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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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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막힌 숨길 청소해 폐 면역력 높인다…증상 개선하는 복합 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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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남선 원장이 개발한 복합 한약은 폐와 심장을 동시에 치료해 폐만 단독으로 치료할 때보다 신체 회복 속도가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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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 길이 있다 호흡기 치료


미세먼지·매연 등으로 나날이 나빠지는 공기는 폐 건강을 위협한다. 코·기관지·폐로 이어지는 호흡기를 끊임없이 자극해 콧물을 흘리고 기침을 한다. 냉방으로 실내·외 온도 차가 큰 여름에는 더 주의해야 한다. 한의학에서는 폐 면역력을 키우는 처방으로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천식 같은 호흡기 질환을 치료한다. 하나의 증상만 치료하지 않고 호흡기 전반에 나타나는 증상을 포괄적으로 살핀다. 호흡기 증상을 완화해 삶의 질을 개선하는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의 치료법이다.

코 호흡은 폐 건강의 시작이다. 한방에서는 코로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어야 생명 에너지인 기(氣)가 폐에 쌓인다고 본다. 폐는 기를 생산·저장하는 창고다. 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은 “코가 막혀 호흡이 원활하지 않으면 폐까지 병들기 쉽다”고 말했다. 오염된 공기와 바이러스·세균이 코에서 걸러지지 않고 입을 통해 그대로 기관지와 폐까지 들어간다. 염증이 쌓이면서 폐가 손상되고 기관지는 좁아진다. 호흡기 전체가 서서히 병들어 어느 순간 숨 쉬는 게 어려워진다. 더 악화하면 폐가 사막처럼 황폐해져 호흡 기능이 멈춰버린다.

40여 년 임상 경험 토대로 치료법 개발


한방 호흡기 치료는 폐 면역력을 회복하는 데 집중한다. 영동한의원에서는 폐를 보강하는 다양한 한약재를 섞어 약효를 극대화한 복합 한약(김씨녹용영동탕+김씨공심단)으로 호흡기 질환을 치료한다. 기침·가래·코막힘·호흡곤란 같은 호흡기에 나타나는 증상을 동시에 다스려 폐활량을 늘려준다. 김남선 원장이 40여 년의 임상 경험을 토대로 개발한 한방 호흡기 치료법이다.

김씨녹용영동탕은 호흡기 증상을 완화하는 처방인 소청룡탕(小靑龍湯)을 기본으로 한다. 중국 한의학서인 『상한론』에 기술돼 2000년 이상 사용돼왔다. 김 원장은 여기에 신이화·녹용·녹각교·길경·금은화·유근피·홍화자·속단 등 35가지 한약재를 추가해 약효를 높였다.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약재는 백목련 꽃망울을 말린 신이화다. 호흡기 염증을 가라앉혀 코에서 폐로 이어지는 숨길을 열어준다. 녹용·녹각교는 판토크린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피를 만드는 조혈 작용이 뛰어나다. 새싹을 심듯 폐포를 튼튼하게 재생시킨다. 사포닌이 풍부한 길경은 잦은 기침으로 아픈 목의 통증을 줄여준다. 염증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이리도이드 성분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금은화는 폐 면역력 증강을 돕는다. 유근피는 콧물·가래를 삭혀 없애 폐를 깨끗하게 만들고, 홍화자는 폐의 점액 순환을 도와 폐를 활성화한다.

김씨공심단은 심장 기능을 보완한다. 폐가 약해지면서 깨진 오장육부의 균형을 맞춰준다. 폐 면역력 회복을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심혈관을 강화하는 한약재인 사향·침향·우황·산수유·당귀 등의 한약재를 가감해 약효를 높였다. 강심·보심 효과가 뛰어난 사향은 호르몬 분비를 촉진해 신진대사를 활성화한다. 폐·심장·간·비장·신장은 음양오행의 질서에 따라 긴밀하게 영향력을 주고받는다. 어느 한 부분이 부족하거나 과하면 도미노처럼 연쇄적으로 탈이 난다. 폐 다음은 바로 옆에 있는 심장이다. 폐에서 만들어진 기를 심장으로 전달하지 못한다. 결국 심장이 온몸으로 기를 원활하게 순환시키지 못해 체력이 떨어지고 피로감에 시달린다. 폐 면역력을 높이려면 심장 기능을 보강해야 하는 이유다.

폐·심장 동시에 치료해 회복 속도 빨라


복합 한약의 치료 효과는 네 가지다.

첫째는 청폐 작용이다. 기침·가래가 잦을수록 폐 기능은 더 빠르게 악화한다는 점에 착안했다. 복합 한약은 코·목·폐 등 호흡기 곳곳에 쌓인 염증을 제거한다. 숨길을 깨끗하게 청소해 폐 기능이 더 나빠지지 않도록 한다. 막혔던 코가 뚫리면서 입으로 호흡하는 습관도 고칠 수 있다. 둘째는 신체 재생력 회복이다. 좁아진 기관지는 넓혀주고 병든 폐포는 새로운 조직으로 대체한다. 약해진 폐와 심장이 본래의 기능을 되찾는다. 궁극적으로는 폐 면역력을 증강시켜 증상이 재발하는 것을 막는다.

셋째는 삶의 질 개선이다. 폐가 약해지면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일상은 괴롭다. 호흡이 서서히 얕아지면서 산책·식사·목욕 같은 일상생활조차 힘들어한다. 복합 한약으로 폐활량이 늘면 자연스럽게 호흡이 편안해지면서 일상생활이 수월해진다. 넷째는 치료기간 단축이다. 김남선 원장은 “폐와 심장을 동시에 치료하면 신체 회복 속도가 폐만 단독으로 치료할 때보다 두 배가량 더 빠르다”고 말했다. 폐·호흡기 한약인 김씨녹용영동탕만 복용하면 치료기간이 1년가량 소요되지만 복합 한약은 이 기간을 6~7개월로 줄인다.

세계통합의학계에서도 복합 한약의 호흡기 증상 개선 효과에 주목한다. 영동한의원은 COPD를 앓고 있으면서 심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7개월 동안 복합 한약을 처방한 뒤 호흡기 증상에 대한 주관적 증상 호전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증상이 완전히 없어졌을 때를 10점으로 했을 때 ▶무기력감 9.4점 ▶기침 8.6점 ▶호흡곤란 7.7점 ▶가슴 통증 5점 으로 개선됐다. 또 복합 한약으로 COPD를 두 달 동안 치료한 결과 폐 기능이 45%에서 80%로 회복된 사례도 있다. 김 원장은 이 같은 내용의 증례를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일본 오사카에서 진행된 일본동양의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TIP 복합 한약에 든 한약재와 효능
중앙일보

신이화

백목련 꽃망울 콧물·가래로 꽉 막힌 곳을 뚫어줌

중앙일보

녹용

사슴의 뿔 양기와 혈의 생성을 도와 폐 기능 회복을 도움

중앙일보

금은화

인동덩굴의 꽃 호흡기 염증을 제거해 폐 면역력을 키워줌

중앙일보

길경

도라지 뿌리 기침으로 숨이 찬 증상을 줄여 목 통증을 없애줌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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