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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0 (금)

    [사설] 美·이란 전쟁 악화일로, 원유 공급망 확보에 총력 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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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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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전쟁이 악화일로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최대가스전 등 에너지 생산시설을 폭격하자 이란은 세계 최대 규모의 카타르 라스라판 가스시설에 보복 공격을 가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근 산유국의 에너지시설 파괴까지 예고했다. 그 충격에 국제유가는 다시 배럴당 110달러(브렌트유 기준)를 넘어섰고 두바이유는 130달러 중반까지 치솟았다. 미국은 이란의 핵시설과 석유 요충지를 장악하기 위해 지상군 파병카드까지 만지작거리고 있다. 전쟁의 불길이 중동 전역으로 번지며 장기화 조짐까지 보이니 우려스럽다.

    전쟁 장기화는 중동에서 주로 원유를 들여오는 한국경제에 대형악재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3개월 이상 길어지면 국내 제조업의 생산비용이 11.8%나 오른다. 석유화학업계는 이미 에틸렌 원료인 나프타 품귀에 허덕이며 고사위기에 몰리고 있고 정유업계도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 4월 말이나 5월 초 정유사의 원유 재고가 바닥나 석유 대란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설까지 나도는 판이다. 그 파장은 조선과 항공 등을 넘어 반도체, 자동차 등 제조업 전반까지 번질 수 있다. 타이어가 없어 신차를 팔지 못하고 수술용 장갑과 주사기가 바닥나 병원까지 마비되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지 말란 법이 없다.

    정부는 그제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1단계 ‘관심’에서 2단계 ‘주의’로 격상하고 나프타를 경제안보품목으로 한시 지정했다. 발등의 불은 호르무즈 대체 공급망 확보에 총력을 다해 원유수급 공백을 막는 일이다. 정부가 208일분의 비축유에 더해 아랍에미리트(UAE)로부터 1800만배럴의 원유를 확보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현재 러시아산 원유와 나프타를 들여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데 미국과 협의를 거쳐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

    금융·외환 충격의 실물경제 전이를 차단하는 일도 시급하다. 어제 원·달러 환율이 개장 초 21원 이상 급등하며 달러당 1500원을 돌파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적기 대응하겠다”며 구두 개입했지만 효과는 신통치 않다. 고유가에 더해 고환율까지 더해진다면 우리 경제는 고물가·저성장의 늪에 빠질 수 있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등 환율 안전판을 마련하는 데 외교·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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