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7년 만 1510원 돌파·증시 패닉
25조원 ‘전쟁 추경’ 돈풀기 자제하고
상황별 비상대응체제 본격 가동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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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고유가·고환율·고물가 등 ‘3고’ 복합위기가 갈수록 증폭되는 양상이다. 어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510원대로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의 최고치다. 코스피도 6% 이상 폭락, 5400선으로 곤두박질쳤다. 전쟁 장기화 우려 탓에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확 퍼진 가운데 국제유가 급등과 미 국채금리 상승 등 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4월 석유대란설과 같은 흉흉한 소문까지 나돌 정도로 공포가 가득하다.
고유가에 고환율이 더해지면 저성장과 고물가 재앙을 피할 길이 없다. 발등의 불은 고삐 풀린 환율을 다잡는 일이다. 이달 들어 20일까지 환율은 평균 1488.19원으로 외환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환율 1500원대가 ‘뉴노멀’로 굳어질 것이라는 우려마저 나온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회에서 해외투자 자금의 국내유입을 촉진하는 ‘환율안정 3법’ 처리가 소모적인 정쟁 탓에 연기됐다니 답답한 노릇이다. 정부는 통화스와프 확대를 포함한 가용 수단을 다 동원해 환율 안정을 위한 총력전에 나서야 한다.
여당과 정부는 그제 25조원의 ‘전쟁 대응 추가경정예산’에 합의했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추경 규모가 애초 10조∼15조원에서 크게 불어나면서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선심성 퍼주기로 변질하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자칫 별다른 효과 없이 물가를 자극하고 나라 곳간만 축낼 수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정부·가계·기업부채를 합친 한국의 총부채가 작년 3분기 말 처음으로 6500조원을 넘어섰고 국내총생산(GDP)대비 정부부채비율은 작년 말 48.6%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정팽창은 나랏빚 급증과 국가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지금은 재정·통화정책의 정교한 조합을 통해 금융과 실물경제의 안정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과도한 돈풀기는 경기도 물가도 놓치는 우를 범하기 십상이다. 추경은 꼭 필요한 긴급·필수 사업과 서민·취약계층 보호에 집중하고 규모도 합리적으로 조정해야 한다. 산업연구원의 지적처럼 석유최고가격제는 중·장기적으로 시장 왜곡과 공급축소를 초래하는 만큼 적절한 시기에 철회하는 게 옳다. 대신 중동정세와 유가 상황에 맞춰 비축유 방출 등 비상대응체제를 단계별로 가동하고 공공부문 에너지절약과 민간 수요감축 같은 고통분담도 병행돼야 한다. 호르무즈해협 항행 확보에 외교·정책역량을 모으고 원유공급망 다변화도 서둘러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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