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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티눈 제거’ 2500회, 보험사서 수술비 7억 받아… 대법 “문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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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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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실손의료보험 가입자가 발에 난 티눈을 제거하는 수술을 2500여 회 받고 보험사로부터 7억원을 받았다가 보험사로부터 두 차례 소송을 당했다. 대법원은 두 소송 모두 보험 계약에 문제가 없으니 보험사가 수술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제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A 보험사가 가입자 B(42)씨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과 B씨가 A 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보험사의 손을 들어준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B씨는 2016년 7월 A 보험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일반상해로 인한 사망과 후유장해, 질병 후유장해, 골절진단비, 상해수술비 등을 보장하는 실손의료보험이었다. B씨는 보험료로 월 6만3429원을 냈고, 질병 수술을 하면 1회당 30만원을 받게 돼 있다.

    B씨는 보험 가입 두 달 뒤인 2016년 9월 한 피부과에서 발가락과 발바닥 부분에 티눈·굳은살 진단을 받고 티눈 제거를 위한 냉동응고술을 받았다.

    B씨가 티눈 제거 냉동응고술을 계속 받자, A 보험사는 2018년 12월 ‘이 보험계약은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법률 행위는 무효”라는 민법 제103조를 어겼다는 것이다. 이때까지 B씨가 받은 질병 수술비 보험금은 1억2570만원이었다. B씨는 이틀에 한 번꼴로 티눈 제거 수술을 받은 셈이다.

    B씨는 소송이 제기된 뒤에도 계속 티눈 제거 냉동응고술을 받았다. 처음 수술을 받은 날부터 2023년 3월까지 6년 6개월 동안 B씨는 총 2575회 수술을 받았다. 하루에 1.1회꼴이다. B씨가 A 보험사로부터 받은 보험금은 7억7250만원이다. B씨는 보험 가입 후 이때까지 보험료로 총 513만원을 냈다.

    이 와중에 1심은 A 보험사 패소 판결을 내렸다. 1심 재판부는 “B씨가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보험 계약을 체결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냉동응고술은 이 보험 계약 특별약관에서 정한 수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2심 판단도 같았고, 대법원은 2021년 5월 보험사의 상고를 기각하고 보험사 패소를 확정했다.

    그 뒤 A 보험사는 B씨를 상대로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B씨가 보험금을 부당하게 취득할 목적으로 다수의 보험 계약을 체결했으므로 민법 제130조에 따라 이 보험 계약은 무효라는 게 보험사 측 주장이었다. 또 B씨가 보험 가입 전 티눈 증상을 앓고 있었으므로 보험 계약이 무효라는 주장도 했다.

    이 소송에서 1심은 이 보험 계약은 무효라며 A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B씨는 보험금을 부정 취득할 목적으로 다수의 보험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추단된다. 무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1심 재판부는 B씨가 2012년부터 2021년까지 소득세를 낸 적이 없으며, 2016년부터 2022년까지 A 보험사를 포함해 여러 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총 1038회 받았다는 점을 근거로 이렇게 판단했다.

    한 의료기관은 B씨에게 “냉동응고술을 1회 받고 난 뒤에는 2달간 쉬고 3주 간격으로 치료를 받아라”라고 했다. 그러나 B씨는 수년간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거의 모든 날에 여러 의료기관을 방문해 냉동응고술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B씨는 근본적 치료를 받지 않고 냉동응고술만을 약한 강도로 사실상 무한정 받아왔다”고 했다. 2심도 이 같은 판단을 유지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먼저 A 보험사는 2021년에 확정된 기존 판결에 저촉되는 주장을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B씨가 여러 보험에 가입했다는 등 보험사가 제시한 증거는 앞선 판결과 모순되는 새로운 사실이라고 볼 수 없다는 게 대법원 판단이다.

    손덕호 기자(hueyduc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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