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만 무스카트 술탄 카부스 항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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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각) 영국 더타임스와 로이터 등 주요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영국 왕립 해군(Royal Navy)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위해 다국적 연합체를 구성하는 논의를 진행 중이다. 작전 구상은 크게 2단계로 나뉜다. 먼저 자율형 기뢰탐지·제거 드론을 투입해 이란이 부설한 기뢰를 없애고, 이후 유·무인 함정을 동원해 상선을 호위하는 방식이다.
영국은 왕립해군 함정이나 보조함정을 자율 무인 체계를 지휘하는 모선으로 활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상황에 따라 구축함 투입도 배제하지 않을 전망이다.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은 로이터에 “영국 소속 자율형 대(對)기뢰 장비 일부를 이미 중동 해역에 전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국방참모총장 리처드 나이튼 경이 의장을 맡아 최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일본, 캐나다 같은 주요 동맹국 국방 수뇌부와 관련 작전을 협의했다. 참여국을 최대 30여 개국 정도로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 중이다.
영국 해군 45형 데어링급 방공 구축함 전함인 HMS 드래곤이 2026년 3월 10일 영국 남부 해안을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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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움직임은 즉각적인 군사 개입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 작전은 확전 양상인 교전 국면이 어느 정도 진정된 이후를 대비하는 사전 작업에 가깝다. 유럽 주요국 역시 전면적인 파병이나 무력 개입에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우리는 분쟁 당사자가 아니며, 따라서 현재 상황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거나 해방하는 작전에 결코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반면 영국은 미국과 함께 원자재 물동량 확보를 위해 조속한 해협 정상화가 우선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영국 내부에서는 최근 영국령 디에고 가르시아 미·영 공동기지를 향해 이란의 장거리 미사일이 날아온 뒤 중동 사태 개입에 대한 분위기가 달라졌다. 사거리가 약 4000㎞ 수준에 달했던 이 공격은 중동 충돌이 영국 후방 군사 기지까지 위협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기지 직접 타격에는 실패했지만, 영국인들에게 중동 전쟁이 더 이상 먼 지역 분쟁만은 아니라는 인식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영국 총리실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전화 통화를 가졌다. 양국 정상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 세계 에너지 시장 안정을 보장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데 동의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 핵심 길목인 만큼, 이 지역 봉쇄 장기화가 부를 경제적 타격을 사전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는 평가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군 기획 인력은 현재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가 있는 플로리다 로 보내져 해협 재개방 구상 수립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서방 안보 동맹 다국적 연합의 전면 재개방 압박에 맞서 이란은 조건부 통항 논리를 내세우며 주도권 사수에 나섰다. 이란 외무부는 22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국제해사기구(IMO)에 보낸 공식 문서에서 “이란에 대한 침략 행위에 가담하거나 지원하지 않고, 선언된 안전 및 보안 규정을 완전히 준수하는 한 비적대국 선박은 관계 당국과 조율하여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국적 연합이 주도하는 완전한 자유 항행 요구와 달리, 자국 승인과 통제를 거쳐야만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어 해협 통제력을 계속 쥐고 있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진우 기자(oj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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