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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8 (토)

    코레일 5개 자회사 개편 '메스' 든 국토부…"무조건 통합은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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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코레일 자회사 5곳이 상업시설, 매표, 청소 등 동일 공간의 업무를 나눠 수행해온 이른바 '파편화' 구조에 대한 개편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역사 운영 등 현장 업무가 여러 자회사로 분산되면서 발생해온 중복 인력과 비용 낭비를 줄이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기능 조정과 통폐합을 포함한 다양한 개편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현장 노동자들과의 갈등 가능성이 변수로 지목되며, 원활한 합의 도출이 개편 성패를 가를 핵심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스핌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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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쪼개기 운영' 비효율 수술대 위로…6월부터 개편안 마련

    27일 관가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코레일 산하 5개 자회사에 대한 효율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코레일은 코레일유통, 코레일관광개발, 코레일네트웍스, 코레일테크, 코레일로지스 등 5개의 주요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 기관은 대부분 2003~2005년 코레일 출범 전후로 설립돼 철도 부대사업과 운영을 뒷받침해 왔다.

    코레일유통은 역사 내 스토리웨이 편의점과 광고 전광판 운영을, 코레일관광개발은 KTX·SRT 승무원 관리와 지역 연계 관광 상품 개발을 전담한다. 코레일네트웍스는 승차권 발매와 KTX 셔틀버스 운영을 하는 회사다. 코레일테크는 철도 시설물 유지보수와 청소 경비를, 코레일로지스는 철도 화물 연계 수송과 국제 운송 등 물류 중심 업무를 각각 맡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 같은 분절된 운영 구조가 비효율을 낳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돼 왔다. 역사 한 곳에서 상업시설, 승무, 매표, 청소를 4개 자회사가 각각 나눠 맡다 보니 불필요한 비용이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변화의 기류가 감지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토부 업무보고 자리에서 "이들 자회사가 마치 민영화를 염두에 두고 쪼개진 것처럼 보인다"며 "실제로 효율성을 높이고 있는지 그 적절성을 엄밀히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당시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전체적인 점검을 진행하겠다고 답변했다.

    이후 3개월이 지난 이달 초 홍지선 국토부 2차관 역시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통해 "기능이 중복되거나 비효율적으로 운영되는 코레일 자회사 사업은 최대한 효율적으로 통합을 진행해 나갈 것"이라며 개편 의지를 공식화했다.

    국토부 철도국은 한국교통연구원이 수행하는 연구 결과를 중심으로 5개 자회사의 운영 효율성 전반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 및 코레일과 코레일 자회사, 한국교통연구원 담당자와 자문위원 등이 참여한 '자회사 효율성 평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구체적인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본격적인 통합 논의는 연구가 마무리되는 오는 6월이 돼야 진행될 전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해당 연구를 통해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기능이 있는지 다각도로 들여다보고 있다"며 "자회사간 기능 조정과 통합 등 다양한 방안이 있어 통합에만 매몰돼 논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 통폐합 진통 어쩌나…'노사 소통'이 핵심 과제

    공기업 자회사 통폐합의 법적·제도적 근거는 기획재정부가 2022년 7월 발표한 '새정부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에 기반을 둔다. 조직 내에서 유사하거나 중복되는 기능을 수행할 경우 이를 통폐합하도록 규정한다. 고유 목적 사업과 연관성이 낮거나 민간 영역과 경합하는 비핵심 자회사는 매각 및 정리 대상으로 삼는다. 기재부 출자회사 관리 매뉴얼에 따라 모기업은 정기적으로 자회사의 기능 중복 여부와 유지 타당성을 입증해야 한다.

    정부 주도의 자회사 정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01년 기획예산처(현 기재부)는 대한주택공사(현 한국토지주태공사)의 한양목재와 한양공영, 한국통신(현 KT) 산하 한국통신엠닷컴 등이 당시 공공기관 자회사 청산 및 합병 대상으로 지목됐다.

    이들 자회사는 공공기관이 시장 상황이나 정책 필요성에 따라 일시적으로 민간기업 지분을 인수했던 사례다. 해당 기관의 설립 목적을 위해 필수적인 조직이 아니었기에 즉각적인 청산과 매각, 타 기업 흡수합병 절차를 밟은 바 있다.

    2023년 12월에는 한국수자원공사가 자회사 통합을 단행했다. 현장 업무 분절로 인한 비효율을 타개하기 위해 시설 경비·청소를 담당하던 '케이워터운영관리'와 친수 관광·문화 사업을 영위하던 '수자원환경산업진흥'을 하나의 법인으로 합병했다. 코레일로 비유하자면 코레일테크(청소·유지)와 코레일관광개발(관광·승무)을 합친 격이다.

    이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전혀 다른 성격의 업무를 수행하던 두 조직을 인위적으로 합치려다 보니 내부 이질감이 컸고, 노동자들은 임금 체계 통합에 따른 고용 불안과 근로 조건 악화를 크게 우려했다. 통폐합이라는 명분이 현장에는 사실상의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수자원공사는 흡수 합병된 수자원환경산업진흥 사장을 신규 통합 법인의 초대 수장으로 임명하며 조직 달래기에 나섰다. 소외될 수 있는 직원들의 박탈감을 최소화하고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내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합병 후 2년여가 흐른 이달 초에도 수자원공사 모·자회사 노사가 다 함께 모여 '공동 상생협력 선언'을 채택하는 등 조직 문화 융합은 여전히 중요한 숙제로 다뤄지고 있다.

    코레일 5개 자회사 통합의 성패 역시 근로자 반발 최소화 역시 노사 간 투명한 소통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차유미 한신대학교 교수는 "정부가 공공기관 자회사 운영 방향성에 대한 원칙을 명확히 재확인하고, 당초 세운 지침이 현장에서 왜곡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기반 조성과 감독·규제를 강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지선 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는 "모회사와 자회사, 그리고 노조 간의 심각한 정보 불균형이 상호 불신을 낳곤 한다"며 "자회사를 둘러싼 갈등 자체를 완화하기 위해서 '모·자회사 노사공동협의회'와 같은 공식적인 협의 기구를 활성화해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수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또한 유의미한 후속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현장 노동조합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에 집중하고 있다. 각 자회사 노조별로 상이한 입장과 요구사항을 청취하기 위해 현재까지 각 1회씩 협의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chulsoofrie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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