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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실용적 중도' 이창용 vs '합리적 매파' 신현송…뭐가 다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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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은 총재 임기 다음달 20일 종료

    IMF 아태국장 출신 국제경제통 이창용 총재 자리에

    BIS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의 석학 신현송 국장 지명

    통화정책·시장과소통·디지털 화폐 노선 달라질 듯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한국은행이 4년 만에 수장 교체를 앞두고 있다. 이창용 총재의 뒤를 이어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차기 총재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중앙은행의 정책 기조와 소통 방식 등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시장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사람은 세계 정상급 경력을 가진 거시경제·금융 전문가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학문적 배경 △통화정책 성향 △시장과 소통에 대한 입장 등에서 비교적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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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이창용(왼쪽) 한국은행 총재와 신현송 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이 지난 2023년 2월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제1회 대한상공회의소-한국은행 세미나'에서 대담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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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 학문적 배경: 미국 실증주의 vs 영국 국제금융학파

    이창용 총재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도교수는 미국 경제계의 거물이자 ‘하버드의 상징’으로도 불리는 로렌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다. 미국 주류 거시경제학과 금융경제학을 기반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아태국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 서울대 교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국내외에서 학계와 정책에 걸친 폭넓은 경험을 갖고 있다.

    신현송 후보자는 옥스퍼드대에서 학부 통합 전공인 정치경제학·철학(PPE·Politics, Philosophy, and Economics)을 공부한 뒤 같은 학교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2006년 IMF 연차총회에서 서브프라임발(發) 글로벌 금융위기를 선제적으로 경고하면서 세계적 주목을 받았고, 아시아인 최초로 BIS 수석이코노미스트(조사국장격)에 임명됐다. 노벨경제학상 후보군으로도 꾸준히 거론된다.

    이 총재가 학자 출신이지만 두터운 경제 정책·행정 경험으로 행동하는 정책가적인 면모가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반면, 신 후보자는 국내보다 해외 학계와 국제기구에서 더 인정받으면서 세계적 석학으로 대우받고 있다.

    ② 통화정책 성향: 실용적 중도파 vs 합리적 매파

    이 총재의 통화정책 기조는 실용주의적으로 평가된다.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나 매파(통화 긴축 선호) 한쪽으로 치우치기보단 상황에 맞는 정책을 유연하게 가져가는 모습을 보였다. 취임 직후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과감히 올렸지만, 이후 금리 인하 전환 시에는 가계부채·주택시장·경기 등의 변수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통화정책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구조개혁 병행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농산물 수입 개방·대입제도 개편·외국인 노동자 문제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한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신현송 후보자는 선제적 금리인상을 주장하는 매파로 분류된다. 인플레이션 기대가 불안정해지기 전에 긴축에 나서야 할 필요성을 여러 차례 언급하는 등 물가·금융 불균형에 대해 매파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다만, 금융 사이클과 자산시장 환경까지 두루 고려하는 접근법으로 합리적인 매파 성향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물가 안정 기조를 강조하기 위해 신 후보자를 지명했다는 해석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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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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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③ 시장 소통: 선제적 안내 vs 원칙적·간접적 소통

    이 총재는 취임 직후부터 ‘시끄러운 한은’을 표방하며 시장과 적극적이고 활발한 소통에 나섰다. 정례 기자간담회를 적극 활용하고, 3개월 내 금통위원 금리 전망을 공개하는 포워드가이던스(선제적 시장안내)에 이어 6개월 내 금리전망을 점으로 표현하는 ‘K-점도표’를 도입했다. 분기별 경제 전망을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전망 실패라는 비판을 자주 받기도 했지만, 정책의 배경과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전달했다는 긍정적 평가도 받았다.

    신 후보자는 원칙적이고 간접적인 소통 방식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다. 그는 BIS에서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들과의 비공개 협의체인 이른바 ‘6인 핵심 회의’ 중심에 서 왔다. 국내 세미나와 강연에도 꾸준히 참여했으나, 학술적인 통찰력과 객관적인 분석이 주된 내용이었다. 정형기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신 후보자는 최근 BIS 분기 리뷰를 통해 경제의 근본적인 방향에 대해 진정으로 확신이 없다면 시장을 선제적으로 안내(guiding)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며 “그 이유는 포워드 가이던스가 정책 파급효과를 증가시킬 수 있지만 계속할수록 유연성이 줄어들고 중앙은행의 운신의 폭을 줄이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④ 원화 스테이블코인: 단계적 도입 vs 민간 코인에 비판적

    이 총재와 신 후보자 모두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혁신보다 리스크에 방점을 둔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이창용 총재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비은행권 발행은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저해할 수 있다며 은행권부터 점진적으로 도입한 뒤 범위를 확대하는 방식을 주장했다. 그는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기반 예금토큰 시범사업인 ‘한강 프로젝트’를 직접 주도했는데, 예금토큰은 은행 예금을 담보 자산으로 하는 원화 스테이블코인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후보자는 민간 스테이블코인이 화폐의 단일성과 통화주권을 훼손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을 견지해왔다. 대안으로는 중앙은행이 주도하는 CBDC와 ‘통합원장’ 체계를 시했다. 준비금과 은행 예금을 토큰화해 단일 플랫폼에서 운영하는 통합원장 개념은 그가 BIS에서 주도적으로 참여해 제시한 미래 통화 시스템 구상이다. 한강 프로젝트와 통하는 면이 있다. 이에 신 후보자가 총재가 될 경우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와 제한이 강화되고, CBDC 중심의 디지털화폐 전략에 더 강한 드라이브가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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