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유가와 환율이 동반 상승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고 있다. 매크로 환경만 보면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시장 내부에서는 이를 ‘구조적 상승장 속 조정’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힘을 얻고 있다.
염승환 LS증권 이사는 이번 변동성을 단순 리스크가 아닌 매수 기회로 진단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전쟁 발생 시 초기에는 주가가 하락하지만, 빠르면 3~4주, 길게는 1년 내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증시는 전쟁 직후 급락 이후 불과 2주 만에 빠르게 반등하며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소화한 모습이다.
그는 “코스피의 빠른 회복은 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며 “정치적 해결 기대까지 반영된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국면이 과거와 다른 점은 거시 환경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와 달리 현재는 금리 인상기가 아니며, 글로벌 유동성 역시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이다.
특히 염 이사는 “미국과 이란 간 전력 차이를 고려하면 시장이 우려하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며 “지정학적 리스크는 구조적 위기라기보다 단기 이벤트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이클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수급 구조다. 올해 외국인이 30조원 이상 순매도했음에도 코스피가 연초 대비 약 40% 상승한 것은 기존 공식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흐름이다.
그는 “과거라면 시장 급락이 정상적이지만 지금은 개인 투자자가 하락장을 지탱하고 있다”며 “외국인이 사고파는 흐름만으로 시장을 판단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이 저점에서 매도하고 상승 후 다시 매수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수급 중심 분석의 한계도 뚜렷해지고 있다. 염 이사는 “이제는 수급보다 산업 구조, 정책, 기업 펀더멘털을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짚었다.
투자 대안으로는 반도체 외 건설과 석유화학 업종이 거론된다. 건설업은 정부의 ‘생산적 금융’ 정책을 기반으로 반도체 공장, 데이터센터, 해상풍력 등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며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주택 공급 확대와 착공 사이클 회복까지 맞물리며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석유화학 업종 역시 중동 분쟁에 따른 나프타 공급 차질이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며 업황 반등 계기가 될 수 있다. 그는 “원재료 가격 상승에도 완제품 가격 부담이 크지 않아 수요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시장 체력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가 감지된다. 최근 거래대금 감소는 위축이 아닌 과열 해소 과정이라는 평가다. 염 이사는 “1~2월 과열 이후 3월 조정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며 “거래 감소는 시장이 체력을 비축하는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3~4개월 정도 횡보하며 에너지를 쌓는 것이 장기 상승에는 더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이번 변동성은 위기보다 학습의 기회에 가깝다. 그는 “급락과 반등을 경험한 투자자일수록 향후 시장 대응력이 높아진다”며 “이 경험이 장기적으로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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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투데이/이은지PD 기자 (eundi_yam@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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