 한국어로 구현한 고든 램지의 미워할 수 없는 짜증스러움이 핵심 관전 포인트다. 지난 9일 공개된 ‘세서미 스트리트 2’ 한국어 더빙에는 엘모 역의 김명준, 쿠키 몬스터 역의 이장원, 애비 역의 장예나, 어니 역의 변영희, 버트 역의 위훈 등 오리지널 베테랑 성우진이 다시 뭉쳐 완벽한 호흡을 선보인다.

    “더빙은 섬세한 현지화 작업”…산업도 ‘활기’
    헤럴드경제

    지난해 여름 서울 마포구 상암 픽셀로직코리아 스튜디오에서 (왼쪽부터) 민승우 성우와 신나리 성우라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 더빙을 시연하고 있다.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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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텐츠 현지화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넷플릭스는 더빙 작업을 위해 한 언어 당 50~60명 이상의 제작 인력을 투입한다. 글로벌 스튜디오와 현지 전문가, 성우 등이 협업하는 구조다. 각 지역의 타이틀 프로듀서가 글로벌 스튜디오와 협력해 더빙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언어별로 언어 프로듀서가 개별 언어 더빙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현지화 과정에서는 작품의 의도와 문화적 맥락을 섬세하게 반영하기 위해 더빙 가이드라인을 전 세계 파트너사들과 공유한다”면서 “현지화 방향에 대한 논의와 피드백 교환, 현지 언어에 맞춘 대사 각색, 반복적인 수정 과정을 거쳐 각 언어와 문화에 맞는 더빙을 완성한다”고 설명했다.

    성우 캐스팅 역시 중요한 과정이다. 더빙이 글로벌 콘텐츠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대규모 프로젝트로 확대되면서, 신예 성우를 적극적으로 기용하는 등의 생태계 확장을 위한 노력도 이어지는 중이다.

    가령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작이자 오스카 수상작인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는 작품의 설정인 신인 아이돌의 성장 서사에 맞게 국내 신예 성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주인공 루미 역에는 지난 2020년 데뷔한 신예 성우 신나리가 맡았다. 이번 죠니 죠스타 역의 오건우 성우도 비슷한 사례다.

    업계는 활기를 되찾고 있는 더빙 산업의 변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케데헌’의 더빙을 총괄한 픽셀로직코리아의 김민수 디렉터는 “넷플릭스와 국내 현지화 기업 간의 협업을 통해, 서로의 전문성과 경험이 만나는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면서 “콘텐츠 현지화와 한국어 더빙을 위한 넷플릭스의 노력이 국내 더빙 산업의 확장과 성장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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