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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이란, 유엔에 ‘호르무즈 개방’ 통보… “비적대적 선박 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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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면 봉쇄 위기에 처했던 중동 석유 운송 길목 호르무즈 해협이 제한적으로 다시 열린다.

    25일 로이터는 이란 정부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국제해사기구에 비적대적 선박 통항 규정을 명시한 공식 서한을 발송했다고 전했다. 이 서한에는 이란 해상 당국과 사전에 운항 일정과 이동 경로를 면밀히 조율한 선박은 안전하게 호르무즈 해협을 지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최고위 외교 라인도 주요 우방국과 핵심 에너지 수입국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설득 작업에 착수했다. 중국 외교부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24일 왕이 외교부장과 긴급 통화하며 “교전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할 방침을 직접 전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에 따르면 아라그치 장관은 이란이 중동 지역 전면 휴전을 주도하고 있다는 점도 이날 통화에서 강조했다.

    조선비즈

    24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두바이 금융시장에서 주식 시장을 지켜보고 있는 투자자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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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 아라그치 장관은 중국에 앞서 조현 외교부 장관과도 통화했다. 그는 이 통화에서도 미국과 이스라엘 등 적대 진영과 이들을 돕는 후원 국가 소속 선박에는 해협을 철저히 닫아두겠다는 강경한 뜻을 전달했다. 선박 국적과 최종 목적지에 따라 해협 통과 여부를 철저히 분리 적용하겠다는 강력한 대외 경고 메시지로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이란이 국제기구를 통해 선별적 통행 허용 방침을 선제적으로 문서화한 것은 국제사회 비난 여론을 적절히 분산시키고, 주요 우방국이 입을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분석업체 케이플러 수석연구원 맷 스미스는 이란이 전면적인 공급 중단 대신 선택적 선박 통항을 허용하는 조율된 전략을 새롭게 추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면적인 해상 통제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마비 사태를 일부 완화하는 동시에, 분쟁 핵심 당사국인 미국과 이스라엘을 국제 교역망에서 철저히 고립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는 국제 여론 부담을 일정 부분 최소화하면서도 적대국 경제 전반에 타격을 입히는 고도의 회색지대 전술이다. 무력에 기댄 선박 억류나 나포 같은 단순 강경책 대신 합법성을 가장한 해상 통행 허가제를 도입하면 글로벌 해운업계에 통제력을 일정 부분 과시할 수 있다.

    다만 해운업계에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제한적으로 통행을 허용하더라도 천문학적으로 치솟은 해상 보험료 부담과 이란 해상 당국 통제를 매번 수용하고, 사전 조율해야 하는 불확실성이 커다란 암초로 남았다고 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이 도입한 선별적 통제 조치에 정면 반발해 호르무즈 인근에서 추가 군사 대응에 나설 경우 해협 항로는 언제든 다시 닫힐 수 있다.

    유진우 기자(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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