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 우리에게 낮잠이라는 선물을 주었다(세바스티앵 스피처, 이주영 옮김, 프런티어, 2만원)=쉬지 않고 달리는 것이 미덕이 된 시대, 우리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더 많은 시간이 아니라 잠시 멈추는 용기다. 성과주의와 지나치게 많은 인간관계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낮잠’은 단순한 졸음이 아니다. 그것은 몸이 보내는 간절한 신호이자 철학자들이 수천년간 탐구해온 삶의 본질에 닿는 가장 소박한 길이다. 프랑스 소설가인 저자가 ‘낮잠’이라는 행위를 통해 현대인의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인문 에세이다. 저자는 포모(FOMO·소외공포)에 사로잡혀 잠자는 시간도 아까워하는 현대사회에서 낮잠이 우리에게 가르쳐 주는 철학에 관해 이야기한다.
노래하는 사람 나훈아(조성진, 한스미디어, 2만원)=시대의 희로애락을 노래해 온 가수 나훈아의 음악세계를 탐구한 평론서다. ‘한국 대중음악사에서 나훈아의 의미’에서부터 ‘음악 관계자들이 말하는 나훈아’까지 10개 카테고리로 엮었다. 나훈아의 대표곡을 중심으로 그의 음악세계를 세밀하게 분석했다. ‘고향역’, ‘무시로’, ‘잡초’, ‘테스형!’ 등 수많은 명곡이 만들어진 배경과 그 뒷이야기 등을 담았다
건강 구독 사회(정재훈, 에피케, 2만원)=현대인에게 약은 질병 치료를 넘어 ‘몸 튜닝’의 도구가 됐다. 비만치료제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불티나게 팔리고 성장호르몬제 시장은 날로 성장하고 있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을 채우는 이 약들을 어떻게 봐야 할까. 약사인 저자는 이 책에서 비만치료제, 성장호르몬 등을 비롯해 약과 영양제에 대한 현대인의 인식과 소비 행태 등을 돌아보게 한다. 유전자 검사나 인공지능(AI) 기반 영양 추천 등 늘어나는 ‘개인 맞춤형’ 건강 서비스는 정말 우리를 더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것인지 의문을 던진다.
한 사람에게(김멜라·김보영·김숨·박솔뫼·정영선 지음, 곳간, 1만7000원)=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와 출판사 곳간이 한국 소설가 다섯 명과 협업해 만든 소설집이다. 참여 작가는 김멜라, 김보영, 김숨, 박솔뫼, 정영선. 이들 작가는 기후 위기가 일상이 된 시대, ‘사라지는 것에 보내는 애도사’를 주제로 각각 단편을 썼다. 김멜라는 ‘물먹은 편지’에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한 이가 강물에 휩쓸려 내려가며 남긴 마음을 글로 옮겨 쓴다. 김보영의 ‘축제’는 멸종 위기 인어들의 험난한 순례를 다뤘으며, 김숨의 ‘이곳은 정류장이 아닙니다’는 이주노동자와 난민의 삶을 시적 문장으로 그려냈다. 박솔뫼의 ‘까마귀에게’는 기후변화로 커피가 귀해진 근미래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지며, 정영선은 ‘매축지 마을 수국 화분’에서 많은 이들의 보금자리 역할을 한 마을이 사라지는 과정을 기록하며 애도한다.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 읽기(조원규·정성일·장은수·금정연·고영범, 알마, 1만3000원)=노벨문학상 작가 크러스너호르커이 라슬로는 ‘묵시록 문학의 거장’으로 불린다. “파멸의 공포 속에서도 예술의 힘을 다시 일깨우는 강렬하고 비전적인 작품”을 썼다는 게 한림원이 밝힌 선정 이유였다. 그의 작품은 난해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마침표 없이 쉼표와 겹문장으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만연체 문장은 그의 트레이드마크다. 게다가 ‘벽돌책’에 가까운 볼륨도 독자에겐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조원규 등 5명의 저자는 저마다 자신만의 크러스너호르커이 독법을 제시한다. 시인인 조원규는 카프카와 니체의 허무주의 및 파멸의 서사와 헝가리의 붕괴라는 역사를 통해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소설 ‘사탄탱고’ 읽기를 시도한다. 영화평론가 정성일은 ‘사탄탱고’를 벨라 타르의 영화 ‘사탄탱고’와 겹쳐 읽으며 새로운 해석의 지평을 연다.
공정거래법의 이론과 실제(김형배, 솔숲, 7만원)=30년간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근무하면서 공정거래정책과 제도를 만들고 다양한 사건을 처리해 온 저자가 쓴 실무 중심 해설서다. 첫번째 개정판이 나온 2022년 이후 변화된 법령, 최신 판례와 공정거래위원회 심결례를 반영한 CP 제도, 기업결합 신고 면제 확대, 동의의결 제도, 전자시스템 도입 등 주요 개정 사항을 정리했다. 온라인 플랫폼 경쟁 이슈와 경쟁제한행위 판단기준도 추가됐다. 법조문의 해석에 치우치는 기존의 공정거래법 책과는 달리 법조문과 관련된 법원의 판례와 공정거래위원회의 심결례를 법조문과 비교하여 알기 쉽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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