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적으로 남자 어른의 키는 여자보다 크다. 그런데 돌아보면 어릴 때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 저학년 무렵만 해도 여자 아이들은 키가 쑥쑥 자라는 것 같고 조금씩 숙녀 티도 나는데 남자 아이들은 아직 대부분 아기 같아 보인다.

왜 나이가 어릴 때는 여자 아이가 남자 아이보다 더 빨리 키가 크는 것일까.

인간의 생애 주기에는 두 번의 급성장기가 있다. 이 중 두 번째 시기가 바로 ‘사춘기’다. 성별에 따라 혹은 유전·환경적 영향에 따라 개인마다 키 성장에 차이가 나타나기 시작하는 시기다. 같은 성별이라도 사춘기가 얼마나 빨리 시작하는지, 사춘기 중 키가 가장 많이 크는 시기인 ‘신장 최대 속도(PHV)’가 얼마나 빨리 오는지, 이 시기에 얼마나 많이 크는지에 따라 최종 신장이 달라지게 된다.

그럼 남자와 여자의 사춘기는 어떻게 다를까.

일반적으로 여자는 만9~10세쯤 유방 발육과 함께 사춘기가 시작된다. 성장 속도가 증가하기 시작해 만 12세쯤 신장 최대 속도 시기가 오게 된다. 이때 평균적으로 연 8~9㎝가량 성장하고, 곧 ‘체중 최대 속도(PWV)’ 시기가 오면서 만 12세6개월~13세에 첫 생리를 시작한다. 가슴이 발달하면서 사춘기가 시작되고 키가 쑥 큰 뒤 체중이 늘면서 생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처음 생리가 나오기 6개월 전부터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높은 농도의 여성호르몬(에스트로겐)이 분비되면서 뼈의 성숙을 촉진해 성장판이 닫히게 된다. 그래서 일반적으로는 생리 시작 후 2년 정도면 긴 뼈의 성장이 거의 종료된다. 초경 후 최종적으로 성인까지 개인마다 1~12㎝ 정도 더 크지만 대부분은 약 2~3㎝ 더 크는 데 그친다.

남자는 여자에 비해 1년 정도 늦게 사춘기가 시작된다. 사춘기 시작 후에도 한동안 성장 속도가 느리게 유지된다. 여자는 키가 먼저 크고 나중에 체중이 늘지만, 남자는 체중이 먼저 늘면서 키가 같이 큰다. 남자의 경우 만 10세쯤 사춘기가 시작되면 2년 정도는 사춘기 전 상태와 비슷한 속도로 키가 연간 5~6㎝씩 자라게 된다. 만 12세 이후 성장 속도가 빨라지면서 만 14세에는 신장 최대 속도가 오고, 이때 연간 10~11㎝씩 성장한다.

결론적으로 성인 남자가 여자보다 더 큰 이유는 신장 최대 속도 시기에 여자는 연 8~9㎝, 그리고 남자는 10~11㎝씩 자라면서 남자가 연간 2㎝ 이상씩 더 크지만 남자는 성장판이 늦게 닫히기 때문에 키가 크는 기간이 더 길어 최종적으로 키가 더 크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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