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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6 (목)

    [칼럼] 2차 특검 ‘승부수’, 내란 특검 수사 뒤집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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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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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차 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의장 입건을 1호 사건으로 내세운 것은 김건희 씨 수사에 치중할 거라는 일반적 예상과 달리 내란·외환 수사에 상당한 의미를 두고 있음을 뜻한다. 실제로 종합특검의 17가지 수사 대상 중에는 내란 특검 관련 사건이 많다. 가짓수로는 김건희 특검과 나란히 7건씩이지만, 내용 면에서는 비중이 더 크다는 게 특검 안팎의 평가다. 권창영 특검도 임명 직후인 지난달 6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란 관련 사건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규모도 가장 방대하다”고 밝힌 바 있다.

    수사 대상 17가지 중 내란 특검 관련 사건은 다음과 같다. ▲12.3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내란 혐의 사건 ▲무장헬기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무인기 평양 침투·잠수정 침투, 대북심리전 등 외환 혐의 사건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등의 계엄 동조 또는 후속조치 수행 의혹 ▲국군방첩사령부 블랙리스트 및 부정선거 유언비어 유포 의혹 ▲노상원 수첩에 기재된 국회 해산, 비상입법기구 창설 의혹 ▲국정원 및 군 정보기관의 사이버 사찰 및 여론조작 기획, 준비, 실행 의혹 ▲12.3 비상계엄 해제 후 2차 계엄 모의 의혹.

    김 전 합참의장 입건은 7가지 수사 대상 중 첫 번째 사건과 관련됐다. 내란 특검은 12.3 비상계엄 당시 군 서열 1위였던 김 전 의장을 내란에 관여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승호 전 합참 작전본부장 등 합참 관계자들과 함께 불기소했다. 종합특검이 수사 초기 곧바로 김 전 의장을 겨냥한 것은 내란 특검 수사를 뒤집어보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출이다. 내란 특검 수사의 ‘무풍지대’였던 합참 라인의 계엄 개입 사실을 밝힌다면 출범 당위성을 두고 논란이 일었던 종합특검의 위상이 크게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과연 종합특검의 승부수는 통할까?

    “우리는 다르게 본다”
    김 전 의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내란중요임무종사. 당시 합참 지휘부를 구성한 정진팔 전 차장, 강동길 전 군사지원본부장, 이승오 전 작전본부장 등도 같은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됐다. 계엄 선포 이후 합참 지휘통제실에서 군이 국회에 불법 진입하는 상황을 지켜보면서 계엄사령부 구성에 관여한 혐의다. 김 전 의장에게는 부하범죄 부진정(군형법 93조)이라는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혐의도 적용했다. 부하들이 내란에 가담하는 걸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은 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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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창영 2차 종합특검 특별검사(가운데)와 특검보.


    내란 특검이 김 전 의장과 합참 관계자들을 불기소한 핵심적인 이유는 12.3 비상계엄 계획을 알지도 못했고 지휘라인에서도 배제됐다는 점이다. 당시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합참 지휘통제실에서 계엄군을 지휘할 때 김 의장도 옆에 있었던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런 실권이 없었기에 군 병력 이동이나 작전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게 내란 특검 판단이다. 평양 무인기 침투 사건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은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내란 특검에 따르면,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당시 대통령과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직접 군 병력을 지휘한 데다 계엄사령관도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었기에 합참은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 김 전 의장이 한 차례 조사만 받고 입건조차 되지 않았던 이유다. 내란 특검 측은 김 전 의장이 병력 출동을 막지 않은 것을 직무유기나 내란중요임무종사로 볼 여지도 있으나 법원에서 유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판단했다.

    이번에 종합특검이 김 전 의장을 입건한 것은 그가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관할 특전사와 수방사에 계엄 관련 명령을 내린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김 전 의장이 당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과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 등에게 ‘계엄 사무에 우선할 것’이라는 취지의 단편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문제는 단편명령의 성격과 사법적 의미다. 계엄군의 주축인 특전사와 수방사, 방첩사 병력은 국방부 장관 지시로 사전에 대기했다가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출동했다. 합참의장의 명령에 따른 게 아니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이끈 정보사령부 공작팀도 마찬가지다. 김 전 의장의 단편명령은 계엄 작전이나 병력 이동에 관한 것이 아니라 계엄 상황에서의 업무 지침에 가깝다. 종합특검이 최하 징역 5년 이상의 내란중요임무종사죄와 최대 징역 3년 이하의 군형법상 부하범죄 부진정죄 적용을 함께 검토하는 것도 사법적 판단에 대한 고심 때문으로 보인다. 물론 혐의 여부도 더 수사해봐야 가려지겠지만.

    내란 특검 측은 종합특검의 김 전 의장 입건에 그다지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자신들은 수사를 안 한 게 아니라 처벌 잣대를 들이대는 게 적절치 않아 기소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종합특검팀 관계자는 “우리는 다르게 본다”며 “내란 특검이 워낙 많은 사건을 다루고 많은 사람을 조사하다 보니 미처 다 파악하지 못한 게 아닌가 싶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내란 관련 증거가 없다?
    김 전 의장 사건에서 알 수 있듯이, 종합특검 수사의 성공 여부는 내란 특검 수사를 뒤집을 새로운 증거와 수사 대상 범죄의 내란 관련성에 달려 있다. 육군 항공사령부가 2024년 5월 이후 비상계엄 직전까지 무장 아파치헬기를 북방한계선 일대로 7~8회 비행시킴으로써 북한 도발을 유도했다는 혐의만 해도 그렇다. 내란 특검 관계자는 “기소거리가 안 됐다”며 “군 기밀이라 다 말은 못하지만, 내란과 직접 관련됐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일상적인 대북 군사작전으로 판단했다는 뜻이다.

    종합특검의 두 번째 수사 대상에 포함된 정보사의 잠수정 침투 의혹도 비슷한 면이 있다. 이는 정보사가 잠수정을 이용해 특수임무 요원을 북한에 보내 비밀 군사작전을 벌이려 했다는 의혹으로 지난해 11월 국회 국정감사 때 처음 제기됐다. 김용현 전 장관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처럼 잠수정 침투로 북한 도발을 유도해 계엄 구실로 삼으려 했다는 의혹이었다. 내란 특검에 따르면, 2024년 3월부터 11월까지 정보사가 특수공작부대(HID) 요원 등을 동원해 여러 차례 북파 훈련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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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수 전 합동참모본부의장.


    하지만 잠수정 침투 의혹을 수사한 내란 특검은 여러 정황에 비춰 계엄과 관련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북한 정보 수집 및 공작은 정보사 고유 임무다. 내란 특검 측은 “정보사의 대북 공작은 준비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린다. 계엄 전에 그런 작전을 시도했다고 해서 무조건 계엄과 관련됐다고 볼 수는 없다”라는 신중한 입장이다. 잠수정 침투 의혹에 대한 종합특검의 재수사가 결실을 거두려면 작전에 관여한 전·현직 정보사 요원들의 내부 고발이나 계엄과 관련됐음을 입증하는 물증을 확보해야 하는데, 난관이 예상된다.

    방첩사 블랙리스트 관련 의혹도 비슷한 양상을 띤다. 방첩사는 여인형 사령관 부임 이후 특정 정치인들과 가까운 군 장성, 호남 출신 장성 및 국방부 공무원 명단을 분류해 관리했다. 언뜻 불법 사찰로 보이지만, 그 의도가 무엇이냐에 따라 범죄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는 게 내란 특검 판단이다. 이를테면 해당 정치인들과 그들의 인맥으로 짐작되는 군인들의 동향을 파악하거나 사찰한 게 아니라 정치권에 군사기밀이 누설되는 걸 방지하는 차원에서 해당 문서를 작성했다면 방첩사의 정상 임무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내란 특검이 이 사건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넘긴 것은 뒤늦게 제기된 의혹인 데다 우선순위에서 밀린 탓에 정해진 기간 내에 수사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수본으로부터 내란 특검 수사 기록을 넘겨받은 종합특검은 기무사령부 시절 세월호 유가족 사찰 사건 판례를 분석하고 있다. 방첩사 전신인 기무사는 2014년 세월호 참사 비판 여론에 대응하려는 목적으로 유가족들의 동향을 파악하고 이를 문서로 만들었다. 당시 사찰을 지시한 기무사 고위 간부 두 사람은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징역 2년의 유죄가 확정됐다. 종합특검은 문서 작성을 지시한 여 전 사령관에게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최대 승부처’ 노상원 수첩
    종합특검의 내란 관련 수사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노상원 수첩’이다. 12.3 비상계엄의 실무 기획자로 알려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은 내란중요임무종사죄로 기소돼 지난 2월 1심에서 징역 18년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노 전 사령관이 비상계엄 당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점거 및 직원 체포를 지시하고 정보사 내 불법 수사 조직 설치를 추진한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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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3 내란 주동자 그룹. 뉴스타파 영상 갈무리.


    그런데 비상계엄 기획안이라 할 만한 수첩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아 논란을 일으켰다. 재판부는 ▲모양, 필기, 내용 등이 조악하고 ▲작성 시기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일부 내용은 실제 이뤄진 사실과 일치하지 않고 ▲보관 방법(모친 집 책상 위)이 허술했다는 등의 이유로 수첩의 증거 가치를 부정하면서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틀 전에야 계엄 결심을 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내란 특검은 “수첩에 적힌 군사령관 인사, 정치 일정 등을 고려하면 최소 2023년 10월 이전에 계엄을 기획하고 준비했다고 봐야 한다”며 항소했다. 윤 전 대통령과의 교감이 없이는 작성될 수 없는 내용이라는 게 내란 특검 판단이다.

    노상원 수첩을 두고 내란 특검과 종합특검은 미묘한 시각 차이를 보인다. 내란 특검은 수첩 내용이 계엄의 기획안이라는 점은 인정하지만, 실행 계획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봤다. 즉 일부 내용은 그대로 실현되기도 했지만, 12.3 비상계엄 당시 상황과 일치하지 않거나 비현실적인 내용도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종합특검은 내란 특검이 수첩의 비밀을 다 풀지 못했기에 수첩 작성 경위와 실행 정도를 규명하면 아직 다 드러나지 않은 비상계엄 전모를 밝힐 수 있다고 본다.

    종합특검은 ‘장기집권용 헌법 개정’ ‘선거구 조정’ ‘수거 대상 처리’ ‘국가비상입법기구 창설’ 등 수첩에 적힌 각종 계획이 실제로 어느 정도 추진됐는지를 규명하는 데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노 전 사령관이 입을 열지 않는 한 증거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있다. 내란 특검도 노 전 사령관 입을 열기 위해 플리바게닝(유죄 인정 협상)까지 시도했으나 끝내 실패했다. 그의 윗선인 김 전 장관이나 윤 전 대통령이 자백할 리도 없기에 종합특검의 고심은 깊어질 수밖에 없다. 1심 재판부가 수첩의 증거 가치를 인정하지 않은 점도 부담이다. 노상원 수첩이 종합특검 수사의 최대 승부처로 보이는 이유다.

    뉴스타파 조성식 전문위원 (조성식의 훅 대표기자) blueink@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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