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현 상황 책임져야" 류장수 위원장 사퇴 요구
비공개 회의 전환 후 30분도 안돼 정회 '진통'
사진=연합뉴스 |
노동계와 경영계가 18일 정부가 추진 중인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방안 관련 논의를 위해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첫 회의에서 격렬하게 충돌했다. 노사 모두 정부 개편안에 대해 불만을 표출했고, 사용자위원은 류장수 최저임금위원장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이날 서울 새문안로 S타워에서 열린 올해 첫 전원회의는 지난 7일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을 발표한 직후 노동계를 대표하는 근로자위원의 요구로 소집됐다.
회의는 모두발언부터 날선 발언이 오고 갔다. 노동계는 정부의 개편안에 대해 '일방적인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정부가 사전 논의 없이 최저임금 개편안을 발표하는 바람에 기존 최저임금위원회가 어떻게 될지 모르게 됐다"며 "이는 정부가 최저임금위원회를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이며 강한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백석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사무총장도 "정부 발표 내용은 절차상, 내용상 용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최저임금위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 (정부의 발표와 같은) 관행 내지는 행위에 대해 우리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영계를 대표하는 사용자위원들은 류장수 위원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은 "지난해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발표되고 영세 기업 근로자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최저임금 결정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하지만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 체계 개편안 초안은 그걸 모르는것 같다"고 꼬집었다.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은 "(지난해 최저임금위에 10.8%로 인상률이 결정된 것에 대해)최저임금위원회와 류장수 위원장은 책임을 통감해야 하지만 한마디 사과 없이 회의를 진행해 굉장히 유감스럽다"며 "위원장직에서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회장은 "류 위원장은 양심이 없느냐, 더 이상 말을 하면 욕이 나올 것 같아 삼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류장수 위원장은 "국회에서도 얘기했지만, (저를 포함한) 공익위원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도 "위원장이든 공익위원이든, 그대로 무책임하게 나가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퇴요구를 사실상 거절한 셈이다.
이어 마이크를 잡은 이성경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총장이 "오늘 자리는 올해 최저임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오늘 회의 주제와 다르지않느냐"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에 대해 정용주 경기도가구공협동조합 이사장은 "억울한 게 있으면 해야 하는것 아니냐"며 언성을 높이면서 근로자위원들과 사용자위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류 위원장에 대한 사용자위원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근로자위원들이 이에 반발하면서 회의장은 고성으로 뒤덮였다. 최저임금위원회는 모두발언을 마치고 비공개로 전환해 회의를 시작했지만 회의 방식 등에 대한 이견으로 개회한지 30분도 안돼 정회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한편, 이번 회의에는 류장수 위원장을 포함해 공익위원 8명, 근로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8명 등 25명이 참석했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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