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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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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심한 코골이, 잦은 편도염 또 다른 해답 ‘피타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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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칼럼

중앙일보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지원 교수


주부 L씨(32)는 아들 A군(5) 때문에 고민이었다고 했다. A군이 2~3세 때부터 늘 입을 벌리고 자거나 심하게 코를 골고 가끔 숨을 멈추는 듯했기 때문이다. 밤에 깊이 못 자니 집중을 잘 못했다. 게다가 환절기나 겨울엔 항상 목감기와 편도염을 달고 살았다. 미세먼지가 많은 날 야외 활동을 하고 오면 편도염이 더 자주 생겼다. 주변에서 수술을 권했지만 아이가 수술 후 통증을 견딜 수 있을지 겁이 났다고 했다. L씨에게 ‘피타(PITA) 수술법’에 대해 설명했고 A군은 곧 이 수술법으로 편도·아데노이드 수술을 받았다. A군은 수술 다음 날부터 통증이 별로 없다고 했다. 코골이도 없어져 가족의 수면의 질까지 향상됐다.

편도는 입안과 식도 사이 구인두에 위치하는 림프 조직이다. 출생 시에는 크기가 매우 작지만 1~4세까지 면역 작용이 증가하면서 점차 커져 사춘기까지 편도·아데노이드 비대가 진행될 수 있다. 편도·아데노이드 비대가 심하면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수 있다. 결국 수면 장애를 유발해 낮 활동에 지장을 주고 집중력 장애 등의 문제로 이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만 4~12세 소아 중 10% 정도가 편도·아데노이드 비대로 코를 골고 이 중 4%는 수면무호흡증도 갖고 있다. 코를 골지 않아도 잘 때 입을 벌리거나 식은땀을 흘리는 경우, 숙면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수면무호흡증을 의심하고 전문의의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

편도·아데노이드 비대증의 기본 치료는 ‘절제술’이다. 편도선을 완전히 절제하는 기존의 수술은 수술 후 출혈 가능성이 높고 통증이 심했다. 편도의 피막까지 모두 잘라 주위 근육이 손상되고 이로 인해 수술 후 1~2주가 지나야 정상적으로 식사가 가능했다. 반면 피타 수술은 기존 수술에 비해 절제 부위를 최소화했다.

피타 수술은 ‘전동식 피막 내 편도 및 아데노이드 절제술’을 뜻한다. 미세 절제 흡인기와 내시경을 이용해 편도와 아데노이드의 비대한 부분만 자른 뒤 피막 일부는 남긴다. 수술 시 출혈과 수술 후 통증을 획기적으로 줄여 ‘무통편도수술’이라고도 부른다.

소아는 편도와 아데노이드가 커진 것이 가장 문제다. 그래서 돌출된 편도 조직과 아데노이드만 피타 수술로 제거하면 통증과 출혈을 크게 줄이면서 증상은 똑같이 개선할 수 있다. 회복 속도도 빨라 수술 약 3일 후부터 정상적인 식사가 가능하다.

하지만 편도 수술이 필요한 모든 환자가 피타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편도염을 자주 앓은 성인은 피타 수술 후 일부 편도 조직이 남아 편도염이 재발할 수 있어서다. 이럴 땐 편도선을 완전히 제거하는 기존의 방식이 유리하다. 아직 어린 자녀의 잦은 편도염과 코골이·수면무호흡증이 고민이라면, 또 수술 후 합병증과 통증 때문에 기존 수술이 망설여졌다면 피타 수술이 해답일 수 있다.

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김지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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