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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600조 투자 압박" SK하이닉스, 美 상장으로 승부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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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 상장(ADR)을 추진하며 글로벌 자금 확보와 기업가치 재평가에 나선다. 연내 상장을 목표로 대규모 투자 재원을 마련하고,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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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 전시 부스를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왼쪽)와 최태원 SK그룹 회장장 [사진=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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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주 발행 검토...10조~15조 자금 확보

    SK하이닉스는 25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 공모를 위한 등록신청서(Form F-1)를 비공개로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ADR은 해외 기업이 미국 증시에 간접적으로 상장해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대체 증권이다. SK하이닉스 주식을 예탁기관에 맡기면, 이를 기반으로 미국 은행이 ADR을 발행하고 투자자는 이를 달러로 사고파는 식이다.

    SK하이닉스는 ADR 상장을 위해 신주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행 규모는 전체 주식의 약 2.4% 수준으로, 조달 금액은 10조~15조원 규모로 예상된다. 발행된 신주는 국내 시장에 유통되지 않고 예탁기관에 보관된 뒤 미국 금융기관을 통해 ADR 형태로 거래될 예정이다.

    ◆투자 급증에 자금 압박…ADR로 돌파구

    SK하이닉스는 당초 자사주를 활용한 ADR 방안을 검토했으나 자사주 소각 이후 신주 발행 방식으로 선회했다. 확보한 자금은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능력 확대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등 AI 인프라 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비용은 지난 2019년 128조원에서 최근 600조원 수준으로 급증했다. 공정 미세화와 원재료 가격 상승 영향이다. AI 반도체 수요 급증으로 생산능력 확대 경쟁이 격화되면서 자금 조달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엔비디아 GTC 2026에서 ADR 상장 검토 사실을 직접 언급했다. 최 회장은 "한국 주주들뿐 아니라 미국과 글로벌 주주들에 노출될 수 있어 더 글로벌한 회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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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예상 조감도) [사진=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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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평가 탈출 노린다…美 상장으로 '밸류업'

    ADR 상장은 시장에서 다시 평가받기 위한 카드로도 읽힌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 점유율 1위와 경쟁사를 웃도는 수익성을 확보했음에도 밸류에이션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은 5~10배 수준으로, 미국 마이크론의 절반 수준이다. 동일한 이익에도 상장 시장에 따라 기업가치가 크게 달라지는 구조다.

    미국 상장 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SOX) 등 글로벌 지수 편입 가능성이 열리며, 이를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 유입도 기대된다. 투자자 저변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는 가치가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TSMC는 대표적인 선행 사례로 꼽힌다. TSMC는 1997년 뉴욕증권거래소 ADR 상장 이후 글로벌 투자자 기반을 확보하며 기업가치를 끌어올렸고, 이를 바탕으로 대규모 설비투자를 확대했다.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 역시 유사한 선순환 구조 구축을 노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마이크론 견제 속 승부수…지분 희석 논란 변수

    이번 상장은 경쟁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HBM4로 추격에 나선 가운데, 마이크론은 미국 자본시장을 기반으로 투자 여력을 확대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미국 시장에 직접 진입할 경우 자금 조달 경쟁에서 불리했던 구조를 일부 해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 희석 논란은 부담이다. 자사주 소각 이후 한 달여 만에 신주 발행에 나선 점에서 주주 반발 가능성도 제기된다. 결국 조달 자금이 AI 반도체 투자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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