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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유럽연합(EU) 탈퇴(Brexit·브렉시트)를 불과 80여일 앞둔 영국이 오는 14~15일(현지시간)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회 승인투표(meaningful vote)를 진행한다. 앞서 한차례 투표일자를 미뤘던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번에 합의안이 부결될 경우 영국은 어떤 일이 발생할 지 모르는 '미지의 영역(uncharted territory)'에 들어설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메이 총리는 6일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다음 주 승인투표를 반드시 진행하겠다"며 이 같이 밝혔다. 구체적인 투표일자로는 14~15일이 꼽힌다. 그는 "의회에서 합의안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브렉시트는 위험(in danger)에 처할 것"이라며 "영국은 미지의 영역에 들어설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 합의안이) 국가를 위한 좋은 거래라고 진심으로 믿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영국과 EU는 지난해 11월 브렉시트 조건을 담은 합의문과 미래관계 정치적선언을 도출하며 협상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집권 보수당 내부에서조차 합의문 내 포함된 안전장치(backstop) 방안에 대한 반발이 잇따르며 부결이 확실시되자, 메이 총리는 지난달 11일로 예정됐던 표결일자를 하루직전 연기했다. 쟁점으로 꼽히는 안전장치는 브렉시트 이후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보더(국경통과 시 통행 및 통관절차를 철저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위해 '일시적으로' EU관세동맹에 잔류하는 내용을 가리킨다.

메이 총리는 "안전장치에 대해 EU와 논의를 해왔고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라며 "향후 브렉시트 과정에서도 의회의 의견을 반영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논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아일랜드 국경문제에 대한 조치 ▲영국과 EU의 미래관계 등 다음 단계 협상에서 의회의 역할 확대 ▲아일랜드 국경문제를 둘러싼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EU의 확약 등 3가지 부문에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약속했다.

제2 국민투표 실시 제안에 대해서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나라를 분열시킬 것"이라며 "결국 브렉시트는 없어질 위험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2016년 투표 결과에 위배될 뿐 아니라, 현재로선 브렉시트 시점인 3월29일 이전 투표를 실시하는 일정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BBC는 "메이 총리측과 반대 진영 모두 크리스마스 이전과 동일한 상황"이라며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과 갈등이 여전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메이 내각의 연정파트너인 북아일랜드 민주연합당(DUP)측은 안전장치를 '독약'이라고 언급하며 반발하고 있다. 나이젤 도드 부대표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합의안을 나쁜 거래로 만드는 근본적 문제는 바뀌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발표된 여론조사기관 YouGov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제 2국민투표를 실시할 경우 EU잔류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자는 46%로 나타났다. 39%는 EU를 떠나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머지는 투표하지 않거나 답변을 거부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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