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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세월호 인양 그 후는

광화문 '세월호 천막' 철거하고 2억 들여 기억공간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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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추모 천막 14개 3월 중 철거

불법 천막 등 들어선지 4년 8개월 만에

현재 공간보다 규모 작게 이동식으로 조성

세월호 참사 관련 전시물 놓일 공간 생겨

“절충안 잘 찾아” “정치적 의도” 반응 엇갈려

서울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참사 추모 천막 14개 모두가 다음 달 철거되고 세월호 참사 관련 전시물 등으로 ‘기억공간’을 조성한다. 여기에 약 2억원이 들 예정이다. 세월호 참사 추모 천막이 2014년 7월 세워진지 약 4년 8개월 만이다. 광화문광장은 2021년까지 뜯어고치기로 돼 있어 기억공간은 이동식으로 들어선다. 서울시 관계자는 6일 “세월호 추모 천막이 이르면 이달 말에서 3월초쯤, 늦어도 3월 안엔 철거된다”고 밝혔다. 이어 “철거된 자리에 곧바로 ‘기억공간’을 조성해 3월 안에 완성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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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추모 천막이 이르면 다음달 철거되고, 기억공간이 조성된다. 사진은 6일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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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추모 천막은 모두 14개다. 천막에는 분향소와 전시실 등이 있다. 천막 11개는 서울시 시설물이다. 3개는 허가받지 않은 불법 시설물이어서 매년 변상금을 낸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4·16 가족협의회 등 유족 측과 천막 철거와 기억공간 조성을 놓고 협의해 왔다”면서 “‘광장을 시민에게 돌려주고 싶다’는 서울시의 뜻에 유족 측이 공감하면서 천막을 철거하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광장 심의위원회'와 종로구청의 허가를 받아 기억공간을 합법 시설물로 운영한다. 현재 세월호 추모 천막들이 차지한 공간보다 규모가 줄어든다. 구체적인 공간 형태와 규모, 전시물 내용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최대한 유족 측의 의사를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 공간에 세월호 참사 이외에 재난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전시물을 설치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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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세월호 추모 천막.[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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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5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 합동분향소’ 설 합동 차례에 참석해 천막 철거와 관련된 계획을 밝혔다. 박 시장은 “서울시가 공간을 완전히 새롭게 구성해서 기억의 공간, 재난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위한 공간으로 작게 구성하는 쪽으로 유가족과 협의 중”이라면서 “참사 5주기가 되는 4월 전에 공간 구성을 마치도록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합동 차례 행사를 연 4·16연대 관계자는 “4·16 가족협의회는 광화문 분향소 304명의 영정을 머지않은 시기에 옮길 것이다. (세월호 참사) 5주기가 되기 전 3월에 시민을 위한 광화문 기억공간이 개관하도록 서울시와 협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광화문광장의 세월호 천막은 2014년 7월 14일 들어섰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천막 중 일부가 서울시 허가 없이 설치돼 불법 논란이 이어졌다. 하지만 세월호 천막은 태풍이나 교황방문 등을 이유로 일시 철거됐을 때를 제외하곤 줄곧 광화문광장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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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세월호 추모 천막이 14개 놓여 있다. [뉴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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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막 철거와 기억공간 조성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직장인 최모(39)씨는 “광장을 시민 모두에게 되돌려주면서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는 공간까지 지어진다는 점에서 절충안을 잘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박모(35)씨는 “천막 철거를 한다기에 이제야 광장이 제기능을 하는가보다 생각했는데, 광장에 기억공간을 조성하는 건 시민들에게 아픈 기억을 되풀이하게 할 수 있고,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고도 생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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