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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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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거짓 정보가 HPV 백신 접종률 떨어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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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리포트 한림대강남성심병원 박성택 교수팀




자궁경부암은 백신으로 예방 가능한 유일한 암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해부터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에 대한 백신이 국가예방접종사업에 포함돼 만 12세 여성 청소년은 무료로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매년 백신 접종률이 50~60%에 그친다.

이런 가운데 HPV 백신 접종이 보호자의 ‘정보량’에 좌우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박성택 교수팀이 2015~2016년 HPV 백신 접종 대상자인 9~14세 여성 청소년의 보호자 1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보호자 10명 중 7명(99명)은 HPV 백신 접종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나머지는 백신에 부정적이었고 자녀에게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이유로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49%)가 가장 많았고 ‘HPV에 대해 알지 못해서’(44%), ‘자녀가 위험군에 속하지 않다고 알고 있어서’(3.7%)가 뒤를 이었다. 보호자의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예방접종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했다.

교육 수준 높은 보호자가 더 부정적

하지만 교육 수준이 높아도 ▶HPV에 대한 지식이 많고 ▶자궁경부암과 HPV의 관련성을 정확히 알고 있을수록 예방접종을 긍정적으로 인식했다. 설문조사에서 HPV 감염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66명 중 55명(83%)이 예방접종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HPV가 자궁경부암의 원인이라는 점을 알고 있는 경우에는 백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90%에 달했다. 연구를 진행한 박성택 교수는 “교육 수준이 높은 보호자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SNS 등에서 백신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곳에서 얻는 정보는 대개 부작용과 관련된 것이 많아 부정적 인식을 갖기 쉽다”고 분석했다.

HPV 백신에 대한 부작용 우려는 2013년 일본에서 HPV 백신을 맞은 뒤 마비 증상이 나타났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촉발됐다. 하지만 일본 보건당국의 조사에서 “마비 증상과 백신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났다. 우리나라 역시 국가예방접종 도입 이후 사망·장애 등 중증 이상반응 신고는 아직 단 한 건도 접수되지 않았다. 경미한 이상 반응도 10만 명당 7.3명으로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박 교수는 “HPV 백신의 부작용 위험은 독감 백신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국민이 백신을 포함해 약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정부와 전문가 집단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해당 논문은 대한의학회가 발행하는 SCI급 학술지 ‘대한의학회지’에 실렸다. 관련 내용은 최근 열린 아시아·오세아니아 생식기 감염 및 종양 연구기구 학술대회(AOGIN)에서 최우수 포스터상을 수상했다.

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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