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이야기
김종화 대한내분비학회 보험이사 |
2018년 대한당뇨병학회 보고에 따르면 과체중 혹은 비만인 당뇨병 환자가 한국인 전체 당뇨병 환자의 75%에 달했고, 고혈압은 55%, 고콜레스테롤혈증을 동반한 경우는 35%로 나타났다.
더구나 한국인 당뇨병 환자 중 당화혈색소 6.5% 이내로 혈당 조절이 잘 되는 환자는 26%에 불과하다. 혈당 조절에 더해 혈압·콜레스테롤 수치 모두가 목표 수치 이내로 잘 조절되는 한국인 당뇨병 환자는 이보다 훨씬 적은 8.4%에 불과하다. 한국인 당뇨병 환자 대다수가 심혈관 질환 위험에 직면해 있는 셈이다.
지난 10월에 3년 만에 개정된 미국당뇨병학회와 유럽당뇨병학회의 공동 가이드라인 등 해외 당뇨병 진료지침들은 당뇨병 치료제 처방 시 혈당 조절과 함께 심혈관 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약제를 우선 고려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제2형 당뇨병 환자 처방 시 심혈관 질환의 유무를 먼저 확인해 SGLT-2 억제제와 같이 심혈관 보호 혜택이 확인된 약제 사용을 우선 고려하라는 것이다. 대한당뇨병학회도 지난해 당뇨병 환자의 약제 선택 시 심혈관 질환 위험을 고려할 것을 진료지침에 담아 혈당과 함께 심혈관 관리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이런 추세에 맞춰 혈당 조절 이외에 심혈관 보호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결과도 속속 업데이트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나라 진료 현장에서는 당뇨병 환자의 심혈관 위험 요인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낮고 급여 조건이 불합리할 만큼 복잡해 이와 같이 임상적으로 새롭게 확인된 내용을 실제 진료에 직접 적용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당뇨병 치료는 치명적인 당뇨병 합병증인 심혈관 질환의 위험에서 벗어나기 위해 건강하고 균형 잡힌 식사요법, 규칙적인 운동 같은 생활습관 개선부터 시작해 혈당·혈압·콜레스테롤·체중 관리 등 종합적이고 포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진화해왔다. 특히 당뇨병 환자가 또 다른 심혈관 위험 인자인 고혈압·이상지질혈증 등을 동반하고 있고 심혈관 질환까지 앓고 있으며 비만하다면 더욱 꼼꼼히 따져가며 매일 복용하는 당뇨병 치료제를 적절하게 선택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에게 건강과 행복을 선물로 줄 수 있는 치료의 진화를 기대해본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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