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몬테네그로 포드고리차&코토르 &부드바 / 한때 ‘밀거래 해상루트’ 스카다르 호수 / 70차례 폭격 당한 수도 포드고리차 / 항구도시 코토르…중세 향취 ‘물씬’ / 2500년 오랜 역사 지닌 부드바 / 어릴적 보물찾기 하는 기분
몬테네그로 수도 포드고리차에선 현대적 건물들 사이에 조성된 공원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다. |
코소보의 북서 방향에 위치한 몬테네그로는 유럽 남부 발칸 반도의 아드리아해 연안에 자리 잡은 공화국이다. ‘검은 산’이란 뜻의 이탈리아어에 유래한 몬테네그로는 디아르알프스산맥의 경사면에 가려 어두운 산지가 많은 데서 유래했다. 동으로 세르비아, 서로는 아드리아해와 크로아티아, 북으로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남으로 알바니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수도는 최대 도시 포드고리차이고 2006년 6월 분리 독립한, 코소보 못지않게 나이 어린 신생국이다.
1878년에 몬테네그로 공국으로 오스만 제국에서 독립하고 1910년 왕국이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전승 국가였으나, 1918년 11월 세르비아에 통합됐고 제2차 세계대전 후인 1946년 유고슬라비아 사회주의 연방공화국을 구성하는 6개 공화국의 하나가 됐다.
몬테네그로 코토르는 세르비아산 광물이 수출된 작은 항구도시로 중세 때 상인 길드가 형성됐고, 선원들을 위한 문화공간도 있다. |
1980년 유고연방의 중심이었던 대통령 티토가 사망하자 유고연방은 민족주의 운동 속에서 해체의 길을 걸었으며 1992년 1월 연방공화국 중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 슬로베니아,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4개 공화국이 독립하게 된다. 이와 달리 몬테네그로는 세르비아와 연방을 결성하며 신유고연방을 수립했다. 하지만 세르비아가 보스니아 등 주변국 내전에 개입하고 인종청소와 코소보사태 등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자 세르비아의 반대를 무릅쓰고 유엔 보호 아래 2006년 5월 독립 국민 투표에 따라 독립을 선포했다.
코토르는 남성적 분위기의 성 요한 산이 병풍처럼 받쳐주고 있다. 견고한 회색 성벽 안으로 르네상스, 로마네스크, 바로크 등 다양한 시대의 건축물이 존재한다. |
인구 구성은 몬테네그로인이 전 인구의 47.4%, 세르비아인이 31.6%이지만 사실상 같은 혈통으로 같은 민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외 보스니아인, 알바니아인 등이 거주하고 있다. 공용어는 세르비아어였지만 2007년 새 헌법에 따라 몬테네그로어(세르비아어의 방언)가 공용어가 됐다. 인구 72.1%는 동방정교회를 믿으며 그 외는 무슬림과 가톨릭이다.
코토르의 좁은 거리와 사각형으로 교차한 건물을 따라 걸으면 로마기독교 유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에 등재된 세인트 트리 폰 성당을 만난다. |
프리즈렌에서 3시간을 남짓 달리니 몬테네그로 국경선이다. 코소보를 벗어나 알바니아를 거쳐 몬테네그로에 들어섰다. 두 번의 국경선을 지나 여권을 보여주고 새롭게 다른 국가를 마주하는 동안 사람들의 생김새가 달라진 것도 없고, 스쳐 지나가는 풍광이 크게 변하지도 않았다. 눈앞에 펼쳐지는 발칸의 가장 큰 국립공원 스카다르호수는 1990년대 들어 세르비아와 함께 경제제재를 당하면서 알바니아로 이어지는 밀거래 해상루트이기도 했다. 놀랍도록 많은 수의 새와 식물들이 살아가는 아름다운 호수는 햇살에 반사되는 물결 따라 어둡고 아픈 역사를 감추고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작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이 넘쳐나는 코토르에선 중세 향취를 느낄 수 있다. |
1시간을 더 달리면 보크사이트 자원을 개발하기 위해 건설된 도시 ‘포드고리차’다. 세르비아어로 고리차 언덕(해발 107m) 아래라는 뜻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70차례 이상의 폭격을 받아 크게 파괴됐고, 1945년 티토그라드로 도시명이 바뀌었다. 1946년 유고연방의 일부이던 몬테네그로 공화국의 수도였고, 2006년부터는 독립국 몬테네그로 수도가 됐다. 커피 한 잔의 여유로 지친 몸을 달래고 현대적 건물들 사이 공원에서 산책을 즐겼다. 그동안 지나쳤던 발칸의 도시들과 다르게 동화 속 붉은 지붕, 유적지 아름다움이 없어 오히려 낯설게 느껴진다. 포드고리차에서의 짧은 일정을 뒤로하고 작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이 넘쳐나는 코토르(Kotor)의 중세 향취를 느끼기 위해 길을 나섰다.
부드바에선 아드리아해 남부 연안에 위치한 해안을 따라 휴양지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
포드고리차에서 부드바까지는 1시간, 코토르까지는 1시간30분정도 걸린다. 몬테네그로는 이름처럼 검은 산이라 불리는 그림 같은 바위산과 푸른 바다, 드넓은 호수로 관광객을 맞는다. 그 가운데 작은 항구도시 코토르는 세르비아산 광물이 이곳을 통해 수출되면서 중세 막바지 상업자본으로 상인 길드가 형성되고 선원들을 위한 문화공간이 생겼다.
부드바는 2500년이 넘는 오랜 역사가 있는 도시다. 1979년 지진으로 도시의 대부분이 파괴된 후 재건되고 있다. |
부드바는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와 달리 성 요한 산이 병풍처럼 받쳐주고 있어 좀 더 남성적 분위기다. 견고한 회색 성벽 안으로 르네상스, 로마네스크, 바로크 등 다양한 시대의 건축물이 존재한다. 좁은 거리와 사각형으로 교차한 건물을 따라 걸으면 로마기독교 유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문화유산에 등재된 광장 중심의 세인트 트리 폰 성당을 만난다. 12세기 성 아나 교회, 13세기 세인트 루크 교회, 세인트 메리 교회, 치유의 어머니 교회, 17 세기의 왕자 궁전, 19 세기 나폴레옹 극장 등 코토르의 풍요로운 보물들을 만날 수 있다. 1979년 4월 15일 대지진으로 코토르 구시가지의 절반이 파괴됐지만 여전히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부드바 구시가지를 벗어나면 호화로운 리조트 단지가 눈에 띈다. 러시아 자본이 유입되면서 많은 건물이 현대화되고 있다. |
코토르에서 남쪽으로 23㎞에 위치한 부드바(Budva)는 2500년이 넘는 오랜 역사가 있는 도시다. 중세, 베네치아 공국의 지배 아래 400여년을 머물렀으며 그 이후 다양한 국가 지배 아래 있었다. 제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1년 이탈리아 왕국에 편입되었다가 1944년 몬테네그로 공화국 편입되었다. 부드바 역시 코토르와 마찬가지로 1979년 지진으로 도시의 대부분이 파괴됐다. 아드리아해 남부 연안에 위치한 해안을 따라 휴양지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길었던 여정을 끝내고 부드바의 아름다운 리조트에서 하루를 마무리한다.
박윤정 여행가 민트투어 대표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 Segye.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