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계절근로자 사전교육 시스템 효과 가시화
문화·디지털 결합 '확장형 새마을' 새로운 기회로
필리핀 로살레스시에서 예비 계절근로자들을 대상으로 문화교육을 실시한 뒤 참가자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영주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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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영주=김성권 기자] 경북 영주시가 기존의 공적개발원조(ODA) 패러다임을 뿌리째 흔들고 있다. 단순히 물자를 전달하는 일회성 지원에서 벗어나 현지인의 역량을 키워 '자립'을 돕는 이른바 '사람 중심의 확장형 새마을 모델'을 구축하며 국제 협력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25일 영주시에 따르면 최근 농가에 투입된 필리핀 계절근로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전과는 확연히 다르다. 과거에는 언어 장벽과 작업 미숙으로 인한 적응 기간이 길었지만 최근 들어온 근로자들은 낯선 환경에서도 망설임이 없다.
현장 농민들은 "보조 인력이 아니라 함께 일하는 진짜 파트너를 만난 기분"이라며 입을 모은다. 이런 변화의 핵심에는 영주시가 경북도 새마을재단, 필리핀 로살레스시와 함께 추진 중인 '문화·디지털 새마을 시범사업'이 있다.
영주시와 필리핀 로살레스시가 '문화디지털 새마을 시범사업' 운영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영주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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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사전 교육 시스템은 현장에서 즉각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입국 초기 적응 기간이 눈에 띄게 줄었고, 의사소통 문제와 작업 미숙 사례도 크게 감소했다. 농가의 만족도 역시 높아지면서 단순 보조 인력이 아닌 '핵심 인력'으로 인식이 전환되고 있다.
규모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영주시는 올해 상반기 약 300명의 로살레스시 근로자를 대상으로 사전 교육을 진행했다. 1차 교육을 마친 160명은 이미 3월 초부터 농가에 투입됐으며, 추가로 151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단일 지자체가 해외 협력 도시 인력을 체계적으로 교육해 운영하는 사례는 드물다.
특히 이번 사업은 노동력 공급을 넘어 지역 발전의 새로운 기회로 확장되고 있다. 영주시는 하반기 중 로살레스시에 컴퓨터 교실을 구축해 주민과 청소년에게 디지털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는 정보 격차 해소와 함께 현지 자립 기반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 교류 역시 중요한 축이다. 새마을운동과 태권도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 어린이들이 한국 문화를 경험하고, 두 지역 간 정서적 연결을 강화하는 교류도 함께 추진된다. 기술과 문화를 결합한 '확장형 새마을' 모델이 현실화되는 모습이다.
국가별 맞춤형 전략도 눈에 띈다. 라오스에서는 농업 중심 소득 증대형 사업을 추진하고, 필리핀에서는 문화와 디지털을 결합한 발전형 모델을 적용하는 등 지역 특성에 맞춘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
필리핀 로살레스시 계절근로자들이 입교식에 참석해 교육을 듣고 있다. /영주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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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시가 선택한 방향은 분명하다. '지원'이 아닌 '자립', '사업'이 아닌 '사람'이다. 일회성 원조를 넘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일회성 원조의 시대가 저무는 지금, 상생과 공유의 가치를 설계하는 영주시의 실험이 대한민국 지자체 국제 협력의 미래가 되고 있다.
t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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