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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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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심한 코골이는 치명적 수면 무호흡증 동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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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의 기고] 이대목동병원 이비인후과 배정호 교수
중앙일보



어디서나 눈을 감자마자 코 골면서 자는 사람을 보면 잠을 푹 잘 잔다고 생각했던 시절도 있었다.

찰스 디킨스의 ‘픽윅 보고서’의 등장인물인 뚱뚱하고 낮잠 잘 자는 ‘조’에서 보듯이 코를 골면서 자는 사람들은 보통 밤에 충분히 잠을 자고도 낮에 주체할 수 없이 졸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잠에 빠져들게 되고 잠을 잘 때마다 심한 코골이가 동반된다.

코골이의 가장 흔한 문제점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다. 심한 경우 한 사람이 내는 코골이의 소음 정도가 지하철 소음에 맞먹을 정도로 다른 방에서 잠을 자는 사람에게도 피해를 줄 수 있다. 하지만 더욱 큰 문제는 심한 코골이의 경우 수면 중 숨이 멎는 증상, 즉 ‘수면무호흡’이 동반돼 본인의 건강에 해를 끼치기도 한다는 것이다.

코골이의 원인은 비만·음주·흡연 등 생활습관 문제부터 편도 비대, 코뼈의 이상, 축농증, 설하부 비대, 부정교합까지 매우 다양하다. 보통 체중이 많이 나가는 중년 이후의 남자에게서 가장 흔히 관찰되지만 심하게 코를 고는 마른 체형의 젊은 여성도 있다.

특히 젊은 여성이 코를 심하게 고는 경우 친구들과 여행을 가는 것을 꺼리는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불면증에 사용되는 일부 수면제는 호흡 중추를 억제하고 근육을 이완시켜 코골이를 더 심하게 일으킨다.

보통 자신이 잠을 자는 동안 어느 정도 코를 고는지, 또 숨이 멎는 증상까지 동반하는지는 알기 힘들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이 걱정할 정도의 코골이가 있다면 이비인후과에 가서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병원에 갈 때 코 고는 소리를 녹음해 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 요즘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중에서 수면 상태를 간단히 평가하는 기능이 있는 것들도 있다.

코골이를 치료할 때 비만과 관련된 경우는 체중 감량이 필수적이다. 보통 과체중과 코골이가 같이 있는 경우 체중의 10%를 감량하면 절반 정도에서 코골이가 완화된다. 또한 술을 많이 마시고 잠을 자면 몸의 모든 근육이 이완돼 처지게 되는데 입천장과 목젖의 근육도 처져 코골이를 악화시킨다. 음주를 피할 수 없는 경우라도 잠자기 네 시간 이내에는 과음을 삼가야 한다. 심한 육체적 활동 후 코를 고는 것도 역시 피로에 의해 입천장, 목젖의 근육 처짐 때문에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일 수 있다.

잠을 자는 자세도 코골이에 영향을 미친다. 상당수의 사람은 똑바로 누워서 잘 때 코골이가 심해진다. 이런 경우 베개를 등 뒤에 놓거나 속옷의 등 쪽에 테니스 공을 꿰매서 입고 자면 도움이 된다. 반면에 일부 사람들은 엎드려 잘 때 심해지기도 한다.

이런 대증적인 방법이 효과가 없고 코나 목에 구조적인 이상이 있을 경우 정확한 진단 후 수술적 혹은 비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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