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봉쇄에 항공유 2배↑
항공유 절약 위해 노선 축소하고 가격 인상
美·유럽 피해 적지만 장기화 시 버티기 어려워
전 세계 원유 수송량의 20%가 지나가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며 항공유 가격은 약 2배 뛰었다. 이에 항공사들은 요금과 유류 할증료를 인상하며 대응하고 있다. 에어프랑스와 KLM은 장거리 항공권 가격을 50유로(약 8만6784원) 인상했다. 인도의 에어인디아·인디고·아카사 에어, 홍콩의 캐세이퍼시픽도 할증료 인상을 발표했다. 지난 17일 대한항공 화물부문은 다음 달 1일부터 유류 할증료 정책에 긴급 조정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일(현지시간) 에미레이트 항공 비행기가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이륙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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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과 바로 인접한 중동에서는 안전상의 이유로 각국 정부가 공항을 폐쇄하거나 항공편을 제한하며 수만건의 항공편이 취소됐다.
항공데이터업체 OAG에 따르면 중동 최대 항공사인 에미레이트 항공은 이번 주 운행 편수를 2월 마지막 주 대비 40% 줄었다. 카타르 항공은 62%, 에티하드 항공은 50% 감소했다. 2월 마지막 주 중동 지역 운항 계획이 있었던 44개 항공사는 다음 달까지 모든 운항을 취소했다. 특히 에어인디아는 중동과 인도를 잇는 장거리 항공편 36편 가운데 16편을 전날 취소했다.
일부 아시아와 남태평양 지역 대형 항공사들은 중동 지역 항공사 수요를 흡수하며 오히려 실적이 개선되고 있으나, 급등하는 유류비와 수요 감소, 비행시간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항공기들이 전쟁 지역 상공을 우회하면서 연료 소비가 증가한 탓이다. 일부 지역에서는 항공유가 부족해 공항에서 항공유 배급제를 시행하는 상황까지 나타났다고 NYT는 전했다.
에어뉴질랜드는 항공유 절약을 위해 향후 두 달간 수요가 적은 노선을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 남방항공은 광저우와 호주 다윈을 잇는 주3회 직항 노선을 중단하고, 시드니를 경유하는 연결편으로 대체한다고 발표했다. 에어부산은 4월 다낭, 세부, 괌 노선 운항을 축소했고, 필리핀의 저가항공사 세부퍼시픽은 다음 달 중순부터 5개 노선을 중단하고 10개 노선의 운항 횟수를 줄일 계획이다.
반면 미국과 유럽 항공사들은 상대적으로 타격이 크지 않다. NYT는 많은 미국인은 여전히 높은 항공료를 감당할 여력이 있다고 전했다. 유럽 역시 수요가 강한 편이며, 대다수 항공사가 선물 계약 등 다양한 헤지 전략을 활용해 저렴한 가격에 항공유를 확보해놓은 상태다. 다만 전쟁이 수개월 지속될 경우 이들도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의 스콧 커비 CEO는 항공유 가격 상승을 반영해 항공권 가격이 최대 20% 인상될 수 있으며, 유가가 배럴당 175달러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서는 수요가 역사상 가장 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예약 수익 기준 상위 10주가 모두 최근 10주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아일랜드 저가 항공사인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리어리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위험에 잘 대비하고 있어서 큰 비용 증가를 예상하지 않는다"면서도 "전쟁이 6~9개월 지속되고 호르무즈 해협이 계속 봉쇄된다면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루프트한자 그룹의 카르스텐 슈포어 CEO는 승객 1인당 평균 이익이 약 10유로 수준으로 크지 않다며, 현재의 유류 헤지 계약이 만료되면 높은 유류비를 오래 버티기 어렵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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