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 유원지 중고차 수출단지. 이창원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더쎈뉴스 / The CEN News 이창원 기자) 지난 21일 글로벌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화려한 컴백을 알렸다. 이날 열린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공연 현장에는 약 4~10만 명의 관객이 몰렸고, 넷플릭스 실시간·스트리밍 공연 시청자는 약 1840만 명을 넘어섰다. 가히 케이팝(K-팝)과 'K-팝 제왕'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한 성과였다.
이와 같은 K-팝과 K-드라마 등 엔터테인먼트·콘텐츠 산업을 필두로 한 K-웨이브(한류)는 대한민국 산업 전반의 모멘텀을 이끌고 있다.
자동차 시장도 마찬가지다. 한국무역협회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동차 수출액은 719억7000만 달러(한화 약 107조4800억 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 이후 미국 시장에서만 자동차 수출액이 45억9100만 달러(한화 약 6조8516억 원) 증발한 상황에서 이룬 쾌거다.
무엇보다 신차 수출의 경우 전년 대비 4% 감소한 반면, 중고차 수출은 75% 급증해 88억6000만 달러(한화 약 13조2271억 원)를 기록했고, 전체 자동차 수출에서 중고차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 7.2%에서 약 1.71배 증가(12.3%)했다. 이러한 수치들은 중고차 수출의 성장이 전체 자동차 수출 시장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방증이자 K-중고차 시장에 시선이 몰리고 있는 이유다.
K-중고차 시장의 성과는 우연한 결과가 아니다. 앞서 우리나라의 중고차 수출은 지난 2015년부터 증가 추세를 지속하고 있고, 2022년 40만 대(30억 달러, 한화 약 4조 원)를 돌파한 바 있다. 2010년 중고차 수출이 약 540만 대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했을 때 K-중고차 시장은 약 10년 만에 비약적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은 2024년에도 이어져 K-중고차 수출액은 47억4000만 달러(한화 약 7조1105억 원)을 기록했고, 중동·아프리카·중앙아시아 등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글로벌 주요 중고차 수출국으로의 입지를 견고히 다져가고 있다.
2024년 기준 K-중고차 수출량은 리비아 12만1000대, 키르기스스탄 7만2000대 등이었고, 키르기스스탄에 대한 수출액은 14억9000만 달러(한화 약 2조2344억 원)로 31.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연구원(KATECH) 정준하·맹진규 연구원은 '중고차 수출시장의 부상과 전략적 대응의 필요성' 보고서에서 "글로벌 중고차 시장은 신흥국의 경제성장에 힘입어 중장기적인 성장 흐름을 형성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무역 규모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글로벌 중고차 시장에서 '전통의 강자'인 일본과 신에너지차(NEV)를 필두로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등 국가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품질인증 시스템 등 소프트웨어(SW)와 수출복합단지 등 하드웨어(HW)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 숙원사업 '복합단지 개발' 성사되나…국회 입법 여부 관건
현장의 목소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27일 중고차 수출 시장의 '메카'로 일컬어지는 인천시 연수구 송도유원지 중고차 수출단지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수출 전진기지 개발 운영 효율성·체계화 제고를 위한 법·제도적 지원 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우선 중고차 시장의 야드(yard) 문제는 업계의 오랜 숙제다. 야드는 중고차가 해외로 선적되기 전 보관되는 장소로 수많은 무역업체가 모여 물동량을 처리하는 거점이자 해외 바이어들이 방문해 차량을 확인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시장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송도 중고차 수출단지가 중고차 수출시장에서 약 절반 수준의 수출량을 차지하고 있는 이유도 국내 약 70% 이상의 중고차 물량을 수출하고 있는 인천항과 근접한 송도유원지 부지가 야드 문제를 해결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야드는 주차장 용도로만 사용 허가를 받아 확보돼 있고, 수출 산업으로서의 명확한 규정이 부재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때문에 부지 확보가 불안정한 상황인 만큼 관련 업체들은 장기적인 사업 계획이나 시설 투자를 단행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아울러 인천 지역의 경우 현재 중고차 수출업체들이 야드로 이용 중인 송도유원지 부지를 제외하고는 다른 현실성 있는 대안도 없는 상황이다.
송도유원지 부지에서 중고차 수출업체를 운영 중인 임대영 제일무역상사 대표는 "야드가 안정적이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지금의 부지에서 안정적인 자리만 확보해준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며 "현재는 합법적으로 야드를 주차장 용도로만 사용을 할 수 있고, 지자체 등에서는 주차장으로 허가를 내주는 것마저도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라고 했다.
이어 "부지가 안정적으로 보장된다면 부지 내 도로를 개선하고, 사무실도 깨끗하게 조성하겠지만 언제, 어떻게 나갈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는 쉽사리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면서, "필요한 야드의 규모도 크고, 수출 규모도 점점 더 확대되고 있는 산업인 만큼 정부·지자체 등의 관심과 적극적인 해결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도유원지 중고차 수출단지에서 야드 운영을 비롯한 중고차 수출 토탈(total) 인프라 사업을 하고 있는 윤종돈 프로펙트 대표도 "1990년 당시 중고차 수출 전진기지가 부재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업체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업을 시작했고, 지금은 약 12만 평 부지에 860개 업체를 관리·운영 중"이라며 "법적·물리적으로 안정적인 부지에서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갖춰 수출단지를 만드는 것이 희망사항이다. 현재 수출단지의 환경이 열악할 뿐, 상품은 최상인 만큼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했다.
윤 대표는 "지난해 4월 허종식 의원이 대표 발의한 '자동차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에 중고차 수출업 등록제 전환, 중고차 수출업 복합단지 개발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심사 등 절차들이 신속하게 진행돼 꼭 본회의를 통과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나 지자체의 정책·규제 방향 설정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가 충실히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사업자에게도 부가세 환급 혜택이 동일하게 적용되면서, 생활비 수준이 낮은 외국인들이 마진을 낮게 책정해 국내 사업자들이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고 했다. 또한 그는 "규제 당국이 투명한 거래를 위해 통장 거래를 유도하고 있지만, 실제 외국인 바이어들은 은행에서 통장 개설이 거부돼 현금이나 코인 거래를 할 수밖에 없는 모순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역차별이나 금융 거래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규제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쎈뉴스 / The CEN News) 이창원 기자 mediaeco@naver.com
<저작권자 Copyright ⓒ 더쎈뉴스(The CEN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