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자유한국당의 김진태·이종명 의원 등이 5·18 민주화 운동을 ‘폭동’이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에 이들 의원의 출당 조치를, 민주평화당은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의 입장을 요구했다.

김 의원과 이 의원은 지난 8일 국회에서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를 주최했다. 공청회에는 한국당의 이완영·백승주·김순례 의원이 참석했다. 특히 5·18 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의 소행이라고 주장한 보수논객 지만원 씨도 발표자로 나왔다.

이 자리에서 이 의원은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폭동이 민주화운동으로 명칭이 변경됐다”며 “이제 다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순례 의원도 “국민의 세금으로 잔치를 벌이고 있는 5·18 유공자를 다시 색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자로 나선 지 씨는 “5·18 민주화운동에 북한군 600명이 시위를 주도했고, 광주의 영웅은 북한군에 부역한 부나비”라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 도중 5·18 유족과 관련 단체 회원들은 ‘진실은 거짓을 이긴다’는 플래카드를 들고 강하게 항의하다 주최 측에 의해 끌려나가는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지난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에서 5.18단체회원들이 항의를 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서 지만원씨는 ‘5.18 북한군 개입 중심으로’란 주제로 발표를 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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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이해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9일 오전 서면 브리핑을 통해 “국민의 대표를 자임하는 한국당 국회의원들이 역사날조와 안보사기의 전과자이며 혐의자인 지 씨를 민의의 전당인 국회로 불러들이고 발언에 동조하거나 지 씨보다 더 강한 어조로 5·18 민주화운동과 유공자를 비난한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 대변인은 한국당에 “원내대변인의 입을 통해 5·18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날조하고 유공자들을 모욕한 것은 당의 공식 입장인가”라고 물으며 “공식 입장이 아니라면 광주의 원혼을 모독하고 광주시민의 명예를 더럽힌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당장 출당조치하고 김병준 비대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민께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바른미래당도 김정화 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한국당의 정체는 무엇인가”라고 물으며 “궤변, 선공, 왜곡이 일상화다”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민주화운동을 폭동으로 왜곡한 사람에게 국회를 내준 속내가 궁금하다. 주최자나 발표자 모두 ‘괴물 같은 존재’가 아닐 수 없다”면서 “통렬한 자기반성으로 상처받은 국민에게 사죄하라”고 말했다.

민주평화당 역시 홍성문 대변인의 논평으로 “한국당은 5·18 광주학살을 주도한 전두환의 후예임을 스스로 인정하는가”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홍 대변인은 “한국당 김 비대위원장과 나 원내대표는 같은 당 몇몇 국회의원 주장처럼 지만원에 동조하면서 광주항쟁에 북한군이 개입했고 전두환이 영웅이라는 허무맹랑한 주장을 믿고 있는지 그 입장을 명확히 밝혀주기 바란다”며 “답이 없이 침묵한다면 국민은 한국당과 지도부도 지만원의 허무맹랑한 주장에 동조하고 있다고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홍 대변인은 “이번 일을 계기로 명백히 왜곡되고 잘못된 사안을 갖고 국회에서 세미나 등 여타의 행사를 여는 것에 대해 국회 차원의 규제가 필요하고, 관련 규정을 만들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며 한국당에 엄중경고했다.