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회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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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구안 앞 골목 안에 있는 집이다. 간판이 한산회집이 아니라 ‘한산회식당’인 게 의아했다. 횟집 아닌가? 그렇다. 이 집은 분명 생선 등 해산물 음식만 파는 집인데 ‘식당’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메인 메뉴가 ‘회정식’이기 때문인 것 같다. 메뉴판을 보아도 회정식이 맨 위에 자리잡고 있고 회는 그 아래쪽에 소개되어 있다. 회정식은 한마디로 훌륭한 구성이다. 1만8000원짜리 회정식에는 한 사람 먹기 충분한 양의 회에 참소라무침, 굴찜, 생선구이, 탕, 그리고 밥이 나온다. 회는 살짝 숙성된 감칠맛이 있고 계절 음식인 굴을 쪄서 준다. 메뉴들이 대부분 부드럽게 넘어간다는 특징이 있다. 좀 더 강한 맛을 좋아하는 식성이라면 특회정식도 먹을 만하다. 제철 해물과 게사시미가 추가되는데, 주목받는 아이템은 게사시미. 게사시미는 간장게장, 양념게장과 달리 짜거나 달지 않고 순수한 게 맛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가격은 2만8000원. 회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면 생선모듬구이와 참소라무침이 올라오는 생선구이정식(1만2000원)이 적당하다. 여기까지는 2인 이상만 주문 가능하다. 접시에 담아 파는 해산물로는 ‘회’, ‘해물’, ‘게사시미’, ‘굴찜’, ‘참소라무침’ 등을 크기와 종류에 따라 1~5만 원에 판다. 전체적으로 ‘마구 먹어 치우다 남기는 규모’가 아니라 ‘먹을 만큼 먹고, 부족하면 조금 더 먹자’는 주인장의 마음이 담긴 구성이다. 단순 식사로는 성게비빔밥, 멍게비빔밥, 회덮밥, 뽈락매운탕 등이 있는데, 핵심 식재의 양이 장난이 아니다. ‘통영은 통영이구나!’ 절로 감탄사가 터질 정도다.
위치 통영시 강구안길 28 시간 08:00~21:00
▶오미사 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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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대표적인 명물, 오미사 꿀빵은 1963년 정원석 씨(작고)가 만든 빵이다. 그는 당시 유명한 제과점에서 제빵기술자로 일을 하다가 어느 날 집 앞에 좌판을 만들어 스스로 꿀빵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좌판이라 간판도 없었는데, 마침 좌판 옆에 있던 오미사 세탁소의 이름을 따 ‘오미사 빵집’이라고 통영 사람들이 불렀다. 도시가 커지고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오미사 꿀빵은 통영의 특산물, 여행 가면 꼭 먹어야 할 간식으로 이름을 떨쳤고 정원석 씨는 가게도 얻어 어엿한 빵집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그새 오미사 세탁소는 문을 닫았고 정원석 씨는 통영 사람들이 불러준 ‘오미사 빵집’을 자신의 브랜드로 등록했다. 오미사 꿀빵은 달달하고 담백한, 한 입에 쏙 들어갈 정도 크기의 평범한, 그러나 입맛에 따라 엄청 단 빵이다. 속에는 앙금이 들어가는데 팥, 호박, 자색 고구마 등 세 가지 재료로 만든다. 본점인 항남동에서는 팥앙금만 판매하고 도남동 분점에서는 모든 앙금을 살 수 있다. 온라인 구입도 가능하다. 가격은 종류와 갯수에 따라 6000원에서 1만 원이다.
본점 위치 통영시 충렬로 14-18 도남점 위치 통영시 도남로 110 시간 08:00~19:00
▶분소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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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식당 안에 있는 오래된 복 맛집이다. 통영 사람들, 특히 시장 상인이나 뱃사람들이 즐겨 찾는 집인데 ‘알쓸신잡’ 통영 편에 소개된 뒤로 여행자들의 발길이 부쩍 늘어났다. 이 집은 계절에 맞춘 제철 국물 음식으로 현지인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시장이나 어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고달픈 삶에 위로가 되기에 충분한 메뉴들이다. 새벽부터 움직이니 몸이 차갑고 바쁘게 돌아가는 현장이라 식사를 느긋하게 할 새도 없다. 건강식을 챙긴다는 것은 포기해야 하는 일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봄에는 ‘도다리쑥국’(1만5000원), 여름 가을엔 생선매운탕(1만3000원), 겨울엔 메기탕(1만3000원)을 만들어 바쁜 상인, 어부들의 속을 뜨끈하게 위로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이 집의 최고 메뉴는 역시 복이다. 담백하다 못해 심심한 느낌까지 드는 복국(1만2000원), 복매운탕(1만4000원)은 영양과 맛을 고려한, 그리고 가격도 적당한 시장통 고급 음식들이다.
위치 통영시 통영해안로 207 시간 06:00~16:00 *둘째 주, 넷째 주 화요일 휴무
▶뚱보할매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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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에 와서 충무김밥을 패스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도 통영에 왔으면 한 번쯤 먹어보자 해서 어디를 갈까 고민도 하지 않고 그냥 눈에 띄는 집으로 들어갔다. 뚱보할매김밥은 역사 70년을 향해 가는 전통의 식당이다. 1995년에 작고한 어두리 할머니가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은 김밥과 어슷 썬 무김치, 그리고 통오징어볶음을 조화롭게 구성해 팔기 시작했고, 당시 어부들의 도시락으로 애용되었다. 이후 전국적인 맛으로 등극하게 된 충무김밥은 단순함과 담백함, 그리고 소식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이다. 양이 적은 편이라 천천히 꼭꼭 씹어먹어야 먹은 느낌을 얻을 수 있다. 특히 통오징어 볶음은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탁월한 맛이다. 통영의 충무김밥 중 맛있는 집으로 인기를 끄는 집들은 역시 김밥의 밥맛과 오징어 맛이 좋은 집들이다. 1인분에 5500원이다.
위치 통영시 통영해안로 325 시간 연중휴무
[글과 사진 이영근(여행작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61호 (19.01.08)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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