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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벤투호 ‘세계 12위’ 칠레 압박 맞받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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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국 축구, 칠레와 평가전서 0-0

중원 싸움서 밀리며 수차례 위기

황희찬·황의조 등 날카로운 역습

견고한 포백 수비진 뚫지는 못해



친선경기 같지 않은 격렬한 공방전이었다. 한국은 세계적인 팀의 압박을 견디며 경험을 쌓았고, 승패 없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4만명 만원 관중은 마치 타이틀 경기처럼 최선을 다한 양 팀 선수들의 투혼에 본전을 뽑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이 11일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역대 맞전적은 한국의 1무1패가 됐다. 벤투 감독은 취임 뒤 1승1무를 기록하게 됐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토트넘), 황의조(감바 오사카), 황희찬(함부르크)을 선봉에 세우는 4-2-3-1 전형을 사용했다. 황희찬의 돌파력과 황의조의 득점력에 기대를 걸었다. 발재간이 있는 남태희(알두하일)가 공격 작업을 돕는 미드필더로 나왔고,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기성용(뉴캐슬)과 정우영(알사드)이 자리를 잡았다. 포백은 홍철(수원)과 이용(전북)이 좌우에, 김영권(광저우)과 장현수(FC도쿄)가 중앙을 책임지는 형태였다. 골문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지켰다.

경기 시작부터 국제축구연맹(FIFA) 12위 칠레의 압박이 작동했다. 칠레는 한국(57위)을 상대로 절대로 설렁설렁하게 움직이지 않았다. 매우 적극적으로 공격했고, 수비선도 끌어올렸다. 아르투로 비달(바르셀로나)과 찰스 아랑기스(레버쿠젠), 가리 메델(베식타시) 등 무게감 있는 선수들의 중원 운영이 좋았기에 점유율에서도 앞섰다. 최후방의 포백도 간격을 유지하며 좀처럼 한국의 침투를 허락하지 않았다.

첫 포문은 칠레가 먼저 열었다. 전반 5분 프리킥 상황에서 문 앞으로 파고든 칠레의 비달은 정교하고 강력한 논스톱 슈팅으로 한국의 문을 두드렸다.

칠레의 강한 압박이 이어졌고, 전반 16분 한국 골키퍼 김진현의 실수를 유발했다. 바짝 치고 올라온 칠레 공격수 탓에 공을 전방으로 보내지 못한 수비는 공을 김진현한테 돌렸고, 김진현이 차낸 공은 비달에게 맞고 흘렀다. 상대방에게 공을 내줄 위기의 순간에 수비가 다시 공을 찾아와 간신히 처리했다.

김진현은 실수를 만회하듯 전반 18분에는 디에고 발데스(모렐리아)의 날카로운 슈팅을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막아냈다. 이후에도 어려운 상황에서 여러차례 선방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한국은 전반 21분 후방에서 공을 잡은 손흥민이 전방의 황희찬에게 공을 연결했고, 황희찬이 맞춤하게 넣어준 공을 황의조가 마무리하면서 역공을 펼쳤다. 황희찬은 전반 31분에는 아크 앞에서 드리블을 하며 측면의 손흥민에게 예리한 패스를 넣었고, 손흥민이 그것을 직접 차기보다 들어오는 황의조한테 넘기려 했으나 워낙 다부지게 달라붙는 칠레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하지만 전반 막판으로 가면서 칠레의 압박에 균열을 내면서 좀더 공격적인 경기 운영을 했고, 후반에도 이런 기운이 이어졌다. 한국은 후반 12분 비달에게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했다. 하지만 황희찬의 질주를 통한 속도감 있는 측면 공격이 살아나면서 전혀 기죽지 않았고, 후반 투입한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이재성(홀슈타인 킬) 등이 칠레의 골문을 파고들었다.

기성용이 후반 38분 짧은 패스를 통한 공격 작업 중 나온 공을 벌칙구역 왼쪽에서 낮고 강하게 찬 공이 골키퍼에게 막히면서 관중의 아쉬움을 자아냈다. 벤투 감독은 막판 문선민(인천)을 투입해 결정타를 노렸으나 워낙 견고한 칠레의 포백에 파열구를 내지 못했다. 오히려 막판 일대일을 허용하는 등 아찔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한편 손흥민은 혹사 논란 속에서도 주장 완장을 차고 풀타임으로 뛰며 공격을 이끌었다.

수원/김창금 기자 kim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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