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독식론, 데이터로 보니
법사위·과방위 90회, 외통위 34회
野 상임위원장 맡은 상임위 회의 상대적으로 저조
정 대표는 지난 22일 의원총회에서 "후반기 국회 원구성에 있어 위원장직은 100% 일하는 민주당이 맡아서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이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 정무위원회의 입법이 지연되는 것을 거론하며 "다수 의석이 있으면 의석대로 토론해보고 안 되면 의결을 해야지, 아예 안 하는 게 어디 있느냐"며 "야당이 위원장이면 아무것도 못 하는 것이냐"고 지적한 바 있다.
2월11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빗썸 관련 긴급 현안질의가 열리고 있다. 2026.2.11 김현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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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당이 상임위원장을 맡느냐에 따라 상임위 운영 상황이 달라질까. 아시아경제는 24일까지 작성된 국회 회의록을 토대로 22대 국회 17개 상임위원회(기획재정위원회→재정경제기획위원회, 환경노동위원회→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성평등가족위원회)의 전체회의와 소위원회 운영 실적을 점검했다. 분석 결과 국민의힘 소속 상임위원장(정무위원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방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성평등가족위원회, 정보위원회)들의 상임위에서 회의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장 자주 연 상임위는 법사위·과방위
현행 국회법은 겸직 상임위를 제외한 일반 상임위의 경우 월 2회 이상 개최(49조의2 2항)를 규정하고 있다.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약 23개월이 다 돼 가는 현시점을 고려할 때 최소한 46차례의 전체회의가 열려야 하는 셈이다.
확인 결과 국회 상임위 가운데 가장 회의가 많이 열린 상임위는 90차례 회의기록을 남긴 법제사법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였다. 이어 행정안전위원회(65회), 교육위원회와 기후환노위(49회)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상임위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이 위원장을 맡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자주 열리지 않는다고 최근 지탄의 대상이 된 정무위는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와 함께 48회 회의를 기록해 6위, 재정경제기획위원회는 보건복지위원회와 함께 47회로 8위였다. 산자위는 국토교통위원회와 함께 43회 전체회의를 열어 공동 11위를 기록했다. 이어 외통위(34회)와 국방위(31회)는 13위와 15위를 각각 차지했다. 겸직 상임위인 국회 운영위원회나 정보위, 성평등위는 회의 횟수가 적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통위, 국방위는 사실상 가장 적게 열렸다.
법안과 예산의 실질적인 논의 창구인 소위원회의 경우도 야당이 상임위원장을 맡는 상임위의 경우 개회 실적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여당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법사위 소위는 55회, 과방위 소위는 50회, 행안위 소위는 46회 열렸다. 정무위 소위는 30회(9위), 산자위 소위는 29회(10위)였다. 국방위 소위 19회(13위), 외통위 소위는 18회(14위) 열렸다. 법안 상정을 할 전체회의가 자주 열리지 않아 소위 횟수도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재경위 소위는 40회 열려 상위권(4위)을 기록했다. 재경위는 연말 세법을 심사하는 조세소위가 열리는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회의를 자주 연다는 것이 높은 법안처리율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국회에는 현재 1만7255건의 법안 가운데 4427건이 처리돼 처리율은 25.6%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정무위(17.0%), 외통위(19.0%), 정보위(13.6%)는 저조한 모습을 보였지만, 성평등위(37.2%), 산자위(35.5%), 재경위(33.0%), 국방위(29.6%)의 경우에는 평균 이상의 처리율을 기록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의원이 상임위원장을 맡은 운영위(9.6%), 법사위(19.9%), 국토위(20.1%), 행안위(23.0%) 역시 법안 처리율이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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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상임위원장을 양대 정당이 나눠 갖는 게 아름다운 관행이라는 접근은 아니라고 본다"며 "원칙적으로는 상임위원장은 1당이 갖되, (일을) 제대로 못 하면 선거에서 책임을 물을 수 있게 하는 게 필요하다. 그래야 입법 교착 문제나 서로 책임을 돌리는 일들도 막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 교수는 "다만 상임위가 안 돌아간다는 이유만으로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다 차지해야 한다는 이유로 삼기는 어색하다"고 덧붙였다.
반대 목소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부·여당은 입법권력을 휘둘러 마음대로 다 통과시키고 있는데 이제 속도까지 내겠다는 것"이라며 "민주주의는 절차를 지키고 상대를 설득해 양보하고 양보를 얻기 위해 상당한 시간을 들이는 과정이라는 점에 좀 더 충실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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