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강국 美, 충격 흡수하며 ‘피난처’ 부상
글로벌 증시 흔들…한국 등 수입국 부담 확대
금리인하 기대 후퇴…美도 리스크 변수 여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방송되고 있다. [게티이미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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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글로벌 투자자금이 다시 미국으로 유입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에너지 가격 상승 국면에서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이 상대적으로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데다, 불확실성 확대 속 안전자산 선호가 겹치며 미 자산이 ‘피난처’로 재부각되는 양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전쟁 이후 글로벌 투자자금 흐름이 미국으로 되돌아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2월 말 전쟁 발발 이후 글로벌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지만 미국 시장의 낙폭은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주식 MSCI 지수는 약 10% 하락한 반면, 미국 증시는 5.4% 하락에 그쳤다. 독일 DAX 지수와 일본 닛케이 평균도 각각 11%, 9.3% 떨어졌고, 코스피 역시 7.41% 하락했다.
이 같은 차이는 에너지 구조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원유와 천연가스를 동시에 생산하는 에너지 공급국인 반면, 한국과 유럽 등은 수입 의존도가 높다. 유가 상승이 비용 부담으로 직결되는 구조인 만큼 투자 매력도 역시 상대적으로 약화되는 흐름이다.
전쟁 이전에는 상황이 달랐다. 유럽과 아시아 증시는 재정지출 확대와 낮은 밸류에이션을 바탕으로 투자자금 유입이 이어졌고, 인공지능(AI) 관련주 쏠림을 피하기 위한 대안 투자처로도 주목받았다. 실제로 지난해 글로벌 MSCI 지수는 29% 상승하며 미국 상승률 16%를 크게 웃돌았고, 코스피는 75.6% 상승하며 주요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쟁 이후 시장의 시선은 다시 미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마이클 로젠 앤젤레스 투자 최고투자책임자(CIO)는 WSJ에 “올해 초 유럽과 신흥시장 비중을 늘렸지만 두 달도 안 돼 전략을 수정했다”며 “현재는 중립적 입장에서 상황 전개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애초 해외 증시 강세가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이클 그린 심플리파이 자산운용 수석 전략가는 “한국은 천연가스 수입 의존도가 높고 지정학적 리스크도 존재한다”며 “이 같은 상승세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중심 흐름이 장기화될지는 불확실하다. 유가 상승은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기대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 지연은 물론, 물가 재상승 시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글로벌 경기 둔화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기업 실적 역시 타격을 피하기 어렵고, AI 투자 열풍 속에서 누적된 사모신용대출 부실 리스크도 잠재 변수로 지목된다. 유가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미국 자산을 지지하고 있지만, 동시에 통화정책과 금융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양면적 영향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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