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문자도 통해 옛사람 정서 읽기
제주 자연·신앙 만나 빚어진 독자성 주목
‘뜻을 품은 그림 민화’ 특별전 포스터. 이번 전시는 민화와 제주문자도를 통해 옛사람들의 소망과 제주 고유의 정서를 함께 조명한다. /사진=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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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제주=정용복 기자】 제주 민화와 제주문자도의 흐름을 함께 살피는 특별전이 열린다. 민화에 담긴 웃음과 풍자, 소망의 언어가 제주에 들어와 어떻게 지역 고유의 문자도로 변주됐는지 보여주는 자리다.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올해 첫 특별전 ‘뜻을 품은 그림 민화: 제주가 빚은 마음의 글자 문자도’를 24일부터 8월 23일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민화와 제주문자도를 통해 옛사람들의 바람과 정서, 당시 제주 사람들의 생활감각을 읽어내기 위해 기획됐다. 민화가 지닌 해학과 풍자, 대중성이 제주의 기층문화와 만나 육지와는 다른 독창적 문자도로 바뀌는 과정을 살피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민화는 조선시대 민간에서 널리 그려진 생활그림이다. 궁중회화나 문인화처럼 엄격한 형식보다 생활 속 소망과 상징, 익살과 풍자를 더 자유롭게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문자도는 글자를 그림처럼 꾸며 효와 충, 신의 같은 유교적 덕목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그림이다.
전시는 모두 3부로 구성된다. 1부 ‘일상과 상상을 담은 민화’에서는 가정의 평화와 행복, 무병장수, 부귀영화,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그림을 소개한다. 꽃과 새를 그린 화조도와 봉황도, 이상세계를 향한 동경을 담은 소상팔경도 등이 전시된다. 특히 ‘호렵화조도’ 병풍은 모란도와 연압도, 호렵도, ‘구운몽도’, ‘삼국지연의도’ 등 여러 화제를 함께 담고 있어 눈길을 끈다.
2부 ‘민화에 담긴 길상과 벽사’는 조상들이 그림에 담아낸 소망을 풀어내는 공간이다. 어해도와 작호도 등을 통해 과거 급제와 다산, 벽사의 의미를 살핀다. 길상은 좋은 일이 깃들기를 바라는 상징이고, 벽사는 나쁜 기운이나 액운을 막는다는 뜻이다. 작호도는 까치와 호랑이를 함께 그린 그림으로, 익살과 풍자를 담은 대표 민화로 꼽힌다.
3부 ‘제주가 빚은 마음의 글자 문자도’는 이번 전시의 핵심이다. 육지의 문자도가 19세기 제주로 들어온 뒤 바다와 돌, 바람이라는 자연환경, 제주 신앙, 지역민의 정서를 만나 ‘제주문자도’라는 독창적 문화유산으로 발전한 과정을 보여준다. 제주문자도는 유교적 덕목을 담은 문자도의 형식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제주 자연과 민속, 생활 감각이 스며들어 지역성이 강하게 나타난다.
이번 전시는 민화를 옛 그림으로 보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그 시대 사람들이 무엇을 바라고 두려워했는지, 어떤 질서와 풍자를 그림 속에 담았는지 읽게 한다. 제주문자도 역시 제주만의 미술 양식이라는 점만이 아니라 외부 문화가 지역 정서와 만나 새롭게 토착화된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박찬식 민속자연사박물관장은 “민화는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소망과 정서가 담긴 예술”이라며 “제주문자도는 제주만의 지역성과 정서를 품은 소중한 문화유산인 만큼 이번 전시가 과거와 현재를 잇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jyb@fnnews.com 정용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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