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보수당 대표인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합의안 의회 통과를 위해 제1야당인 노동당 의원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총리실 대변인은 현지식가 10일 언론 브리핑에서 정부가 노동당 의원들이 발의한 노동 및 환경 보호 강화 법안을 지지하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노동당 존 만, 케럴라인 플린트 의원 등이 제안한 이 법안은 브렉시트 이후에도 노동자들의 권리, 노동환경, 환경기준 등이 후퇴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총리실 대변인은 "만약 법안이 상정된다면 매우 진지하게 검토할 수 있다"면서 "총리와 정부는 항상 노동자에 대한 강한 보호를 약속해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메이 총리가 노동당 의원 발의 법안을 지지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오는 15일 예정된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투표에서 노동당 내 반란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영국은 지난해 제정한 EU 탈퇴법에서 의회의 통제권 강화를 위해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동의 이전에 정부가 EU와의 협상 결과에 대해 하원 승인투표를 거치도록 했습니다.

현재 야당은 물론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 보수당과 사실상 연립정부를 구성해 온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까지 브렉시트 합의안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승인투표에서 부결될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총리실이 공개적으로 노동당 지지를 원한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은 설명했습니다.

메이 총리는 노동당 의원 외에도 영국 내 가장 큰 노동조합인 유나이트(Unite)의 렌 맥클러스키, GMB의 팀 로쉬 사무총장과 각각 전화통화를 갖고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습니다.

총리실 대변인은 "총리가 광범위한 접촉을 갖고 있으며, (노조 지도자들과) 건설적인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로쉬 사무총장은 총리 전화를 받아 기쁘지만 합의안이 충분히 훌륭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로쉬 사무총장은 "합의안이 진정으로 GMB 노조원들의 일자리를 위한 것이라면 지지할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메이 총리는 아울러 존 앨런 영국산업연맹(CBI) 회장과도 대화를 나눴습니다.

총리실 대변인은 만약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이 의회에서 부결될 경우 이른바 '플랜 B'에 대해서는 90분간의 짧은 토론시간과 단 하나의 수정안 발의만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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