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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여름엔 치맥, 가을엔 락페…쏟아지는 'K축제' 도장깨러 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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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령·안동·진주 '글로벌 축제'로 선정

    대구·부산·순창·장흥은 '예비' 축제로

    3년 24억 투입 체류형 관광상품 개발

    외국인 유치, 지역 상생 최우선 고려

    이데일리

    작년 대구치맥페스티벌에서 치맥을 즐기고 있는 외국인 여행객의 모습 (사진=대구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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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이민하 기자] 여행은 일상의 단조로운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낯선 감각의 향연이다. 뼛속까지 시원하게 파고드는 한여름 물총 싸움의 청량함, 칠흑 같은 밤 강물을 은하수처럼 수놓는 수만 개 유등의 신비로운 물결, 그리고 심장을 때리는 록 스피릿의 강렬한 진동까지.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로컬 콘텐츠들이 올 한 해 당신의 무뎌진 오감을 정조준한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최근 전국 45개 문화관광축제 중 상품성과 확장성이 가장 뛰어난 7곳을 ‘글로벌 축제’로 최종 낙점했다. 보령 머드축제·안동 국제 탈춤 페스티벌·진주 남강 유등축제는 ‘정규’ 글로벌 축제, 대구 치맥 페스티벌·부산 국제 록페스티벌·순창 장류축제·정남진 장흥 물축제는 ‘예비’ 글로벌 축제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국가적 브랜드로 거듭난 이 축제들은 이제 전 세계인의 여행 일정표를 공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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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즐겨라…온몸으로 느끼는 해방감

    ‘보령 머드축제’는 이제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적인 ‘글로벌 놀이터’다. 매끈한 진흙 속에 온몸을 던지는 순간, 국적과 인종의 벽은 순식간에 허물어진다. 머드(진흙)를 뒤집어쓴 채 벌이는 레슬링과 슬라이딩은 어른들을 순수한 동심의 세계로 인도하며, 낯선 이들과의 거침없는 스킨십은 그 자체로 거대한 유대감을 형성한다. 매년 100만 명 이상의 내외국인이 찾는 이곳은 단순한 축제를 넘어 ‘자유’를 직접 만지고 느낄 수 있는 해방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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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보령머드축제에서 여행객들이 머드를 바른 채 축제를 즐기고 있다. (사진=보령축제관광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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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름의 절정인 7월 25일부터 8월 2일까지 열리는 ‘정남진 장흥 물축제’는 탐진강 일대를 거대한 워터 파크로 탈바꿈시킨다.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지상 최대의 물싸움’은 일상의 스트레스를 단숨에 날려버릴 최고의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고구려 을지문덕 장군의 살수대첩을 모티브로 한 퍼레이드가 이어질 때 살수차와 물풍선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물줄기 속에서 당신은 비로소 ‘살아있음’의 역동적인 감각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

    맛보라…로컬의 진수

    혀끝에서 시작되는 여행은 가장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는 법이다. ‘순창 장류축제’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한국의 발효 문화를 미각으로 체험하는 특별한 여정이다. 된장과 고추장 한 숟갈에 담긴 깊은 감칠맛을 음미하고, 수천 명이 함께 비빔밥을 비비는 장관에 참여하는 것은 한국적 정서의 바탕을 맛보는 소중한 기회가 된다. 발효의 과학이 빚어낸 건강한 맛은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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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순창장류축제 현장에서 여행객들이 체험 프로그램을 즐기고 있다. (사진=순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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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의 뜨거운 밤을 상징하는 ‘대구 치맥 페스티벌’은 이제 하나의 문화 현상이 됐다. 4면 대형 LED 스크린에서 쏟아지는 EDM 비트와 함께 즐기는 바삭한 치킨과 차가운 맥주의 조합은 한여름 밤의 열기를 식혀줄 최고의 처방전이다. 특히 개인 성향에 따라 소스, 조리법 등 추천해 주는 ‘MBTI 치맥로드’는 미식에 재미를 더해준다. 두류공원 주차장이 ‘치맥 더 클럽’으로 변모하는 순간 당신의 흥취는 최고조에 달하게 될 것이다.

    느껴라…살아 숨쉬는 전통의 맥박

    9월 하순 안동의 밤거리는 ‘안동 국제 탈춤 페스티벌’의 화려한 퍼포먼스로 채워진다. 800년 전통의 하회별신굿탈놀이가 현대적 감각의 ‘글로벌 마스크 야간 퍼레이드’로 부활한다. 익명성 뒤에 숨겨진 인간의 자유로움을 상징하는 탈을 직접 쓰고 군중 속에 섞여 행진하다 보면, 박제된 유산이 아닌 살아 숨 쉬는 전통의 맥박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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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현장 (사진=안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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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 남강 유등축제’는 밤의 낭만을 기술적 경지로 끌어올린다. 관람객의 음성과 움직임에 반응해 빛을 내는 ‘AI 반응형 유등’과 임진왜란 당시 비행체였던 비거(飛車)를 현대적 드론 기술로 재현한 ‘비행형 유등’은 전통과 첨단 기술이 빚어낸 빛의 서사시다. 남강 수면을 대형 스크린 삼아 펼쳐지는 워터 미디어아트는 연인, 가족과 함께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장면을 선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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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진주 남강유등축제 전경 (사진=진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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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각의 해방감을 만끽하고 싶다면 10월 초순 부산으로 향하라. ‘부산 국제 록 페스티벌’은 국내 최장수 록(Rock) 음악 축제답게 압도적인 사운드로 당신을 맞이한다. 강변을 가로지르는 수만 명의 함성이 하나로 뭉쳐 터져 나오는 ‘떼창’의 순간, 당신의 심장 소리는 드럼 비트와 동기화되며 일상의 모든 시름을 털어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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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부산국제록페스티벌 현장 (사진=부산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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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일 년…축제로 채워라”


    이번 글로벌 축제가 특별한 이유는 ‘국가대표’라는 이름표에 걸맞은 체계적인 준비 덕분이다. 행사당 올해부터 3년간 최대 24억 원이라는 역대급 예산을 투입해 고품격 체류형 관광 상품으로서 완성도와 상품성 강화에 나선다. 인근 지자체와의 연계 상품 개발과 이동 편의성 개선을 통해 잠시 들렀다 가는 곳이 아니라 며칠을 머무르며 지역의 진면목을 발견하고 경험하는 ‘관광 거점’으로서 축제 활용도를 넓힌다.

    문체부 관계자는 “단순 행사의 규모나 인지도가 아니라, 외국인 유치 전략의 구체성과 지역 상생의 실현 가능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했다. 이제 로컬의 담장을 넘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친 K-축제들. 올 한 해, 당신의 다이어리에 이 일곱 가지 축제의 날짜를 미리 기록해 두는 것은 어떨까. 그곳에서 당신은 평생 잊지 못할 오감의 기억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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