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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5 (수)

    [사설] 보유세 활용 집값 잡기, 거래세 아우른 체계 전반 재설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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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이후 집값 잡기에 집중되는 분위기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를 인상하는 세제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고 운을 띄우자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바통을 이어받아 세계 주요 도시의 초고가 주택 보유세를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 세제 카드는 “핵폭탄 같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강조했던 이재명 대통령도 여기에 가세했다. 24일 새벽 SNS에 ‘선진국 주요 도시 보유세, 우리나라와 비교하면’이란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다. 보유세 개편 가능성에 대한 신호를 줘 다주택자들의 ‘버티기’를 차단하고 6·3 지방선거 이후에도 주택시장 안정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공유한 내용엔 미국 뉴욕(1%)과 일본 도쿄(1.7%), 중국 상하이(0.4~0.6%)의 보유세 실효세율이 한국(0.15%)보다 높다는 점이 담겨 있다. 한국 실효세율 0.15%는 부동산 자산 가치 총액에 부동산 세수 총액을 나눠 구한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0.33%)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하지만 한국은 부동산 자산 가치가 다른 비교 대상 국가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실효세율이 낮게 잡힌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실제 부동산세 부담을 측정하는 다른 지표인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 부담 비율을 살펴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보유세는 GDP 대비 0.93%로 집계됐다. 38개 회원국 평균인 0.94%와 비슷한 수준이다. 우리의 보유세는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로 나뉘어 있는데, 재산세 자체는 낮지만 종부세를 내는 주택을 대상으로 한 보유세 부담은 가볍지 않다. 최근 발표된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지난해 보다 약 19% 급등했다. ‘강남 3구’는 무려 24.7% 오르면서 이들 지역 아파트와 다주택자의 경우 보유세 부담이 50% 이상 높아진 곳이 속출한 실정이다.

    부동산 세금은 거래세도 한 축이다. 양도소득세, 취득세 등 집을 사고팔 때 내는 거래세는 우리가 선진국보다 높아 전체 부동산 세금이 결코 낮지 않다는 점도 봐야 한다. 한국은 부동산 거래 시 최대 3%의 취득세를 내야 하고, 팔 때는 최고세율 45%에 달하는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 반면 해외 주요 도시는 보유 단계에 세금이 집중되고 거래·처분 시 세부담은 상대적으로 가벼운 구조이다. GDP 대비 거래세수 비중은 한국이 1% 정도로 OECD 회원국 평균의 2배라는 통계도 있다.

    정부는 오는 7월 발표할 세법 개정안에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담는다. 보유세와 거래세, 그리고 한국적 부동산 시장의 특성을 모두 아우른 개편으로 국민 수용성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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