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금리 상승에 투자자 이탈
25일 하나증권 전규연 연구원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금값 하락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매크로 환경 변화'를 꼽았다. 금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상승하면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낮아진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서 직원이 골드바를 내보이고 있다. 강진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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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이란 사태 이후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확대되면서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 기대가 빠르게 약화했다.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반영되며 금 가격에는 하방 압력이 작용했다. 동시에 안전통화 선호로 달러 가치가 상승한 점도 금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전 연구원은 "금 가격은 미 달러 및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매크로 여건이 금 가격의 조정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금 투자자의 성격 변화'도 금 가격 하락의 숨겨진 요인으로 지목됐다.
최근 몇 년간 금 가격이 장기 상승하면서 개인 투자자 자금이 ETF와 선물 시장으로 대거 유입됐고, 이로 인해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였다. 이후 가격이 하락하자 개인 투자자 중심으로 빠른 자금 이탈이 발생하며 하락폭이 확대됐다. 실제로 금 ETF와 순자산가치(NAV) 간 괴리가 축소되고, 선물시장에서도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 포지션이 감소하는 흐름이 확인됐다.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급격히 조정되고 있는 금 가격. 하나증권 리포트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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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파생시장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 변동성 확대 과정에서 거래소가 증거금 요건을 강화하면서 마진콜(추가 증거금 요구)에 따른 강제 청산이 발생했다. 이는 가격 하락을 더 부추기는 '자기 강화 루프'를 형성하며 단기 급락을 심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즉, 단순한 펀더멘털 변화뿐 아니라 기술적·수급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것이다.
결국 이번 금 가격 하락은 지정학적 리스크보다 금리·달러라는 거시 변수와 투자자 수급 변화가 더 크게 작용한 사례로 해석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중앙은행의 금 매입 수요와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금의 구조적 상승 기반은 유지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변동성이 불가피하지만, 매크로 환경이 완화될 경우 다시 상승 흐름이 재개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평가다.
전 연구원은 "금 시장 과열을 유도했던 소매 투자자들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단기 변동성 국면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금 가격에 대한 우호적인 시선은 유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재차 나타나며 금 가격 상승을 지지할 수 있다고 본다"며 금 가격의 저점은 온스당 3900달러 수준으로 전망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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