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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4 (수)

이슈 '한국 축구' 파울루 벤투와 대표팀

벤투호엔 '전에 없던 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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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용, 중국전 승리한 이후

여동생 결혼식 위해 한국 다녀와

가족 중시하는 벤투, 흔쾌히 허락

대회 중 선수 이탈. 그것도 선수가 요청하고 감독이 허락해 이뤄졌다. 축구 대표팀에서 벌어진 전에 없던 일에 한국 축구계가 깜짝 놀랐다.

잠시 대표팀을 떠났다가 20일 돌아온 미드필더 이청용(31)이 주인공이다. UAE(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에 참가 중인 그는 지난 18일 두바이에서 훈련을 마치고 밤 비행기로 귀국했다가 이날 두바이 훈련지로 복귀했다. 인천~두바이 노선 비행시간은 9시간 30분 정도다. 무박 3일 일정이었다.

그가 급히 한국을 찾은 건 여동생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한국이 중국전 승리로 C조 1위를 확정한 이후 이청용은 파울루 벤투(포르투갈) 감독을 찾아가 조심스럽게 일시 귀국이 가능한지 물어본 것으로 알려졌다. 조 1위는 16강전까지 6일, 조 2위는 4일의 여유가 있었다. 벤투 감독은 흔쾌히 허락했다. 이청용은 19일 하루 훈련에서 빠졌다.

선수가 개인사 때문에 귀국을 요청하는 것도, 감독이 받아주는 것도 다 예전이라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대표팀 관계자는 “벤투 감독이 어떤 것보다도 가족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고, 또 16강전까지 시간 여유도 충분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청용도 한국이 조 2위를 했다면 결혼식 얘기를 꺼내지 않으려 했었다고 한다. 축구 선진 무대인 유럽에선 개인사 때문에 팀에서 잠시 빠지는 일이 자연스럽다.

벤투호에선 이전에 찾아볼 수 없었던 다른 모습도 자주 눈에 띈다. 선수들이 스스럼없이 감독이나 코치와 어깨동무를 하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인터뷰 때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노력하겠습니다”란 말 대신 하고 싶은 말을 충분히 전달한다.

부주장인 수비수 김영권(29)은 19일 “저도 골을 넣으면 좋겠지만 그냥 골은 (김)민재에게 맡기고, 저는 수비를 더 안정적으로 하겠다”고 말해 취재진을 웃겼다. 김영권의 파트너 김민재는 조별리그 3경기에서 헤딩으로 2골을 넣었다. 김영권은 또 주장인 손흥민이 합류해 완장을 넘겨주게 되자 “나보다 네가 더 잘하니까 네가 (주장) 해라”라고 말한 일이나 옛 스승 마르첼로 리피 중국 감독에게 “좋은 팀 있으면 알아봐 달라”고 농담했던 일 등도 스스럼없이 소개했다.

[두바이=이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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