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 촉매 사용량 대폭 절감, 성능·내구성 동시 확보…국제학술지 'Advanced Science' 게재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박찬호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수소 생산 핵심 촉매인 이리듐(Ir) 사용량을 기존 대비 80% 이상 줄이면서도 1000시간 이상 성능 저하 없이 작동하는 고성능 전극을 개발했다고 25일 밝혔다.
두 가지 결정 구조가 존재하는 이리듐 산화물이 형성되는 과정. 구형 틀(템플릿)을 이용해 결정 구조와 비정형 구조가 공존하는 이리듐 산화물이 만들어지는 합성 과정을 보여준다. 열처리 과정에서 구조가 재배열되며 내부가 빈 나노 구조가 형성되는데, 반응 면적을 넓히고 전자가 잘 이동하는 경로를 확보해 성능을 높였다. 연구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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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를 생산하는 대표 기술인 수전해는 물을 전기로 분해해 수소와 산소를 만드는 방식으로 탄소 배출이 거의 없어 차세대 에너지 기술로 주목받는다. 특히 고분자 전해질막(PEM) 수전해는 고순도 수소 생산이 가능해 산업계에서 유력한 방식으로 꼽힌다.
문제는 촉매다. 이리듐은 물에서 산소를 생성하는 반응을 촉진하는 핵심 소재지만 가격이 비싸고 매장량이 제한적이다. 여기에 반응 속도를 높이면 촉매가 빨리 망가지고, 내구성을 높이면 성능이 떨어지는 '활성-내구성 상충 관계'까지 겹쳐 상용화의 가장 큰 장벽으로 지목돼 왔다.
이중상 촉매로 성능·내구성 동시 확보
연구팀은 결정형(crystalline) 구조와 비정질(amorphous) 구조를 결합한 '이중상(dual-phase)' 이리듐 산화물 촉매를 설계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속이 빈 구형 결정 구조 사이를 비정질 구조가 채우는 형태로 설계해 전자가 이동할 수 있는 연속 경로를 확보했다. 비정질 구조는 반응이 일어나는 활성 부위를 늘리고, 결정 구조는 전도성과 구조적 안정성을 담당하도록 역할을 분담했다.
연구팀은 해당 촉매를 실제 수전해 장치의 핵심 부품인 막전극접합체(MEA)에 적용해 성능을 검증했다. 가로·세로 1㎝ 크기 전극에서 산업 수준 전류(1A)를 1000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인가한 결과, 성능 저하 없이 안정적으로 수소를 생산했다. 전압 상승폭도 시간당 31.5마이크로볼트(μV)에 불과해 초기와 거의 동일한 효율을 유지했다. 이는 장시간 운전에서도 성능이 유지되는 '상용화 수준 내구성'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왼쪽부터 박찬호 GIST 화학과 교수, 양호성 석사. GIST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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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는 희귀 금속 사용량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성능과 수명을 동시에 확보했다는 점에서 PEM 수전해의 상용화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는 평가다.
박찬호 교수는 "이리듐 사용량을 최소화하면서도 단전지 기준 1000시간 이상의 안정적 운전 성능을 확보했다"며 "수전해 장치 비용을 낮추고 대규모 그린수소 생산을 앞당기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그린수소 기술자립 프로젝트'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지난 10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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