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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버닝썬 사태

[단독]'버닝썬' 지구대 녹취파일 입수 “왜 날 잡아오냐, 쫄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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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폭행을 당했다고 신고했다가 경찰에 입건된 김모씨가 1일 오전 성추행과 업무방해 등 혐의 피의자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강남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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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그룹 빅뱅의 멤버 승리(29ㆍ본명 이승현)가 운영해 온 서울 강남의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발생한 집단폭행 사건에 대한 경찰의 과잉대응이 도마에 오른 가운데,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김상교(29)씨의 모친이 녹음한 당시 현장의 녹취록을 중앙일보가 단독으로 입수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강남경찰서는 “김씨의 주장과 상반된 관련자 진술들이 있고, 맞고소 사건들이 맞물려 수사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중앙일보는 수사 중인 사건임을 감안해 녹취록을 최대한 그대로 공개하기로 했다.

◇“나를 발로 찼다” 욕설·고함치며 억울함 호소

중앙일보

김상교(29)씨 어머니 함모씨가 보내준 지난해 11월 24일 역삼지구대 CCTV 영상 원본 캡처 사진. 김씨의 휴대전화로 추정되는 물건이 바닥에 떨어져있다. [사진 함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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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의 어머니 함씨는 해당 녹음파일이 지난해 11월 24일 김씨가 폭행사건에 연루돼 역삼지구대에 연행된 뒤 어머니와 통화하면서 경찰을 향해 소리치는 상황을 함씨가 녹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씨는 “당시 아들이 저와 전화통화를 하다 휴대전화를 바닥에 떨어뜨렸다. 두 손이 수갑에 묶여있어 다시 휴대전화를 잡지 못하는 상태에서 벌어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녹취 파일에서 김씨로 추정되는 인물은 “갈 때가지 가보자”며 “경찰이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한다. 저 때린 사람 안 잡아 오냐”고 항의한다. 그러자 경찰로 추정되는 인물이 “아까 현장 우리가 확보해준다고 얘기했는데 기억 안 나세요?”라고 묻는다.

김씨는 “(김씨를 폭행했다는 버닝썬 보안요원) 그 사람 클럽으로 들여보냈다. 그게 경찰이냐. 현장을 잡아야지”라며 “갈 때까지 가보자”고 계속 항의했다. 이어 경찰을 향해 “이름 뭐야. 무섭지? 경찰 같아야 경찰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이 사람이 저 때리는 거 보셨죠? 도와준 게 아니라 먼저 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함씨는 “아들이 말하는 사람이 경찰”이라며 “경찰에게 맞은 증거”라고 주장했다.

다만, 녹취록 만으로 김씨가 경찰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단정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경찰이 김씨를 폭행하는 소리나 정황은 녹취록에 포함돼 있지 않으며, 경찰도 폭행 사실은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역으로 김씨의 욕설과 감정적 대응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지고 있다.

김씨는 이에 대해 “파출소로 연행되기 전부터 맞았기 때문에 욕을 한 것”이라며 “사람을 때려놓고 해당 CCTV 영상들은 다 숨겼다는 게 사건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김씨, 성추행 혐의 등으로 6시간 고강도 조사
한편 김씨는 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50분까지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성추행 혐의 등으로 조사를 받았다. 김씨는 버닝썬 직원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기 직전, 클럽 내에서 여성 두 명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버닝썬 측은 성추행을 저지른 김씨를 퇴장시키는 과정에서 폭행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김씨는 성추행을 피해 자신의 뒤에 숨은 여성을 구하려다 보안요원에게 끌려나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경찰에 출석한 김씨는 오후 5시쯤 수사를 마치고 귀가하며 성추행 혐의를 인정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인정 못한다“고 말했다. 순찰차 및 지구대 과잉진압 관련 질문에 대해서는 “수사 기관에서 잘 밝혀줄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김씨는 현재 강제추행 외에도 업무방해, 폭행, 모욕, 관공서 주취소란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는 전반적으로 덤덤하게 조사를 받았으며, 대부분의 혐의를 부인했다"며 "추가 소환 여부는 오늘 조사 받은 내용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고소인 여성 2명 가운데 1명이 버닝썬 클럽의 직원으로 알려졌으나, 경찰은 "2명 모두 클럽 직원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번 사건으로 촉발된 버닝썬 내 마약 및 성범죄 의혹과 강남경찰과의 유착 의혹에 대해서는 별도의 수사팀을 꾸려 내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김씨의 사건을 시작으로 언론 및 온라인상에 이어지고 있는 버닝썬 관련 폭로를 수집, 이에 대한 진위에 대해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버닝썬에서 근무했다고 주장하는 전 직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VIP룸에서 마약을 하는 것을 봤다” “장난처럼 여성들에게 약을 탄 술을 먹였다"고 폭로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가영ㆍ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이하는 녹취파일 전문.
김씨 추정 인물(이하 김): 이 사람…조사 해야돼. 그니까. 먼저 드세요. 지우지 말고. 응. 경찰차가 나 길에 그냥 섰을 때 봐줬다 솔직히. 자전거 타고 가다가. 그냥 가세요. XX 불쌍하니까. 이랬는데 니네 이러는 거 아니지. 갈 때까지 가보자.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해. 경찰 같은 XX들이. 휴… 저기요. 저 때린 사람 안 잡아 오세요?

경찰 추정 인물: …파악됐고 아까 현장까지도 우리가 확보해준다고 확실하게 얘기했는데 기억 안나세요?

: 제가 두들겨 맞았고요. 근데 이 사람이 저 때리는 거 보셨죠? 아니까, 됐고 OK. 알았고. 예예. 때리는 거 보셨죠. 여기서? 그게 아니고 쳤잖아요. 이 사람이 저를 쳤다고요. 코피 나온 거 보시죠? 가보자고요. 도와준 게 아니라 먼저 쳤잖아요. 치니까 제가 나를 왜 치냐. 그 사람을 끌고 나왔어요. 그 사람 클럽으로 다시 들어갔어요. 지금 클럽에 있죠? 아세요? 제가 길에서 맞고 제가 끌려 나왔어요. 왜 내가 혼나야 돼.

경찰 추정 인물 그니까 그 사람…언제든지 처벌한다고 언제든지.

: 그 사람 클럽으로 들여보냈잖아. 그게 경찰이야? 나를 길바닥에 쳤는데 현장범이면 현장을 잡아야지. XX 같은 XX야. 너 쫄보야? 야! 쫄보냐고 XX같은 XX야. 응 보자고. 갈 때 까지 가보자고. 쫄보냐고. 그래. 야. 이름 뭐야 XX같은. 현장에서 길바닥에서 발로 치면 걔를 잡아야지. 왜 나를 잡아. 무서워? 그래? 무섭지. 그러고 나서 길바닥에 쳤잖아. XXX이 X같은 소리 하고 있어. XX같은 XX야 .욕이 문제야? 길바닥에서 폭행당하는 사람 밟고? XX. 경찰 같아야 경찰이지. X팔린 줄 알아라. 니네 선임이 그렇다. 니네 선임이 이래. XX 공권력 무서워서 돈 있는 자식들, 돈 있는 집 자식들 무섭지. XX 뭐가 있는지 보자. XX 같은 XX들 XX. 니네 서장 온 거 알아. 거기서 무릎 끓고 빈 거 진짜 XXX들. 진짜. 아 XX 양아치 XX들. 클럽 운영하는데 거기 가서 빌빌대고 있냐. 거기서 빌빌대고 있어? 거기서? XX 쪽팔린 줄 알아라. 진짜

경찰 추정 인물: 선생님,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성함이요 성함

: 니가 꺼내가. 끌고 가라고. 니꺼. 여기로 가라고. 뭘 욕을 하지마. 발로 차지마 얼굴을. 아재, 경찰차에서 주먹으로 때리지 마. 응응 그렇지. 주먹으로 발길을… 어 그니까. 강도야? 강도야? 술은 정말 하나도 안 취했습니다.

119 추정 인물: 신분증 확인하겠습니다. 잠깐만 옷 좀 올릴게요.

: 팔 들면 아파. 술은 하나도 안 취했어요 진짜. 너흰 소주 한 잔 마시면 취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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