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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27 (금)

    "日, '전력반도체' 판 흔든다"...로옴·도시바·미쓰비시 통합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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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일본의 로옴과 도시바, 미쓰비시전기가 전기차(EV)와 데이터센터 등에 쓰이는 전력(파워) 반도체 사업 통합을 위한 협의에 돌입한다.

    이르면 27일 협의 개시를 공식 발표할 예정으로, 통합이 성사될 경우 단순 합산 기준 글로벌 시장 점유율 약 10%의 세계 2위 '전력반도체 연합'이 탄생하게 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현지 매체들은 "일본 정부가 주도해온 반도체 산업 재편이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고 전했다.

    ◆ "파편화의 한계 넘는다"...점유율 10%의 의미

    이번 통합 논의의 핵심은 일본 전력반도체 산업의 구조적 약점으로 지적돼 온 '규모의 경제' 문제를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시도다.

    그동안 일본 기업들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도 기업 간 분산 구조로 인해 대규모 투자 경쟁에서 밀려왔다. 시장 1위인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스(점유율 17%)와 2위 온세미(8.5%) 등과 비교하면 체급 차이가 뚜렷했다.

    3사 통합이 현실화되면 단숨에 2위권으로 올라서며,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대응할 수 있는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차세대 반도체 연구개발(R&D)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순위 상승이 아니라 '각자도생 체제의 종말'과 '연합 중심 산업 구조로의 전환'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이번 협상이 급진전된 배경에는 외부 변수와 정책적 압박이 동시에 작용했다.

    우선 토요타자동차 계열 대형 부품회사 덴소가 로옴에 인수 제안을 한 것이 촉매가 됐다. 로옴 입장에서는 특정 완성차 계열에 편입되기보다, 동종 업계와의 통합을 통해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규모를 키우는 선택지를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경제산업성의 역할도 컸다. 일본 정부는 2023년 이후 반도체 경쟁력 회복을 위해 업계 재편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으며, 보조금과 정책 방향을 통해 기업 간 협력을 유도해 왔다.

    특히 2025년 말 발표된 산업 전략에서 로옴과 도시바 협력을 명시한 점은 이번 3사 연합의 '설계도'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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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iC부터 산업용까지...'풀 라인업' 전략

    3사의 결합은 기술적으로도 상호 보완성이 뚜렷하다. 로옴은 전기차용 탄화규소(SiC) 전력반도체에 경쟁력이 있고, 도시바는 범용 실리콘 기반 제품과 폭넓은 고객 기반을 가지고 있다. 미쓰비시전기는 고전압·산업용 분야에 강점이 있다.

    이 조합이 완성되면 전기차,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철도·공장 등 거의 모든 전방 산업을 아우르는 '종합 전력반도체 기업'으로 진화할 수 있다.

    특히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효율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다양한 전압·용도에 대응 가능한 공급 능력은 핵심 경쟁 요소로 꼽힌다.

    다만 통합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큰 쟁점은 출자 비율과 경영 주도권이다. 세 기업 모두 각자의 핵심 사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지배구조를 둘러싼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생산 거점과 인력 재배치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내부 갈등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전력반도체 산업 특성상 설비 투자 규모가 크기 때문에 중복 설비 정리는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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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옴, 도시바, 미쓰비시전기 전력반도체 통합 협의 [사진=NHK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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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존을 건 재편"...일본 반도체의 시험대

    결국 이번 3사 통합 협의는 일본 전력반도체 산업이 생존을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전환했음을 보여준다.

    EV와 AI 데이터센터라는 두 축의 성장 시장이 동시에 열리는 상황에서, 일본이 다시 글로벌 주도권 경쟁에 복귀할 수 있을지 여부는 이번 통합의 성패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력반도체 세계 2위 연합'이 실제 탄생할지, 그리고 그 연합이 시장에서 의미 있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이번 협상은 일본 반도체 산업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goldendo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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