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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이슈 [연재] 매일경제 'MK포커스'

[MK포커스] 월드컵이 열린 해, 프로야구는 무슨 일이 있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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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이 개막했다.

15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개최국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개막전인 조별리그 A조 1차전은 러시아의 5-0 승리로 끝났다.

한국은 스웨덴 멕시코 독일과 F조에 속해 있다. 오는 18일 스웨덴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갖는다.

4년 주기인 월드컵이 열리는 해, 프로야구에도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공교롭게도 굵직굵직하거나 인상적인 일들도 많았다.

프로야구는 월드컵이 열렸던 1982년 출범했다. 당시 월드컵은 스페인에서 열렸는데, 한국은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1954 스위스월드컵에서 첫 출전한 한국은 1986멕시코월드컵부터 이번 러시아월드컵까지 9회 연속 월드컵본선에 진출하고 있다. 1986 멕시코월드컵부터 프로야구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정리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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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출범해 최고 인기를 구가하는 프로스포츠로 자리잡은 프로야구. 공교롭게도 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은 스페인월드컵이 열린 해였다. 사진=MK스포츠 DB


▲ 1986 멕시코월드컵, 그리고 1986 프로야구

빙그레 이글스가 창단해 7개 구단 체제가 열린 첫 시즌이었다. 지금이야 신생 구단이 1년 2군리그를 거쳐 1군에 올라오지만, 당시에는 창단 후 곧바로 1군에 진입했다.

또 처음으로 플레이오프 제도가 도입해 해이기도 하다. 직전 시즌 삼성 라이온즈가 전·후기 모두 1위를 차지함에 따라 한국시리즈가 열리지 않게 되자 KBO는 1986시즌부터 규정을 바꾸어 플레이오프 제도를 도입했다. 전·후기 1위 팀과 2위 팀이 서로 플레이오프를 치러서 승리한 팀이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방식으로 하되, 한 팀이 전·후기 모두 2위 안에 들면 그 팀은 한국시리즈에 부전승으로 진출하고, 전·후기 중 한 번만 2위 안에 든 2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러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고 두 팀이 전·후기 모두 2위 안에 들면 플레이오프를 생략하고 그 두 팀이 한국시리즈를 치르게 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 규정에 따라 전·후기 모두 2위를 차지한 해태는 부전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전기 1위를 차지한 삼성과 후기 1위를 차지한 OB가 플레이오프를 치러 승리한 삼성이 한국시리즈에서 해태를 상대하게 됐다. 해태가 삼성을 꺾고 두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해태왕조의 서막을 알린 해이기도 하다. 해태는 이 시즌부터 1989시즌까지 4년 연속 한국시리즈 패권을 차지했다.

▲ 1990 이탈리아월드컵, 그리고 1990 프로야구

럭키금성그룹(현 LG그룹)이 MBC청룡을 인수해 LG트윈스로 간판을 바꿨다. 팀은 여전히 7개 구단체제였다. 이듬해인 1991년부터 신생팀 쌍방울 레이더스가 합류할 예정이라, 7개 구단 체제로 치른 마지막 시즌이었다. 프로야구 플레이오프제도는 1989년부터 전후기리그 방식을 폐지하고, 현행 방식이 도입됐다.

시즌 초반 최하위로 머물렀던 LG가 여름부터 치고 올라가면서 창단팀(신생이 아니라 인수 사례까지 포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또 삼성이 정규 시즌에서 4위를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3위인 빙그레와 2위인 해태를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1989년 플레이오프 제도 변경 이후 4위팀이 한국시리즈에 오른 첫 사례다.

한국시리즈의 패권은 LG가 차지했다. LG는 KBO 리그최초로 새로 창단된 팀이 그 해에 정규리그·한국시리즈를 통합 우승하는 최초 기록을 세웠다. 또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한 해태의 5연패를 막게 됐다.

▲ 1994 미국월드컵, 그리고 1994 프로야구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 강한 LG라는 공식이 성립한 해다. LG는 유지현 서용빈 김재현 신인을 앞세워 시즌 초부터 신바람을 일으켰다. 1992년 부임한 이광환 감독의 자율야구의 위력이 발휘한 해이기도 하다. 시즌 초부터 선두를 질주한 LG는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LG의 한국시리즈 파트너는 인천을 연고로 한 태평양 돌핀스. 사상 최초로 한국시리즈가 지하철시리즈로 열렸다. 최초의 수도권 구단 맞대결이기도 했다. 하지만 시리즈는 싱거웠다. 잠실에서 열린 1차전에서 LG선발 이상훈과 태평양 선발 김홍집의 좌완 선발 호투 맞대결로 양 팀 모두 침묵을 깨지 못하면서 연장전에 돌입했는데, LG대타 김선진이 김홍집을 상대로 끝내기 홈런을 때리면서 LG가 손쉽게 주도권을 가져갔다. LG의 마지막 우승 해이기도 하다.

▲ 1998 프랑스월드컵, 그리고 1998 프로야구

1997년 IMF사태(외환위기) 이후 첫 열린 시즌이었다. 막내구단 쌍방울과 영원할 것 같았던 강자 해태의 재정 상태가 본격적으로 악화된 해이기도 하다. 외국인 선수 제도가 처음 도입된 시즌이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선발 투수 예고제가 이 시즌부터 처음으로 시행됐다. 그리고 스폰서가 처음으로 도입된 시즌이기도 하여 올스타전에는 코카콜라가, 포스트시즌에는 현대자동차 아토스가 스폰서로 되었다.

1996년 태평양을 인수한 현대 유니콘스가 인천 연고 구단 최초로 통합우승(정규리그·한국시리즈)을 차지한 시즌이었다. 현대는 IMF에도 불구하고 어마어마한 자금력을 앞세웠다. 쌍방울에서 박경완, 롯데에서 전준호, LG에서 박종호 등을 트레이드 하면서 돈대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이에 자극받은 재계 라이벌 삼성도 김상진(OB), 김기태 김현욱(이상 쌍방울), 임창용(해태)을 현금 트레이드로 영입하면서 정규리그 2위에 올랐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는 현대와 정규리그 3위팀인 LG의 맞대결로 치러졌다. 1994년과 마찬가지인 지하철시리즈다.LG는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을 꺾고 전년도(1997년)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물론 승자는 4년 전과 달랐다.

▲ 2002 한일월드컵, 그리고 2002 프로야구

한국에서 최초로 열린 월드컵이라 한국전이 열리는 날은 프로야구도 쉬었다. 삼성이 처음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해다. 김응용 감독이 이끄는 82승4무47패로 정규리그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직행이었다. 하지만 직전해(2001년)는 준플레이오프부터 거쳐 올라온 정규리그 3위팀 두산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이해도 양상은 비슷했다. 정규리그를 4위로 마친 LG가 무서운 기세로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쳐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역대 한국시리즈 중 명승부로 꼽힌 시리즈였다. 최종 결과는 4승2패로 삼성의 우승이었다. 이해 11월 10일 열린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삼성 마해영은 한국시리즈 사상 첫 번째로 끝내기 홈런을 기록했다. 당시 LG투수는 최원호. 준우승을 차지한 LG도 고관절 부상을 당한 김재현의 대타 적시타, 갈깃머리를 휘날리며 투구하는 이상훈 등이 투혼의 상징으로 남았다.

월드컵이 열리는 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는 LG징크스가 마지막이었던 시즌이기도 했다.

▲ 2006 독일월드컵, 그리고 2006 프로야구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삼성의 2년 연속 통합우승으로 끝난 해였다. 2006시즌은 괴물 루키 류현진(LA다저스)의 등장이 프로야구를 뒤흔든 해였다. 류현진은 투수 부문 3관왕을 달성하면서 프로야구 최초로 정규시즌 신인왕과 최우수선수상(MVP)을 동시에 획득했다.

삼성 오승환이 시즌 47세이브로 KBO리그 한 시즌 최다세이브 기록을 갈아치웠고, 역시 삼성 양준혁은 프로야구 최초로 14년 연속 세 자리수 안타를 기록하였다. 류현진은 탈삼진 204개로 신인 최다 탈삼진을 기록하였다.

한국시리즈는 정규리그 우승팀인 삼성과 정규리그 3위팀인 한화의 맞대결이었다. 한화는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2위팀 현대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하지만 당시 삼성은 강했다. 4승1무1패로 한국시리즈 2연패를 손쉽게 거뒀다.

▲ 2010 남아공월드컵, 그리고 2010 프로야구

2009년 메인스폰서를 잡지 못했던 서울 히어로즈가 넥센타이어를 메인스폰서로 삼아서, 넥센 히어로즈로 나선 첫 시즌이다. 스피드업이 강조된 첫 해이기도 하다. 12초룰이 엄격 적용됐다. 광저우아시안게임으로 3월에 개막한 시즌이기도 하다.

2010시즌은 SK왕조가 이어졌다. SK는 84승2무47패로 정규리그를 우승,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시리즈 파트너는 삼성이었다. 이후 3년 연속 두 팀은 한국시리즈 맞대결을 펼쳤다. 한국시리즈는 허무하게 4승 무패 SK우승으로 끝났다. 한국시리즈 후 삼성은 계약기간이 남아있던 선동열 감독이 물러나고, 류중일 감독이 부임했다.

▲ 2014 브라질월드컵, 그리고 2014 프로야구

9구단 체제의 마지막 해였다. KBO리그는 2013년 NC다이노스가 1군에 진입하면서 22년 만에 9구단 체제로 리그가 확장됐다. 2015시즌부터는 kt위즈의 합류로 10구단 체제를 앞두고 있었다. 또 외국인선수가 팀 당 1명씩 늘어난 시즌이었다. 이에 현재 굳어진 외국인 투수 2명, 외국인 타자 1명이 시작된 시즌이다.

2011시즌부터 통합우승을 차지한 삼성이 4년 연속 통합우승에 성공한 시즌이기도 하다. 하지만 삼성은 이듬해 정규리그 우승에도 불구하고 한국시리즈에서는 두산에 패퇴하며 5년 연속 통합우승에는 실패했다.

막내구단 NC가 1군 진입 2년 만에 정규리그 3위로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LG는 김기태 감독의 자진사퇴 등 소용돌이 속에서 양상문 감독 부임 후 팀이 안정을 찾아 4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는 NC를 누르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하지만 정규리그 2위팀 넥센은 박병호-강정호로 이어지는 막강 타선을 앞세워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롯데는 시즌 후 CCTV사찰건 폭로로 사장과 단장이 모두 물러나는 내홍을 겪었다.

jcan1231@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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