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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경기둔화로 직장 잃고, 최저임금으로 자영업 실패"…40대 일자리 14만개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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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 경제의 허리를 떠받치고 있는 40대 일자리가 1년 만에 14만7000개 없어졌다. 전년 대비 감소폭이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시절 직후인 1998년 8월(-15만2000명) 이후 근 20년 만에 최고치였다.

특히 각 가구의 ‘가장’인 40대 남성 일자리가 대폭 없어졌다. 지난달 40대 남성 일자리는 전년 대비 9만2000명 감소했다. 감소폭이 지난 1991년 12월(-14만3000명) 이후 26년 7개월 만에 가장 컸다.

조선비즈

연합뉴스



◇ 7월 40대男 일자리 감소 26년 7개월 만에 최고…"제조업 침체와 최저임금 인상 탓"

통계청이 17일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40대 일자리가 다른 연령에 비해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연령계층별 취업자수 증감폭은 10대(15~19세) -5만7000명, 20대(20~29세) 9000명, 30대(30~39세) -9만1000명, 40대(40~49세) -14만7000명, 50대(50~59세) 4만명, 60세 이상 25만1000명 등이다.

40대 남성 취업자수 감소엔 제조업 침체 등 경기 둔화와 최저임금 인상 여파가 동시에 영향을 주고 있다. 40대 남성들이 일할 수 있는 제조업 일자리는 자동차와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전년 대비 12만7000명 줄면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특히 40대 남성들은 제조업과 건설업 경기 둔화에 따른 임시·일용직 고용 감소에 직격탄을 맞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2017년 8월 조사한 ‘근로형태별 부가조사’에 따르면 40대 남성 임금 근로자의 18.6%는 비정규직이며, 10.52%는 한시적 일자리에 근무하고 있다. 약 30%가 임시직인 것이다. 반면 지난달 임시직과 일용직 취업자수는 전년 대비 각각 10만8000명, 12만4000명 감소했다.

직장에서 일자리를 잃은 40대 남성들은 자영업에서도 최저임금 인상 탓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통계청은 전체 도소매업 일자리의 가장 많은 비중을 40대가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도소매·숙박 음식점업 일자리는 지난 7월 전년 대비 8만개 줄면서 감소폭이 전달(-3만1000개)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도소매·숙박 음식점업 일자리는 지난해 12월 부터 8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하고 있다.

조선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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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대女 일자리도 6개월 연속 만명대 감소

40대 가장들의 실직으로 40대 ‘엄마’들도 생활 전선으로 내몰리고 있다. 그러나 40대 여성 일자리도 최저임금 인상 탓으로 부업을 구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달 40대 여성 일자리도 전년 대비 5만5000명 줄었다. 올해 1월까지 전년 대비 천명대 감소폭을 보였던 40대 여성 일자리는 2월부터 6개월 연속 만명대 감소를 보이고 있다.

도소매·숙박 음식점업 일자리 감소가 40대 여성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학습지 교사와 학원 강사 등의 일자리가 있는 교육 서비스업도 올해 1월 전년 대비 6만7000명 감소한 후 지난 7월 7만8000명으로 감소폭이 다소 확대된 상태다.

통계청에 따르면 의복·모피와 관련된 제조업의 여성 취업자수도 지난 6월 부터 2개월 연속 큰 폭으로 줄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조업 공장에서 여성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40대 일자리는 도소매업과 임시·일용직에 많이 몰려 있다"며 "제조업·건설업 경기 둔화와 도소매업 위축 등으로 40대 고용 상황이 계속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전슬기 기자(sgj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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