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김장을 한 주부는 ‘김장증후군’으로 한바탕 곤욕을 치른다. 대표적 ‘김장증후군’이 바로 요추 염좌다. 허리 통증이 특징으로, 방치하면 허리 디스크 등을 야기할 수 있다. [제공=세연통증클리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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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철, 매년 11월말~12월초
-‘김장증후군’으로 곳곳에 통증
- 재료 나르다 허리 삐끗 ‘조심’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주부 박모(74ㆍ여) 씨는 김장철만 되면 며느리와 함께 김장을 한다. 예전에 비해 김치를 집에서 만들어 먹는 횟수가 줄었다지만, 30~50포기 정도 적지 않게 김장하다 보니 끝나면 몸이 쑤시지 않은 곳이 없다. 소금에 절인 무거운 배추를 들어서 옮기는 것은 주로 젊은 며느리나 힘이 좋은 남자의 몫이지만, 장시간 쭈그리고 앉아 양념을 배추에 버무리는 일은 주로 자신의 몫이기 때문에 늘 힘에 부친다.
기후와 지방에 따라 달라지지만, 통상 매년 11월 말~12월 초가 김장철이다. 주부에게 김장은 육체적으로 스트레스를 가중시키는 연례 행사 중 하나다.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예전보다 김장량이 줄었다지만, 도리어 아들네, 딸네 등 다른 가족의 몫까지 한 집서 많이 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여전히 주부에게 스트레스가 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주부 한 사람이 큰마음 먹고 식재료 구입부터 마무리까지 혼자 하게 되면 스트레스는 배가 된다.
김장 시에는 한 자리에 1시간 이상 오래 앉아 있거나 김장 재료가 담긴 대야를 들고 나르는 일이 많다. 때문에 김장을 하는 주부의 무릎이나 허리가 성할 수가 없다. 기간이 평균 이틀 이상 걸리기 때문에 김장은 주부에게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다.
특히 대가족이 함께 사는 가정의 주부는 김장이 끝나면 ‘김장증후군’을 호소한다. 그 중 대표적인 질병이 바로 요통이다. 배추와 무를 씻고 자르고 버무리다 보면 허리가 쑤시고, 오랜 시간 쪼그려 앉아 김장을 담그다 보면 가벼운 통증도 심해지기 마련이다.
대부분 요통은 휴식을 취하는 것만으로 어느 정도 회복이 가능하다. 그러나 나이가 많은 주부는 하루 이틀의 휴식으로도 회복이 어렵고, 맞벌이 주부는 그 정도의 휴식도 갖지 못할 때가 많아 허리 통증이 만성화될 수 밖에 없다. 심해지면 척추분리증, 척추관 협착증, 허리 디스크 등으로 발전할 수 있다.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바로 요추 염좌다. 세연통증클리닉의 최봉춘 원장은 “요추 염좌는 요추(허리뼈) 부위의 뼈와 뼈를 이어 주는 섬유조직인 인대가 손상돼 통증이 생기는 상태”라며 “인대 손상과 함께 근육의 비정상적 수축이 동시에 허리 통증을 일으킨다”고 말했다.
요추 염좌는 흔히 갑작스러운 운동을 할 때, 무거운 물건을 들 때에는 물론 비정상적인 자세를 장시간 유지하거나, 외부에서 비교적 가벼운 충격을 받았을 때에도 발생할 수 있다. 주된 증상은 허리 통증이지만 다른 증상이 있다면 더 심한 손상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고령자의 경우 외상보다 퇴행성 변화로 인해 디스크 안에 있는 수핵이 외부 틈으로 나와 신경을 압박하면서 염증을 일으키는 사례가 많다. 이때 허리 디스크가 발병하게 된다.
최 원장은 “요추 염좌는 보통 1개월 정도 올바른 치료를 받고 나면 환자의 90% 정도가 회복된다”면서도 “통증이 사라질 때까지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올바른 치료에도 낫지 않고 증상이 지속된다면 전문의의 추가적 검진이 필요하다”며 ”처음에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자연적으로 치유됐다고 느끼면서 관리에 소홀해질 수 있다. 지속적인 물리 치료, 수영 등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할 수 있는 운동을 꾸준히 해 주는 것이 2차적인 질환 발생을 막을 수 있는 방법” 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장철이 되면 1시간 이상 한 자리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하고 무거운 고무 대야에 김장 재료를 담고 옮기는 일도많다. 때문에 김장하는 주부는 허리나 무릎에 부담이 많이 갈 수 밖에 없다. 허리나 무릎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거운 김장 재료는 나눠서 여러 번 옮기고 15~30분 간격으로 허리와 무릎을 펴 주는 등 지속적인 스트레칭을 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김장하다 생긴 요추 염좌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허리 디스크로 발전 할 수 있다. 통증도 이전보다 심해진다. 허리 통증의 가장 큰 원인이 허리디스크이기 때문이다. 최 원장은 “척추뼈 사이에는 충격을 완화하고 척추뼈의 움직임을 원활하게 해주는 동그란 모양의 물렁뼈인 추간판(디스크)이 있다”며 “질긴 섬유질로 둘러싸인 이 디스크가 제 위치에서 밀려 나오거나 터지면 다리로 가는 신경을 눌러 허리 통증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허리 디스크가 더 진전되면 골반부터 허벅지, 종아리, 발까지 저리는 방사통이 생기기 시작한다. 신경 압박이 심해지면 보행ㆍ대소변 장애까지 이어진다. 허리 디스크의 가장 큰 원인은 노화다. 이에 대해 최 원장은 “나이가 들면 내부 수분 함량이 줄어 디스크가 딱딱해진다. 이때 외부 충격은 디스크를 둘러싸고 있는 섬유질로 전달된다”며 “충격이 일정 한계를 넘어서면 섬유질이 찢어지면서 수핵이 흘러나와 척수신경을 압박하게 된다”고 했다.
급성 요 추염좌는 1개월 정도 휴식을 취하면 좋아지지만, 통증이 심하면 간단한 주사 치료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주사 치료법으로는 인대 강화 주사와 신경 차단술이 있다.
최 원장은 “인대 강화 주사는 손상된 인대에 콜라겐을 증식시키는 효과의 물질을 투여해 인대를 강화해 재발을 방지하는 치료”라며 “신경 차단술은 척추뼈 사이의 공간을 통해 문제가 되는 신경 바로 근처에 주사를 사용해 주사제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국소 마취 후 진행되며 소요 시간도 약 10~15분으로 짧다”고 말했다.
ken@heraldcorp.com
▶‘김장증후군’ 예방하려면…
-1시간마다 한 번씩 스트레칭
-혼자 말고 여럿이 김장
-가능한 한 바른 자세 유지
-보온에 신경 쓰기
-김장 후 무조건 푹 쉬기
도움말:세연통증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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